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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집배달' 쿠팡이츠 급성장, 배민도 '단건배달' 나서나

1년 새 15배 성장 "강남·용산선 배민보다 앞선다"는 말도…배민, 1월부터 강남 '번쩍배달' 시작

2021.03.25(Thu) 12:43:13

[비즈한국] 코로나19 이후 빠르게 성장하는 배달앱 시장 판도가 심상찮다. 단건 배달을 앞세운 쿠팡이츠가 ‘터줏대감’ 배달의민족(배민)을 빠르게 위협하고 있다. 배민도 단건 배달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는 얘기까지 공공연하게 나온다. 고객들의 ‘충성도’가 낮은 시장의 특성 때문인데, 실제 배민도 강남시장에서 단건 배달을 시범 운영하는 등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단건 배달을 내세운 후발주자 쿠팡이츠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배달앱 시장 1위 배달의민족을 위협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사진=각 사

 

#치고 올라오는 쿠팡이츠 

 

모바일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2020년 1월부터 12월까지 하루 평균 4000만, 모바일 기기의 20억여 건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쿠팡이츠의 하루 평균 사용자 수는 1월 2만 9869명에서 12월 46만 235명으로, 15배나 증가했다. 특히 12월의 경우, 일평균 사용자 수가 배민(1715만 명), 요기요(774만 명)에 이어 3위로 안착했다.

 

아직 3위지만 의미 있는 성장세라는 분석이다. 실제 배민의 경우 10년 정도에 걸쳐 전국에 25만 업주를 확보했으나 쿠팡이츠는 2019년 6월 서비스를 개시한 지 2년도 채 안 돼, 12만 업주 정도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3구나 용산 등 배달 수요가 많은 일부 지역에서는 쿠팡이츠의 주문 수가 배민을 넘어섰다는 반응도 나온다. 양사 배달을 모두 담당하는 라이더들 커뮤니티에는 “쿠팡이츠 배달 건수가 배민보다 많을 때도 있다”는 글도 올라온다. 단건 배달을 앞세워 홍보하며, 동시에 서비스 가입 업주 확보에 집중한 쿠팡이츠의 전략이 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다는 평이 나오는 대목이다.

 

라이더들 커뮤니티에는 “쿠팡이츠 배달 건수가 배민보다 많을 때도 있다”는 글도 올라온다. 사진=커뮤니티 캡처

 

자금 확보에 성공한 것도 쿠팡이츠의 2021년이 남다를 것이라는 전망으로 이어지는 이유 중 하나다. 미국 뉴욕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한 쿠팡은 배달 플랫폼인 쿠팡이츠의 서비스 범위를 전국으로 확대함과 동시에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 중 상당 액수를 쿠팡이츠에 투자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3월부터는 전국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3월 중에 충청남도, 전라북도, 전라남도 주요 ‘시’로 서비스 지역을 넓히기로 했고, 이미 지난 9일부터는 충청북도 내 청주와 충주, 제천 등 주요 시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올해 안에 강원도 주요 시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9년 서비스를 시작한 지 불과 2년여 만에 인구가 밀집한 전국 주요 시까지 진출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워낙 고객들의 충성도가 떨어지는 게 배달앱 특징이라, 배민이 엄청난 투자로 치고 오는 쿠팡이츠와의 격차를 유지하려면 공격적인 마케팅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시장 판도가 2021년에는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건 배달, 배달앱 기업 모두 고민하는 영역”

 

업계 1위 배민도 위기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 쿠팡이츠가 강조하는 ‘단건 배달’을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쟁이 치열한 강남 시장부터 단건 배달을 시범 운영하기 시작했다. 배달앱 시장을 선택하는 고객들이 배달 품질을 중시하는데, 쿠팡이츠가 내건 단건 배달이 상당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배민은 지난 1월부터 단건 배달만 수행하는 번쩍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며, 고객 확보 및 이탈 방지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1위였던 배민의 주력모델은 식당과 고객을 연결해주는 주문중개(MP, Marketplace) 서비스로 식당업주가 별도 배달대행업체와 계약을 맺고 대행업체 소속 배달원들이 배달을 수행하는 방식인데, 라이더 배달 효율을 높이기 위해 묶음 배달을 선택했다”며 “반면 쿠팡이츠는 시장에 진출할 때부터 자체배달(OD, Own Delivery) 모델을 적용해 단건 배달로 차별화한 게 소비자의 만족도에 어필한 것 같다. 배달앱 기업들이 모두 고민하고 있는 영역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묶음 배달은 여러 주문을 동시에 배달해서 배달단가를 낮추면서 라이더 수입을 높일 수 있지만, 음식을 나중에 배달받는 소비자가 나타날 수밖에 없는데 쿠팡이츠가 빈틈을 잘 파고 들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배달품질 경쟁이 심화되면서 배민도 OD모델인 배민라이더스를 통해 단건 배달에 대한 고민을 안할 수 없을 것”이라며 “쿠팡이 시작한 배달품질 경쟁은 결국 프로모션으로 얼마나 라이더를 확보하는지, 또 소비자를 사로 잡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배민 관계자는 “배달품질 개선과 고객 서비스 경험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정책 변경 등과 관련해선 아직 결정된 바 없다”라고 말했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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