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신한금융지주가 25일 서울 중구 신한금융지주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었다. ‘100명 이상 집합금지’의 방역지침에 따라 일부 주주들이 총회장에 입장하지 못해 소동이 벌어졌다. 라임CI, 헤리티지, 젠투, 아름드리, 교보글로벌M 등 ‘사모펀드 사기 피해자’들은 직원들과 과격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방역지침에 총회장 입장 못 한 사모펀드 피해자, 직원들과 몸싸움
신한금융지주 주주총회는 20층 대강당에서 진행됐다. 좌석은 2미터 이상 거리두기로 배치됐으며 방역지침에 따라 선착순 99명까지만 입장하도록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주주들은 주주총회가 시작되는 오전 10시보다 이른 시간인 오전 7시부터 입장을 시작했다.
행사 진행을 위해 참석한 신한금융 관계자를 제외하면 총회장에 입장한 주주는 약 70명이다. 신한금융은 총회장에 입장하지 못한 주주가 많은 관계로 15층에 별도의 장소를 마련하기도 했다. 약 20명의 주주들은 이곳에서 주주총회를 영상으로 지켜봤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방역지침에 따라 좌석 간 2미터 거리두기가 필수적이다. 15층은 공간이 협소하고 마련된 좌석이 많지 않아 더 이상의 인원은 입장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 측은 방역지침을 이유로 사모펀드 피해자의 총회장 입장을 막아섰다. 오전 9시부터 신한금융지주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던 사모펀드 피해자 34명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주주총회에 참석하려 했으나 좌석이 없다는 이유로 본사 내부로 들어가지 못했다.
이들은 “주주가 주주총회에 참석할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냐. 당장 들여보내라”며 직원들과 실랑이를 벌였다. 회전문을 사이에 두고 입장하려는 피해자와 막는 직원들이 몸싸움을 벌여 경찰이 출동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총회장은 제한 인원이 99명이라 더 이상 입장이 불가하다.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로 주주총회를 지켜볼 수 있으니 그것으로 대신해 달라”고 설명했다.
#몸싸움 벌이는 동안 주주총회 빠르게 마무리, 조용병 회장 “손실 최소화 위해 최선 다할 것”
사모펀드 피해자들은 “일부러 입장하지 못하게 하려고 총회장에 신한금융 관계자가 착석한 것 아니냐”며 “직원들을 내보내고 들여보내라”고 항의했다. 한 피해자는 “지하주차장이 텅텅 비어있는데 어떻게 된 일이냐. 총회장에 가서 직접 확인해야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피해자는 “피해자들은 전 재산을 잃었는데 지금 배당 잔치를 하는 게 말이 되냐”며 분노했다.
총회가 시작되고도 항의가 빗발치자 신한금융지주는 1명의 피해자만 15층에 입장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이를 지켜본 한 피해자는 “20층은 철문을 닫아버리고 들어가지 못하게 한다. 15층에만 겨우 한 명 올려보냈지만 영상으로만 볼 수 있어 발언권이 없다”며 분노했다.
주주총회가 마무리되고도 피해자 시위는 계속됐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만나게 해달라며 주차장 출구를 막아섰다. 주주총회에 참석했던 주주 일부가 한참 동안 주차장을 떠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 신한금융지주 주주총회는 약 40분 만에 마무리됐다. 총회에 참석했던 한 주주는 “큰 잡음 없이 주주총회가 빠르게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이사진 선임 안건, 정관 변경 안건 등이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주주총회에서 조용병 회장은 사모펀드 피해자를 향한 사과를 전했다. 조용병 회장은 “많은 고객이 투자상품 사태로 아픔을 겪고 있고, 주주가치 측면에서도 기대에 못 미치고 있음을 저를 비롯한 많은 경영진 모두가 가슴에 새기고 있다”면서 “고객 관점에서 손실을 최소화하고 사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도록 그룹 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안정적인 경영 성과로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실행함으로써 주주가치를 지속해서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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