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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어려워지자 리모델링 붐...수도권 62개 단지서 추진

리모델링 후 가격 2배 이상 뛴 곳도…"평면 한계·건물 수명 등 단점, 한정적으로 적용해야"

2021.04.08(Thu) 14:13:13

[비즈한국] 재건축 규제가 강해지면서 리모델링 시장으로 눈길이 쏠리고 있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3월 기준 수도권에서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인 단지는 총 62개(4만 5527가구)로 추정된다. 한국리모델링협회는 “조합 설립이 완료된 단지만 집계한 것으로 추진위 설립과 사업 추진 단지를 추산하면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리모델링은 재건축과 달리 기존 아파트 골격은 유지하면서 면적을 넓히거나 층수를 높일 수 있다. 준공 15년이 지나고 안전진단 B등급 이상이면 추진할 수 있다. 재건축에 비해 문턱이 낮아 1990년대 준공 아파트 단지들은 앞다퉈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이다.

 

재건축 규제가 강해지면서 부동산 시장에서 리모델링 사업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 아파트단지 전경. 사진=최준필 기자

 

#리모델링 완료 단지, 가격 두 배 이상 뛰어

 

리모델링은 거주 환경을 쾌적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집값 상승에도 영향을 미쳐 입주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1990년대 준공된 단지 상당수는 입지가 좋지만 구축이라는 이유로 가격 상승에 한계가 있었는데, 리모델링으로 이를 보완해 몸값이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국내 첫 리모델링 단지인 서울 서초구 방배동 쌍용 예가 클래식은 1978년 지어진 궁전아파트를 2007년 리모델링해 준공했다. 3개동 216가구의 내부 인테리어 공사와 평면 증축, 지하주차장 설치 등을 진행했다. 

 

가구당 23~36㎡(약 7~11평)씩 면적이 늘었고 당시 조합원 리모델링 비용은 117㎡(약 35평) 기준 1억 원으로 책정됐다. 방배동 쌍용 예가 클래식은 리모델링 전 3억 7000만∼5억 9000만 원에 거래되던 매물이 18개월의 리모델링 완료 후에는 8억~14억 원으로 두 배 이상 가격이 뛰었다. 

 

도곡동 동신아파트를 리모델링해 2011년 완공한 도곡동 쌍용 예가 클래식은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리모델링 단지다. 5개동 384가구가 리모델링에 들어갔고, 공사는 31개월간 진행됐다. 공급면적 57㎡(약 17평)형은 83㎡(약 25평)로, 93㎡(약 28평)형은 133㎡(약 40평)로 면적이 늘었다. 가격도 리모델링 전 3억~6억 원 선이던 매물이 6억~10억 원 선으로 뛰었다. 

 


리모델링 완료 후 가격이 껑충 뛴 단지들이 있다 보니, ‘리모델링’ 얘기만 나와도 집값이 오르는 분위기다. 1기 신도시 첫 리모델링 단지로 관심을 모으는 분당 정자동 한솔마을 주공 5단지는 지난해 74㎡(약 22평) 기준 8억 원대로 거래되던 것이 올해 2월 리모델링이 승인되며 12억 원대로 가격대가 올랐다. 

 

하지만 리모델링 분담금도 만만치 않다. 9.9㎡(약 3평) 확장되는 60㎡(약 18평)는 5000만 원인 데 반해 26㎡(약 8평)가 넓어지는 61㎡(약 19평)형은 2억 3000만 원으로 책정됐다.

 

분당의 한 공인중개소 대표는 “리모델링 사업이 승인되고 가격이 상승했다. 보통 리모델링 사업은 조합 설립, 사업 승인, 이주 단계에서 한 번씩 가격이 오르고 입주 단계에서는 큰 폭으로 상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리모델링 후 118㎡(약 36평)로 확장되는 매물이 분담금 포함해 15억 원 중반대로 거래된다. 역세권에 있는 다른 구축의 같은 평수가 17억 원대로 거래되는 것을 고려하면 리모델링 후 그 정도 가격대까지도 상승 여지가 있을 것이라 본다”면서 “투자하기 위해 문의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사업 승인 기약 없어도 ‘리모델링 호재’로 가격 상승 중

 

대규모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인 용인 수지구 일대 아파트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수지구는 10여 개 단지가 리모델링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 중 8개 단지가 리모델링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았다. 풍덕천동 초입마을 동아·삼익·풍림아파트는 수지구에서 리모델링이 가장 빠르게 추진되는 단지다. 지난해 연말 안전진단을 C등급으로 통과했다. 

 

이후 초입마을 아파트는 연일 신고가를 갱신 중이다. 지난해 가을까지만 해도 4억 원대에 거래되던 80㎡(약 24평)형 매물이 올해 들어서는 5억 원 중후반대로 껑충 뛰었다. 인근 공인중개소에 따르면 현재는 6억 5000만~6억 7000만 원대에 거래된다. 

 

수지구에서 공인중개소를 운영 중인 A 씨는 “리모델링 호재가 있으니 가격이 계속 오른다. 2019년부터 리모델링 얘기가 나오고 수지구 아파트 가격이 꾸준히 올랐다”며 “수지구 분위기가 그렇다.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단지가 많아 전체적으로 가격대가 높아졌다”고 전했다. 

 

 

많은 단지가 리모델링을 선택하고 있지만 사업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사진은 재건축을 기다리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박정훈 기자

 

하지만 안전진단 통과 후에도 사업 승인이 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분당 정자동 한솔마을의 경우 2015년 안전진단 통과 후 승인까지 5년이 걸렸다. 수지구 공인중개소에서도 “사업 승인이 언제 될지는 기약이 없다. 보통 몇 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보다 리모델링 과정이 수월하다는 이유로 많은 단지가 리모델링을 선택하지만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원은 “리모델링은 재건축보다 관공서 인허가가 상대적으로 쉽고 공사 기간이 비교적 짧다는 장점이 있지만 공사비가 적지 않다는 단점도 있다. 어떤 경우에는 재건축 비용의 70~80% 정도로 높다”고 말했다. 

 

이어 “수평·수직 증축으로 용적률을 상향한다 해도 신축 아파트에 비해 세대 평면이 좋지 않다. 재건축과 비교해 건물수명이 길다고 볼 수도 없다”며 “리모델링은 재건축이 여의치 않거나 저비용으로 실시하는 등 적절한 경우에만 한정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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