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공연업계는 지난해 코로나19로 괴멸적 타격을 입었다. 예정돼 있던 오프라인 행사가 잇따라 취소되면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이때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를 송출하는 업체들이 구원 투수로 등장했다. 그들은 오프라인 공연을 온라인 비대면 공연 서비스로 전환하면서 공연업계의 피해액을 최소화했다.
케이브는 온라인 비대면 공연 서비스 ‘케이브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지난해 5월 설립해 아직 돌잔치도 못 한 스타트업이지만, 강다니엘, 마마무, 김호중 등 대표 케이팝(K-POP) 아티스트들의 온라인 콘서트·팬 미팅 등을 무려 19개나 따냈다. 7개월 만에 케이브 이용자 수는 4만 명을 돌파했다.
#코로나19가 만들어 준 기회, 놓치지 않았다
AB미디어앤웍스의 사내 벤처 프로그램에서 출발한 케이브는 사실 창업 초기 오프라인 행사를 VOD로 제작해 OTT 서비스로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려 했다. 박제상 케이브 대표는 “오프라인 행사의 VOD는 기록물 수준이다. 우리는 행사 촬영부터 동영상 제작까지 모두 관여해 질 높은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OTT 채널에 송출하고 싶었다”며 당초 계획을 털어놨다.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의 경우 운영할 기반은 마련했지만 주력 서비스로 택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컸다. 박 대표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이었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 선호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상황에서 한 가지만 집중하는 게 옳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되자 아예 마음을 바꿔 먹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 후 지금이 온라인 비대면 공연 서비스를 이용자에게 제공할 적기라는 확신이 섰다. 다행히 창업 전부터 이미 서비스를 제공할 채비를 마친 터라 업계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공연 경험 없었지만 단 한 번의 사고도 내지 않은 비결
현재 이 시장에는 KT, 인터파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엔씨소프트 등 막대한 자본력을 지닌 대기업이 참전 중이다. 케이브는 나름대로 틈새시장을 공략해 이들과 맞서고 있다. 박 대표는 “대기업의 경우 특정 아티스트만 한정해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케이브는 아티스트, 장르, 기획사 등 여러 방면에서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다. 해외 아티스트도 한국으로 수입해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케이브가 코로나19에 편승해 쉽게 사업을 운영했던 건 아니다. 직원 모두 공연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했던 게 가장 큰 문제였다. 박제상 대표는 “문제점이 노출됐을 때 그 출처를 파악하는 게 정말 어려웠다. 가령 음향 문제가 음향팀에서만 발생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현장 관계자들은 한 번 들으면 어디서 문제가 발생했는지 바로 안다. 그 능력을 얻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시행착오를 줄이는 건 간단했다. 현장에서 계속 부딪혀보는 것이었다. 박 대표를 비롯한 전 직원들은 돌아가면서 하루도 빼놓지 않고 현장에 나가 자리를 지켰다. 행사 준비 전 과정을 들여다보고, 현장 관계자에게 질문했다. 그 결과 케이브는 19번의 공연을 단 한 번의 사고 없이 치러냈다.
#“공연업계와 공존을 통해 팬들과 아티스트가 소통하는 메타버스를 구축할 것”
공연업계는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를 앞으로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업계는 더 나아가 오프라인 행사와 온라인 서비스가 공존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일례가 바로 온·오프라인으로 행사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다. 오프라인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예비 관객들에게 온라인 서비스는 행사에 참석할 또 다른 기회고, 주최 측은 수익을 높일 수 있다.
박제상 대표는 “케이브는 지난해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 팬 미팅을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실시간으로 진행한 바 있다. 업계 최초 시도였다. 온라인에서만 운영하는 실시간 송출 서비스보다 훨씬 챙길 것이 많았지만, 얻은 것도 많았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온·오프라인 동시 공연을 많이 유치할 계획이다. 당장 4월에만 두 건의 행사가 준비돼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찬웅 기자
rooney@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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