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다음은 2021년 3월 2주차 전세 상승률 상위 10개 지역이다.
수원 권선구가 주간 1.32% 상승하며 전국 전세가 상승률 1위에 올랐다. 이어 인천 서구(1.07%), 수원 팔달구(0.81%), 의정부시(0.73%), 동대문구(0.72%), 김해시(0.68%), 안성시(0.68%), 부산진구(0.67%), 오산시(0.67%), 수원 영통구(0.66%) 순이다.
전세가 상승률 상위 10개 지역 중 8개 지역이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이다. 김해시, 부신진구만 지방이다. 3월 현재 전국 주요 도시의 전세 상승 지역 중 약 80%가 수도권이라는 의미다.
수도권은 매우 큰 시장이다. 서울특별시가 약 965만 명, 경기도가 1350만 명, 인천광역시가 294만 명이므로 약 2600만 명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수도권이라도 모든 지역이 동시에 오르거나 내리지 않는다. 서울 수요와 연관 없는 지역들이 존재한다. 통상 수도권순환도로로 연결되는 1기 신도시 권역까지가 직접적인 수요 연관지역으로 본다.
수도권순환도로 외곽지역은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이상 상승하락폭이 높지 않았다. 대표적인 지역이 수원시다. 수원은 1기 신도시와 2기 신도시가 공급되어 온 지난 30년 동안 전세가 상승률이 눈에 띠게 높은 지역이 아니었다. 그나마 삼성전자와 광교신도시가 있는 영통구는 그래도 수원시의 다른 구 대비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하지만 이번 주 전세가 상위 지역 중 1위가 수원시 권선구이고, 3위가 수원시 팔달구라고 한다면 무언가 수원 부동산 시장에 이상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봐야 할 듯하다.
전세는 투자 수요가 아니라 실수요임을 고려하면, 일자리 등이 급증해 수원으로 이사하려는 수요층이 증가한 것이 아니라면 수원 자체 수요로 수원 전세 시장이 급등한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아마도 외부에서 밀려온 수요가 증가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여기에 수원시 내에의 전세 매물 수급이 원활치 않다는 요건까지 추가되었기 때문에 전세 상승 상위 10개 지역 중 무려 3개 지역이 수원시가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 외 상위 10개 지역 중 인천 서구, 의정부시, 안성시, 오산시 모두 자체 수요로는 이렇게 큰 상승이 어렵고 수원과 같은 이유, 즉 외부에서 수요층들이 밀려 온 요인과 자체 수급이 꼬여버린 요인이 결합된 결과인 것이다.
자체 수급이 꼬인 이유는 명백하다. 임대차 2법으로 시장에 원하는 금액대의 매물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임대차 2법은 수도권 임대 시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다음은 매매 시세 상위 10개 지역이다.
매매 시장 또한 서울의 전세 시장 문제가 서울 이외의 수도권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매매가 상승률 상위 10개 지역 모두 경기도, 인천시였다.
몇 달 전 이 칼럼에서 2020년 시장을 정리하고 2021년 시장을 전망했던 대로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이 전개되고 있다. 여러 번 번 칼럼으로 설명했지만 부정적 전망이 실현될 때마다 괴롭다. 이런 시장이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희망했기 때문이다.
매매든 전세든 서울 수급이 풀리지 않는 이상 고양시 덕양구는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 덕양구가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한 규제 정책이 덕양구에 가중되면 일산서구와 일산동구가 오를 것이다. 일산서구와 일산동구를 막으면 파주와 김포가 오를 것이다. 파주와 김포를 막으면 인천이 오를 것이다. 인천이 오를 때까지도 서울 수급이 해결되지 않으면 다시 서울이 오르게 될 것이다. 이것이 수도권 서북부 지역의 예상 흐름이다.
수도권 남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성남·하남·과천·광명을 막으면 안양·의왕·군포·용인·시흥이 오를 것이다. 안양·의왕·군포·용인·시흥을 막으면 오산·수원·안성·안산이 오를 것이다. 오산·수원·안성·안산을 막으면 화성·평택까지 영향을 줄 것이다. 화성·평택은 서울 수요가 옮겨가기에 부담 되는 거리다. 과거엔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 최근 이렇게 원격으로도 영향을 미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언제까지 수도권 부동산 문제를 단기 수요 억제책으로만 해결하려는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리해 보자. 인천과 수원은 서울 수요의 끝 지역이다. 인천과 수원까지 수요층이 밀려 났을 때까지 서울 수급이 풀리지 않았다는 것은 시간적 여유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해결을 할 능력이 없거나 해결할 생각이 없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지금 시장에서 무엇이 중요할까? 10년 후에나 기반시설이 갖춰지기 시작할 신도시를 공급하는 일일까? 아니면 규제로 수급이 꼬여버린 매물을 풀어주는 것일까?
지난 2년 동안 여러 칼럼으로 제안을 했었다. 2019년 4월부터 시작한 서울 전세 시장의 문제는 수도권 전체를 달구어 놓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어떤 정책이 있었고 그 정책 때문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반성과 개선이 되지 않는다면 향후 2년의 전개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입주 물량을 감안하면 향후 2년이 더 어려울 것이다.
이 어려운 시장에서 부디 이 칼럼을 읽고 계실 여러분들만의 보금자리는 반드시 먼저 마련하셨으면 좋겠다. 정부도, 기업도, 다른 전문가들도 여러분들의 거주할 안식처를 제공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 ‘빠숑의 세상 답사기’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대한민국 부동산 미래지도’(2021),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2020),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2018),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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