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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부장에 고함] '연반인' 재재에게 배우는, 상대의 마음을 얻는 진정한 선 넘기

텐션 넘치는 개그 속에 감춰진 정성 가득한 질문…콘텐츠도 비즈니스도 '디테일'에서 성패 갈린다

2021.04.06(Tue) 14:58:00

[비즈한국] ‘연예인 반, 일반인 반’의 정체성이 섞인 경계에 있는 사람, 일명 ‘연반인’ 재재(본명 이은재). SBS 소속 PD 겸 유튜브 채널 ‘문명특급’ 진행자인 그녀는 요즘 OTT 플랫폼을 넘어 방송가의 떠오르는 ‘화제의 인물’이 된 사람 중 하나다. 스스로 “월급 받는 직장인”이라 말하지만, 연예인 뺨치는 저 세상 텐션과 끼로 방송계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그녀. 지난해에는 MBC ‘라디오스타’ ‘복면가왕’과 같은 이슈성 프로그램에 출연해 펄펄 뛰는 활어 같은 매력을 어필하더니만, 최근에는 JTBC ‘독립만세’에까지 고정 패널로 출연해 이목을 모으고 있는 인물이다.

 

사진=스브스뉴스 캡처

 

재재를 ‘연반인’ 대열로 이끌어준 건, 유튜브 채널 ‘문명특급(구독자수 118만 명)’에서 보여준, 경계를 넘나드는 그녀만의 신선한 진행력 덕분이다. 연예인들을 쓰러지게 만드는 하이텐션 넘치는 개그 감성으로 강동원과 공유를 허리 꺾어 웃게 만드는 재재. ‘문명특급’의 인터뷰를 지켜보다 보면 까불까불 웃음으로 스타들의 정신줄까지 혼미하게 만들던 그녀가 어느새 돌변하는 지점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인터뷰 도중 잽을 날리듯 인터뷰 사전 준비의 디테일을 슬쩍 내비치는 재재. 인터뷰하는 상대방의 생년월일, 혈액형, 한자이름, MBTI 등의 기본 프로필까지 모두 다 외워 말해주는 정성신공을 화려하게 펼쳐 보인다. 이게 끝이 아니다. 재재는 인터뷰이들이 과거 방송에서 했던 말과 행동, 출연한 작품 속 한 장면, 유튜브나 SNS에서 화제가 된 영상까지 달달 외워 그들 앞에 직접 읇조리거나 그 상황을 본인이 직접 연출해 선보인다. 그리고 그 화려한 퍼포먼스 사이에 시크하게 툭툭 ‘저건 어떻게 물을 수 있지?’ 싶은 내공의 질문을 던진다. 놀라운 건 스타급 인터뷰이들의 반응이다. 이런저런 매체들을 통해 늘 질문받는 뻔한 질문이 아니니, 그들 역시 그 어디에서도 리액션하지 않은 대답을 내놓기 때문이다.

 

사진=스브스뉴스 캡처

 

재재의 인터뷰 비기는 과연 뭘까. 자신을 한없이 편하게 여기게끔 만들어주는 그녀의 유쾌한 텐션에 인터뷰이들은 1차 마음의 문을 열고, 자신에 대해 면밀히 공부하고 질문을 섬세하게 정리해준 재재의 깊은 내공에 마음을 내려놓기 시작한다. 그런 연유로 스타급 인터뷰이들은 그녀와의 인터뷰 내내 이렇게 말한다. “대체 그걸 어떻게 알아요?”라고. 그래서 정우성도 송중기도 “이래서 사람들이 ‘문명특급’에 나오는구나~!”라고 말한다. ‘연반인’이라는 경계에 서 있기에 그 존재 자체가 화제가 됐던 재재. 인터뷰 또한 유쾌함과 진중함, 그 경계에서 서서 사람들의 마음을 얻었다.

 

온탕과 냉탕급의 다이내믹함으로 경계를 넘나들어, 상대의 마음을 무장 해재시키고, 선 넘게 만드는 진행자 재재. 그녀의 인터뷰 스킬을 보면서 문득 저 기술은 영업이 필요한 고객사 첫 미팅 때 활용해 봐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경쾌하고 기분 좋은 텐션(재재급의 투머치 텐션은 비즈니스 상에서 거부감 가능성도 있으니 어느 정도 수위조절 필요함!)으로 긴장된 미팅의 기운을 아이스 브레이킹하고, 사전 준비하고 공부한 고객사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대화 과정에서 기분 좋게 흘려라.

 

사진=스브스뉴스 캡처

 

예를 들어, 진짜 사소하게는 해당 고객사의 배려 넘치는 혹은 인상적인 고객 응대 댓글 같은 것들을 대화 과정에서 언급해 줘도 좋지 않을까. 회사 내부 사람이 아닌, 외부의 사람이 그런 디테일한 지점을 알아봐 주는 것만으로도 미팅에 나선 담당자는 이미 얼굴 광대가 솟아있을 것이다. 사람 마음의 경계는 그런 사소한 챙김과 발견에서 오는 것이니까. 

 

더 나아가 단순 고객사를 넘어 사람의 마음을 얻는 방법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지 않을까 싶다. 누군가의 마음을 얻는 진정한 선 넘기는 사실 알고 보면, 이렇게 섬세하고도 세심하게 상대의 존재를 알아봐 주고 챙겨봐 주는 것에서 오는 것일 테니. 얻고 싶은 상대의 마음이 있다면, ‘연반인’ 재재처럼 경계에 서서 선을 넘어 보시길. 사람의 마음까지 얻어내는 진정한 선 넘기의 쾌감은 덤으로 따라올 것이다.

 

필자 김수연은?

영화전문지, 패션지, 라이프스타일지 등, 다양한 매거진에서 취재하고 인터뷰하며 글밥 먹고 살았다. 지금은 친환경 코스메틱&세제 브랜드 ‘베베스킨’ ‘뷰가닉’ ‘바즐’의 홍보 마케팅을 하며 생전 생각도 못했던 ‘에코 클린 라이프’ 마케팅을 하며 산다.

김수연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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