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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CEO]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조카와 경영권 분쟁 승기 잡을까

'형제의 난'에 이어 이번엔 '조카의 난'…외국인·국민연금·소액주주 표심 예측불가

2021.03.18(Thu) 18:07:15

[비즈한국]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박철완 상무의 경영권 분쟁이 불붙으며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해외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와 노동조합을 등에 업은 박찬구 회장과 또 다른 해외 의결권 자문사 GL(Glass Lewis)을 편으로 삼은 박철완 상무의 대결이 팽팽하다. 박찬구 회장은 형제인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 이어 조카와도 쟁탈전을 벌이게 됐다. 

 

경영권 다툼을 하고 있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왼쪽)과 조카 박철완 상무. 사진=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그룹 계열분리까지의 여정

 

박찬구 회장은 박인천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의 5남 3녀 중 여섯째다. 1948년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나 1967년 고등학교 졸업 후 미국 아이오아이주립대학교 통계학과에 입학해 1972년 졸업했다. 이후 금호실업에 입사해 여러 직책을 거쳐 1996년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 사장이 됐고 2004년 대표이사 부회장에 올랐다. 

 

박찬구 회장은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 화학부문 회장이 됐지만 3년 만에 경영권 문제로 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특이하게 65세가 되면 다음 동생에게 회장직을 물려주는 전통이 있다. 그에 따라 박인천 창업주의 장남 박성용, 차남 박정구를 거쳐 삼남 박삼구 회장이 차례로 그룹을 이끌었다. 그러나 박삼구 회장이 65세가 된 ​2010년, 경영권을 동생 박찬구 회장이 아닌 아들 박세창에게 넘기려 하면서 형제 경영의 전통이 깨졌다.

 

박삼구 전 회장은 2006년 대우건설, 2008년 대한통운 인수를 추진했는데, 이를 만류하는 박찬구 회장과 갈등을 빚었다. 이로 인해 박찬구 회장은 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가 채권단의 중재로 2010년 3월 금호석유화학에 복귀했다. 이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별개로 독자 경영을 하다가 2015년 11월 계열분리 하며 ‘동일인’으로 지정됐다.

 

현재 박찬구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는 박철완 상무는 박정구 전 회장의 아들이다. 박삼구 전 회장과 박찬구 회장의 ‘형제의 난’ 당시 박삼구 전 회장의 편에 섰다가 2010년 워크아웃 이후 쫓겨났고, 박찬구 회장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구 회장의 수난

 

박찬구 회장은 2011년 12월 18일 미공개 내부정보를 통해 금호그룹이 대우건설을 매각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미리 파악하고 보유한 금호산업 주식 262만 주를 집중 매도해 102억 원의 손실을 피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금호비앤피화학 등 계열사 및 협력업체와 거래하며 장부를 조작해 횡령‧배임으로 200억 원 상당의 손해를 입힌 혐의도 포함됐다.

 

2018년 12월 13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특경죄)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박찬구 회장은 대법원 판결을 통해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서울 중구 금호석유화학 본사. 사진=최준필 기자


이 사건으로 박찬구 회장의 도덕성 문제가 불거져 2019년 3월 사내이사 재선임이 불투명해졌다. 당시 금호석유화학 지분 8.54%를 갖고 있던 국민연금이 횡령 및 배임 등 불법을 저지른 기업에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8년 5542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전년 대비 111% 성장을 보여준 박찬구 회장은 사내이사 재선임에 성공하며 위기를 극복한다. 국민연금은 2016년에도 박찬구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반대한 일이 있다.

 

#작은아버지와 조카 사이 경영권 분쟁 발발

 

2021년 1월 27일 박철완 상무가 “박찬구 회장과의 지분 공동 보유와 특수 관계를 해지한다”는 공시를 내놓음에 따라 박찬구 회장은 2009년 ‘형제의 난’에 이어 다시금 경영권 분쟁을 치르게 됐다. 업계에서는 박찬구 회장의 장남이자 동갑내기 사촌인 박준경 전무가 2020년 4월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지만 박철완 상무가 승진 리스트에서 제외된 일로 이번 분쟁이 벌어졌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박철완 상무는 금호석유화학 지분 10.03%​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다. 박찬구 회장은 아들과 딸의 지분을 합쳐 14.9%를 소유하고 있어 두 사람의 지분 차이가 크지 않다. 박철완 상무의 장인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과 모친 김형일 씨도 각각 0.04%, 0.08%의 지분을 매수해 박 상무에게 힘을 보태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의 경영권 분쟁은 현재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두 세력의 지분 차이가 5%도 되지 않아 의결권 있는 외국인 지분 약 30%, 7.91%의 지분을 소유한 국민연금, 나머지 지분을 가진 소액주주의 표가 어디로 향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해외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박찬구 회장의 배당(보통주 주당 4200원, 우선주 주당 4500원)과 사외이사 선임 등의 안건에 동의했고, 박철완 상무의 안건을 반대한 상황이다. 하지만 다른 의결권 자문사인 GL은 박철완 상무의 고배당(보통주 주당 1만 1000원, 우선주 주당 1만 1050원) 안건에 동의한 상황이며 이사 선임의 건에 일부 반대 입장을 밝혔다. 여기에다 금호석유화학 계열사 노동조합은 박찬구 회장 편에 서 있다. 

 

3월 26일 예정된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에서 박찬구 회장과 박철완 상무 중 누가 승기를 잡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동민 기자

workhard@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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