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현대건설이 25일 서울 종로구 현대빌딩에서 제71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윤영준 신임 대표이사와 현대건설 최초 여성 사외이사가 이날 주총으로 이사회에 진출하게 됐다. 이번 총회장 입장 인원은 50명으로 제한됐는데, 일부 주주가 제시간에 총회장을 찾고도 주총에 참여하지 못 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주총은 현장 표결이나 주주 질문이 없어 25분 만에 종료됐다.
#주총 50명 인원 제한에 현장 주주 휴대폰 관람…주주 질문 없이 “동의합니다!”
주총 수용 인원은 50명으로 제한됐다. 이날 현대건설 주주 자격으로 참석한 기자와 다른 한 주주는 주총 시작 전 총회장을 찾았지만 입장할 수 없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총회장 참석 인원을 5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자와 이 주주는 다른 층에 마련된 회의실에서 직원 휴대폰으로 주총을 관람했다. 주총장과는 의사소통이 불가능해 사실상 주총에 참여한 것은 아니었다. 이번 주총 참석 대상인 현대건설 주주는 총 14만 3934명(2020년 말 기준)이다.
방역당국은 지난 1월 방역조치를 준수한 정기주총에 인원 제한을 풀기로 결정했다. 정기주총이 상법상 매년 1회 일정한 시기(통상 3월)에 개최돼야 하고, 현장 개최가 불가피하며, 정기주총을 개최하지 못할 경우 재무재표 확정이나 임원 선임을 하지 못해 기업경영에 심각한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방역지침에 따라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에서는 100인 이상, 2.5단계에서는 50인 이상이 모이는 행사를 열 수 없지만 주총에 예외를 둔 셈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900여 명이 참석한 올해 주총에서 주 총회장과 분리한 총회장을 이원으로 중계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주주가 모이는 자리지만 소통은 없었다. 의장이 안건을 상정할 때마다 각각 주주 한 명이 손을 들어 동의 의사를 밝히는 발언을 했고, 나머지 참석 주주는 일제히 “동의합니다”, “(이의) 없습니다” 등으로 크게 재청했다. 주총 안건 심의에서는 질문하거나 반대 의견을 내는 주주는 보이지 않았다. 사전에 찬성 의사를 밝힌 주식 수가 의결정족수를 넘어 현장표결도 진행되지 않았다. 주총은 25분만에 종료됐다.
총회장 밖 회의실에서 주총을 관람한 주주는 “경기 하남시에서 왔다. (총회장에 들어가지 못해) 아쉬움이 있지만 회사 사정이 그렇다니 어쩔 수 없다. 어려움 속에서 실적도 잘 내고, 수주도 많이 한 걸 보니 역시 현대건설이다 싶다”고 전했다.
#현대건설 최초 여성 사외이사, 윤영준 신임 대표이사 선임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건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실적이 악화했지만 배당은 동결키로 했다. 현대건설은 2020년 매출액 16조 9709억 원, 영업이익 5490억 원, 순이익 2277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1.8%, 36.1%, 60.3% 감소한 실적이다. 반면 이날 주총에서 배당액은 669억 원으로 전년과 동일하게 확정했다. 주당 배당금은 보통주 600원, 우선주 650원이다. 2021년 이사 보수 한도도 전년과 동일한 50억 원이었다.
윤영준 사장은 인사말에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 경제와 시장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했고, 건설산업 역시 규제 확대와 투자 감소 등을 겪으며 외우내환을 면치 못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지난해 현대건설은 수주 27조 1589억 원, 매출 16조 9709억 원, 영업이익 5490억 원의 실적을 달성했고, 수주잔고는 66조 6718억 원으로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했다. 특히 도시정비사업에서 5조 8000억 원이 넘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자평했다.
현대건설 이사는 총 네 명이 선임됐다. 사내이사로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과 김광평 현대건설 재경본부장(전무), 사외이사로 조혜경 한성대학교 아이티(IT)융합공학부 교수가 새로 선임됐다. 이원우 플랜트사업본부장(부사장)은 사내이사에 재선임됐다. 조혜경 교수는 로봇기술 전문가로 한국로봇학회 수석부회장,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이사 등을 지냈다. 이번 주총으로 현대건설 최초 여성 사외이사가 됐다.
현대건설은 주총 직후 열린 이사회에서 윤영준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윤 사장은 1987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재경본부 사업관리실장(상무) 및 공사지원사업부장(전무), 주택사업본부장(부사장)을 지냈다. 현대건설 아파트 브랜드를 고급화하고 주택정비사업 사상 최고 실적을 거두는 등 주택사업 분야에서 굵직한 성과를 내왔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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