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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 잇따른 신사업 실패 딛고 네이버와 동맹 안착할까

정용진 부회장이 신성장 동력 발굴 명분으로 직접 관여한 사업 실패 행진…온라인 강화 승부수 주목

2021.03.22(Mon) 10:09:45

[비즈한국]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최근 5년간 미래 신성장동력을 찾겠다는 명분으로 신사업에 의욕적인 행보를 보여 왔지만 잇따른 사업 실패로 철수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에 따른 시장 트렌드 변화에 네이버와의 전략적 제휴 강화를 추진하는 정 부회장의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일본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해 이마트가 선보였던 삐에로쑈핑. 2020년 사업에서 철수했다. 사진=박정훈 기자

 

정용진 부회장이 기획 단계나 인수를 주도하는 이른 바 ‘정용진 표’ 신사업 상당수가 적자에 허덕이며 간판을 내리거나 부진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최근 5년간 자신이 지분 18.56%를 보유해 최대주주 지위를 갖고 있는 이마트를 동원해 신사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그는 2019년 ‘제이원’과 ‘삐에로쑈핑’, 지난해 ‘부츠’ ‘쇼앤텔’ ‘PK피코크’, 올 들어 이달 ‘제주소주’에 이르기까지 불과 사업 개시 1~3년 만에 폐업이라는 고배를 들어야 했다. 

 

이마트가 46.87%를 보유한 신세계푸드는 2016년 말 제이원을 인수해 생수사업에 뛰어 들었지만 2019년 8월 철수했다. 철수 이유는 제이원이 2017년 먹는물 관리법 위반으로 행정처분을 받은 이후 영업중단 기간이 길어지면서 사업에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었다. 

 

신세계푸드는 생수시장 진출 첫해 내세운 ‘3년 내 시장점유율 5% 달성’ 목표를 내세웠지만 가장 기본적인 품질 문제에서 발목이 잡힌 셈이다. 

 

이마트가 2018년 개시한 삐에로쑈핑은 미로처럼 복잡한 매장에서 저렴한 상품을 찾는 재미가 쏠쏠한 일본의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한 매장이었다. 

 

쇼앤텔은 남성들의 놀이터 콘셉트로 2018년 8월 이마트가 선보인 남성 패션 전문 편집숍이었다. 남성 의류와 잡화, 악세서리, 피규어 등을 가성비 높게 판매한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효율화가 문제였다. 시장에 제대로 안착하지 못하는 브랜드가 속출하며 실적 부진에 빠졌고 이마트는 결국 지난해 초 사업을 접었다. 

 

PK피코크는 이마트의 가정간편식 자체 브랜드 피코크의 전문매장 명분으로 2018년 출범했다. 1000개 이상의 피코크 제품으로 매장을 채웠지만 매출이 여의치 않자 지난해 11월 철수했다. 

 

이마트는 2017년 영국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와 손잡고 출범한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부츠는 이 중 그나마 오래 버텼다. 부츠는 고가 브랜드로 차별화 전략을 펼쳤지만 시장 안착에 실패한 채 지난해 2월 철수가 결정됐다.

 

이마트 관계자는 “전문점 형태의 매장들이었고 고가 임대료를 내야 하는 곳에 위치해 있어 임대료 부담이 적지 않았다. 효율성 차원에서 사업들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이달 초 이마트 자회사 제주소주는 임직원 설명회를 열어 사업을 접기로 최종 결정하고 공장 생산을 중단했다. 

 

앞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2016년 190억 원을 들여 제주소주를 이마트 자회사로 인수했다. 그리고 2017년 이른바 ‘​정용진 소주’​로 불리는 ‘푸른밤’을 출시했지만 적자 경영을 면치 못했다. 이마트는 제주소주 인수 후 6번의 유상증자를 통해 670억 원에 달하는 자금수혈에 나섰지만 적자는 눈덩이처럼 늘어 영업손실만 2016년 19억 원에서 2019년 141억 원까지 늘었다.

 

만성 적자 상태가 호전되지 않고 있지만 정용진 부회장이 ‘제 2의 스타벅스’로 육성한다는 비전으로 공을 들이는 과일음료 프랜차이즈 ‘스무디킹’은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스무디킹 인수를 주도하고 2015년 12월 신세계푸드의 100%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하지만 과일음료란 계절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채 적자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2019년부터 신세계푸드의 스무디킹을 편의점 체인인 ‘이마트24’ 점포 내 숍인숍 형태로 선보이며 중장기적 수익모델 발굴에 주력했지만 상황은 호전되지 않았다. 스무디킹은 지난해에도 27억 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상태다. 

 

철수설과 관련해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스무디킹의 철수 계획은 현재로선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부회장은 최근 온라인 강화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했고, 리테일 시장의 온라인 전이는 최소 3년 이상 앞당겨 졌다. 이에 맞춰 임직원도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6일 신세계그룹은 네이버와 2500억 원 규모의 지분 교환 계약을 맺고 온라인 유통 시장의 최강자이자 최근 뉴욕 증시에 상장한 ‘쿠팡’에 대응하기 위한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신세계그룹은 1500억 원 규모의 이마트 자사주와 신세계가 보유한 신세계인터내셔날 주식 1000억 원 어치를 네이버 주식과 맞교환하기로 했다. 네이버는 주식 교환이 완료되면 정용진 부회장과 그의 어머니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에 이어 이마트 3대 주주(2.96%)로 올라선다. 

 

신세계와 네이버는 온·오프라인 유통·판매, 물류 거점화, 라스트마일(최종 목적지 구간) 배송 등 폭넓은 제휴 사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정 부회장이 연이은 신사업 실패를 딛고 온라인 사업 강화를 안착시킬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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