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자가 부인 토지 재산을 축소 신고한 정황이 포착됐다. 비즈한국이 박 후보 재산신고내역과 토지등기부를 대조한 결과, 부인 조현 씨가 매입한 부산광역시 기장군 일광면 청광리 땅의 총 취득가격이 신고가격(공시지가)보다 3억 5000만 원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공직선거후보자는 토지 재산을 신고할 때 공시지가와 실거래가격(취득가격) 중 높은 금액으로 신고해야 한다.
토지등기부와 건축물대장 등에 따르면 박형준 후보 아내 조현 씨는 청광리에 건물 한 동과 총 2550.895㎡(2550.895㎡, 771.656평) 규모 토지를 소유했다. 각각 대지 3필지 지분 전체(1327㎡)와 대지 4필지 지분 절반(829㎡), 도로 4필지 지분 일부(375.08㎡), 임야 2필지 지분 일부(19.815㎡)다. 조 씨는 2017년 8월 이 중 대지 두 필지(765㎡)에 지상 2층(연면적 291.77㎡, 88.3평) 규모 건물을 지었다. 건물 용도는 제2종근린생활시설(사무소)이다.
박형준 후보는 앞서 국회 사무총장을 지내던 2016년 2월 고위공직자 재산신고에서 아내 조현 씨의 청광리 토지 매입 사유를 “미술관부지”로 적었다. 박 후보 측은 24일 낸 입장문에서도 “해당 부지는 김종학미술관을 짓기 위해 준비해온 부지이며 현재 김종학 화백의 작업실로 사용되고 있고, 미술관 부지 매각은 시도한 바가 없음을 말씀드린다. 김종학미술관 건립은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현 씨는 2019년까지 부산 소재 ‘조현화랑’ 대표를 맡았다.
조현 씨가 소유한 청광리 토지의 총 취득가격은 14억 2200만 원이다. 토지등기부에 따르면 조 씨는 총 5명이 소유하던 청광리 토지 지분을 2015년 10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매입했다. 단독으로 두 차례, 조 아무개 씨와 공동으로 세 차례 매입했다. 매입 가격은 각각 2015년 10월 5억 5000만 원(8필지 지분), 2015년 10월 6억 2080만 원(9필지 지분, 공동매입), 2016년 7월 3억 6360만 원(7필지 지분), 2016년 12월 1억 9800만 원(7필지 지분, 공동매입), 2016년 12월 1억 9800만 원(7필지 지분, 공동매입)이다. 공동매입한 토지 지분은 조현 씨와 조 아무개씨가 50%씩 나눠 가졌다.
실제 신고가격은 조 씨 토지 지분에 ㎡당 개별공시지가를 곱한 값과 같았다. 당초 조 씨가 소유한 청광리 토지 13필지는 모두 재산 구분상 ‘토지’로 신고됐지만, 박 후보가 조 씨 소유 청광리 건물을 누락해 24일 변경 신고하는 과정에서 대지 두 필지는 건물 가격에 포함됐다. 하지만 건축물 시가표준액이 더해졌을 뿐 토지 신고 가격엔 변동이 없었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공직선거후보자는 후보자등록을 할 때 전년도 말일 기준으로 보유한 재산을 신고한다. 이때 부동산 재산은 공시가격과 실거래가격(취득가격) 중 높은 가격으로 신고해야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규정상 공직선거 후보자 부동산을 공시가격과 실거래가 중 높은 것으로 하는 게 맞지만 사례에 따라 공시가격이 높거나 낮을 수 있다”고 전했다.
부산광역시 선거관리위원회 측은 이에 대해 “후보자 재산 신고 사항에 대해 별도 증빙서류를 받거나 검증을 하지 않는다. 다만 허위사실 공표 등으로 문제가 돼 신고가 들어오거나 다른 계기로 알게 됐을 때는 신고사항에 대해 조사할 수 있다”며 “현재 검찰에서 박형준 후보자 재산 신고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고, 현재 해당 내용에 대해 조사나 이의 신청이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에 별도로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비즈한국은 부인 소유의 청광리 토지 신고가격이 실거래가보다 낮은 이유를 묻고자 박형준 후보 측에 문자와 전화로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
[부동산 인사이트] 서울시장 후보 공약으로 본 서울 부동산의 미래
·
[인터뷰] "쿠키 없는 광고시장 빠르게 대비해야" 이경구 위시미디어 대표
·
[현장] KB금융 주총서 윤종규 회장 "배당성향 20%로 낮아져 송구"
·
[단독] 한솔 조동혁·조동길, '위반건축물' 논란 이어 '부동산세 절세' 의혹 불거진 사연
·
[팩트체크] 변창흠 LH 사장 '강남아파트' 신고가격 6억 원 안 되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