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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 금지법' 시행 임박, 플랫폼이 찾아낸 생존 전략은?

카카오·KST, 정부·지자체와 손잡고 첨단 서비스 발굴…"공공성 확보 통한 안정적 사업 확대 전략"

2021.03.11(Thu) 15:22:45

[비즈한국] 이른바 ‘타다 금지법’으로 불린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여객자동차법) 개정안 시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카카오모빌리티·KST모빌리티 등 플랫폼 사업자들은 개정안 통과 전후로 가맹택시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1년이 지난 지금, 운영지역과 택시를 어느 정도 확보한 선두 주자들은 정부·지방자치단체의 실증 사업을 통해 입지가 더욱 단단해졌다.

 

이른바 타다 금지법으로 불린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4월 8일부터 시행된다. 그동안 플랫폼 사업자들은 가맹택시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사진=연합뉴스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은 신규 플랫폼 사업자와 기존 택시운송사업자들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안이다. 택시운송사업자에게는 규제가 많은 반면, 플랫폼 사업자들은 예외 규정을 활용해 규제를 피하면서 빚어진 갈등이다.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으로 이제 플랫폼 사업자들은 유상운송 사업을 운영할 법적 근거가 마련됐지만, 기사 포함 렌터카·장기 렌털·리스 등 택시 이외의 방법으로는 유상운송 서비스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졌다. 택시업계에 기여금을 내야 하고 총량 제한도 받기 때문이다. 기사 포함 렌터카로 유상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던 VCNC의 ‘타다 베이직’, 차차 크리에이션의 ‘차차’ 서비스는 결국 운영을 포기했다.​

 

여객자동차법 통과 1년이 지난 지금 플랫폼 기반 유상운송 서비스는 택시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여객자동차플랫폼운송가맹사업(가맹택시사업)이 가장 보편적이다. 법인·개인택시 확보 후 지자체 허가만 받으면 사업을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어서다. 서울시에만 가맹택시사업으로 등록된 플랫폼 사업자는 카카오모빌리티, KST모빌리티, 우버테크놀로지, VCNC, 코나투스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여객자동차법 개정 전부터 가맹택시사업을 운영​한 카카오모빌리티나, KST모빌리티는 지난해 일찌감치 가맹택시 1만 대 이상을 확보했다. 전국의 법인·개인택시 25만 대 중 10% 이상을 두 기업이 차지한 셈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또 다른 관심사 ‘자율 주행’

 

카카오모빌리티와 KST모빌리티의 다음 전략은 민관 협력을 통한 시장 지배력 강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특히 자율 주행 서비스를 위한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일례로 지난해 11월 한국도로공사가 주관하는 ‘V2X 기반 화물차 군집주행 운영기술 개발’ 국책 과제 연구 실증에서 ‘대형 화물차 군집주행 운영 플랫폼’을 시연했다.

 

군집주행은 대형 화물차 여러 대가 무리지어 자율협력 주행기술로 이동하는 기술이다.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선두 차량이 운전을 담당하고 후속 차량들은 플랫폼으로 통신하며 자율 주행하는 기술이다. 군집에 합류한 차량은 레벨 3 수준의 자율 주행으로 운행된다. 대열 운행으로 공기저항이 감소해 차량 연비를 개선할 수 있고, 화물차 운전자의 피로도를 줄여 사고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세종시에서 운영 중인 자율 주행 유상 운송 서비스 차량. 이 서비스는 정부세종청사 인근 약 4km 구간 3개 승하차 지점에서 세종시가 선발한 ‘얼리 라이더’를 대상으로 운영 중이다. 사진=박찬웅 기자


카카오모빌리티는 군집주행 기술을 구동할 ‘운영서비스 플랫폼’ 개발 및 기술 상용화를 위한 ‘물류 운송 서비스 모델 구축’을 돕고 있다. 특히 군집 주행 차량 운전자에게 특화된 △내비게이션 △위급 상황 시 경고 메시지 전송 알람보드 △주행 시 발생하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용자 인터랙션 △선두 차량 관점의 도로 영상을 전송하는 시스루(See-through) 등의 기능을 담은 태블릿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플랫폼을 별도로 개발했다.

 

유상 자율 주행 서비스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2월 자율 주행 솔루션 개발 기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와 손잡고 세종시 정부청사 인근 실제 도로에서 일부 승객을 대상으로 유상 자율 주행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 서비스는 승객이 필요할 때 직접 플랫폼으로 자율 주행 차량을 예약·호출해서 이동할 수 있는 수요응답형 자율 주행 서비스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자율 주행을 위한 차량 솔루션을, 카카오모빌리티는 서비스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KST모빌리티, 지자체 스마트시티 실증 사업에 집중

 

KST모빌리티는 다양한 민관 합동 사업에 참여 중이다. 먼저 KST모빌리티는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수요응답 기반 커뮤니티형 대형승합택시’ 프로젝트의 실증특례를 기반으로 현대자동차와 ‘셔클’​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셔클은 반경 약 2km 내의 서비스 지역에서 ​실시간으로 ​최적 경로를 따라 운행하는 11인승 대형승합차가 승객들을 원하는 장소에 태우고 내려주는 셔틀 버스다.

 

KST모빌리티는 9일 서울 은평뉴타운에서 셔클 서비스를 시작했다. 연내 운영지역을 최대 17곳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사진=KST모빌리티 제공


제주도에서는 스마트시티 챌린지 실증사업에 참여 중이다.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스마트시티 챌린지는 지자체·기업·대학 등이 직접 나서 도시문제를 해결할 솔루션 서비스를 육성·지원하는 사업이다. KST모빌리티는 실증사업에서 친환경 마스(MaaS: Mobility as a Service) 플랫폼인 ‘그리고(GREEGO)’ 앱 개발과 운영, 초소형 전기차와 전기자전거 등 퍼스널 모빌리티(PM) 공유와 수요응답형 셔틀버스 운영을 담당한다.

 

KST모빌리티는 최근 친환경 사업에도 지자체와 손을 잡았다. KST모빌리티는 2월 산업통상자원부, 현대자동차, 현대글로비스,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전기 택시 배터리 대여 및 사용 후 배터리 활용 실증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는 정부의 규제 샌드박스 승인으로 진행되는 사업이다. MOU에 따르면 택시 플랫폼 사업자가 구매한 전기차에서 배터리 운영권을 리스 운영사가 따로 맡는 방식이다. 플랫폼 사업자는 배터리값이 제외된 가격으로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고, 다 쓴 배터리는 에너지저장시스템(ESS)으로 제작돼 택시 급속 충전기로 재활용된다.

 

KST모빌리티는 전기차 기반의 가맹택시서비스를 운영하고 택시 충전에 ESS 급속 충전기를 활용하는 역할을 맡았다. 전기택시 운행으로 수집되는 주행 및 배터리 데이터는 MOU 참여 기업에 제공된다.

 

이 외에도 KST모빌리티는 서울시와 시내 대중교통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이동 동선이 겹친 경우, 동선 정보를 자동 알람으로 제공하는 앱인 My-T(마이티) 개발과, 장애인에게 이용요금 일부를 지원하는 바우처 택시 1만 대 투입 협약을 맺은 바 있다. 또 서울 은평구, 전남 영광군에서는 초소형전기차를 활용한 공공분야 이동지원 실증사업을 진행 중이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학과 교수는 “플랫폼 사업자들이 ‘타다’의 실패 사례를 눈앞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과감히 ‘수익성’이 담보되는 사업을 운영하기에는 부담이 컸을 것”이라며 “정부, 지자체와 협업하며 ‘공공성’에 초점을 두고 안정적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갈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19 종식 전까지는 후발 주자도 선두 주자들의 행보를 그대로 밟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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