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5세대(5G) 이동통신 시장에 주력하는 사이 알뜰폰의 위세가 커지고 있다. 5G 서비스에 실망한 소비자들이 롱텀에볼루션(LTE) 사용자로 머물기 시작하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금제가 주목받고 있어서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해 알뜰폰으로의 번호이동은 119만 3017건에 달해 3년 만에 100만 건을 돌파했다. 지난해 117만 6371건의 번호이동을 기록한 KT를 앞섰다. 알뜰폰은 올 1월 14만 7644건의 번호이동 실적을 기록해 이통 3사를 큰 폭으로 누르는 등 올해에도 인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그간 알뜰폰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정부가 이통 3사에 요금 인하를 거세게 압박하며 알뜰폰의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관심을 끌지 못했다. 대기업들에 비해 자금 여력이 부족해 마케팅에서도 밀렸다.
그러나 2019년 4월 상용화를 시작한 5G가 기지국 부족 문제로 속도가 더디고 콘텐츠가 부족해 이용자들을 크게 실망시켰다. 5G에 맞춰 삼성전자·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200만 원 안팎의 고가 스마트폰을 내놓은 것도 소비자들의 외면을 샀다. 이 때문에 LTE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늘면서 알뜰폰이 반사효과를 누리고 있다.
고가 스마트폰을 구입한 경우 매달 지출되는 약정 금액을 줄이고자 알뜰폰을 선택하는 경우도 늘었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자급제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구입해 알뜰폰 LTE 요금제에 가입하는 방식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단말기를 통신사에서 구입하지 않고 제조사 직영점이나 인터넷 매장 등서 구매해 알뜰폰 요금제에 가입하는 방식이다.
이들은 통신사가 제조사로부터 단말기를 대량으로 공급받아 일선 매장에 배포해 판매하는 기존의 유통 구조를 이용하지 않는다.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중저가 시장의 수요 증가에 발맞춰 전략형 제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시장 전체가 커지고 있다.
다만 5G 시장에서는 여전히 알뜰폰이 이통 3사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이동통신 시장이 앞으로 2~3년 내에 5G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라 최근의 알뜰폰 인기도 일시적 현상에 불과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뜰폰 업체들은 현재 이통 3사의 5G 인프라를 임대하는 방식으로 5G 시장에 진출했기 때문에 이통 3사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
이런 영향에 알뜰폰 5G 누적 가입자 수는 1월 말 기준 6680명에 불과한 등 부진을 못 벗어나고 있다. 특히 이동통신 시장의 세대가 바뀔 때마다 막대한 마케팅 경쟁이 벌어진다는 점에서 알뜰폰 사업자들이 힘을 내기 어려울 거란 관측도 나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알뜰폰은 어린이나 노인들이 주로 쓴다는 인식이 강해 중장기적으로 유행에 민감한 젊은 층에 호소력이 떨어진다”며 “알뜰폰 업체들이 대기업들과 마케팅 경쟁을 벌이거나 투자를 늘릴 정도의 역량을 쌓지 못해, 대형 이통사들의 대안으로 자리잡을지는 미지수”라고 진단했다.
김서광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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