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지난 1월 26일 SK와이번스 인수를 발표한 신세계가 야구단명을 ‘SSG 랜더스’로 확정했다. 신세계 측은 “‘랜더스’라는 팀명은 인천을 상징하는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처럼 인천하면 누구나 떠올릴 수 있는 새로운 상징이 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메이저리거 추신수 선수를 영입해 관심을 모았다.
#‘노브랜드 버거’에 ‘렛츠’ 마시며 추신수 경기 관람하는 날이 올까
2월 27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에 깜짝 등장해 야구단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팀 색상이나 구단명 등에 대해 귀띔했다. 돔구장 건립 계획과 스타벅스, 노브랜드 버거의 인천 문학구장 입점 등에 대한 소식도 들려줬다. 이에 야구팬들의 기대감은 더욱 높아졌다.
신세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돔구장 건립을 생각하고는 있지만 아직은 구체화된 것이 없다. 청라 지역에 돔구장을 지을지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문학구장은 로고 작업 등의 정비 작업이 진행 중이다. 신세계 브랜드 입점 등은 아직 논의단계인 걸로 알고 있다. 당분간은 기존 시설 그대로 운영될 예정”이라고 답했다.
야구단 인수가 결정된 후 신세계의 맥주 사업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신세계L&B의 ‘렛츠(Lets Fresh Today)’ 상표권 출원을 두고 야구단과의 시너지를 위해 신세계가 맥주 사업을 새롭게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일었다. 신세계 측은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며 부인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신세계L&B는 제조 면허가 없다. 해외에서 와인, 맥주 등을 수입해 판매하고 있으며 해외 브루어리와 공동개발을 위해 상표권을 출원한 것”이라며 “맥주 수입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렛츠 출시는 아직 확정된 것도 없으며 구체화된 내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SSG랜더스는 신세계에 무얼 가져다줄까?
여러 가지 추측과 소문이 무성할 만큼 SSG랜더스에 대한 관심은 높은 편이다. 신세계가 시작하는 야구단 운영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감도 높다. 반대로 우려의 시선도 크다. 국내 프로야구는 만성 적자 구조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고,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가 인수한 SK와이번스의 2019년 매출액은 약 561억 원이며 영업적자는 6억 원으로 나타났다. 2019년이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받기 전임을 고려하면 지난해 적자 폭은 더욱 커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가 야구단 인수를 발표한 1월 26일, 이마트(-4.9%), 신세계(-2.75%) 등의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정 부회장이 야구단 인수를 추진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박성배 한양대학교 스포츠산업학과 교수(‘성공하는 스포츠 비즈니스’ 저자)는 “정 부회장이 구단주가 됨으로써 동종업계 혹은 이종업계의 융복합 기회를 만들 수 있다”면서 “신세계의 야구단 인수는 기업이 프로 구단을 바라보는 시각의 대변환을 의미한다. 프로 구단을 활용해 모기업 비즈니스에 도움 되는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방식이 생겨날 것”으로 바라봤다.
그간 기업의 스포츠단 운영은 이미지 제고, 기업 홍보, 사회공헌 등이 주목적이었다. 하지만 신세계그룹이 이와 같은 효과를 노리고 야구단 인수에 공을 들였을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박 교수는 “구단 운영을 통해 수익도 창출되지만, 구단주에게 이러한 수익은 전체 재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많은 자산가가 구단주에 욕심을 내는 것은 더 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의 사례도 있다. 마이클 조던은 NBA 구단 ‘샬럿 호네츠’의 구단주로 은퇴 후 사업가로서 뛰어난 능력을 보였다. 박 교수는 “샬럿 호네츠는 팀 성적이 좋은 편도 아니고, 수익 창출 효과도 크지 않다. 그런데도 조던이 구단주를 맡는 이유는 수익 창출을 위한 다른 사업과의 연계에 구단주 역할이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며 “그의 유명세도 있지만 구단주가 아니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비즈니스도 있다. 구단주라는 역할을 통해 새로운 B2B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 스포츠 산업에서 나타나고 있는 움직임도 눈여겨볼 만하다. 미국에서는 스포츠 구단주가 경기장 및 방송국을 직접 소유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YES그룹이다. YES그룹은 뉴욕 양키스 구단주로 경기장, 방송국을 소유하고 있다. 경기장에서는 식음료 사업을 진행하고 방송국에는 자체채널을 만들어 구단 경기를 중계한다.
박 교수는 “신세계가 돔구장을 건설하면 구장을 활용해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조심스럽게 방송중계권에 대한 그림도 그려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방송국 역할을 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경기를 중계할 가능성도 있다. 쿠팡이나 아마존 등의 서비스를 떠올리게 한다.
쿠팡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를 통해 와우 멤버십 회원에게 손흥민 선수가 소속된 영국 프로축구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경기를 제공한다. 아마존은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 회원 대상으로 미국 미식축구리그(NFL), EPL 경기 중계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페이스북도 인도 크리켓 리그 중계권 확보를 시도한 바 있다.
박 교수는 “플랫폼 기업 및 유통 기업에게는 고객의 숫자가 굉장히 중요하다. 고객 확대에 스포츠만큼 효과적인 것이 없다”면서 “신세계는 야구단을 활용할 스포츠 마케팅 전략을 준비할 것이다. 구단을 운영하게 됨으로써 앞으로 스포츠 산업에서의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야구 팬들이 모기업의 고객으로 직접 전환되는 효과 또한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핫클릭]
·
[글로벌 핫클릭] 세계 최초 트윗의 경매가격이 무려 30억 원?
·
'무라벨 생수' 출시 1년, 아이디어는 좋은데 왜 안 팔릴까
·
GTX 언급만 돼도 화들짝…검단·청라 신경전 가열 양상
·
[비즈 업&다운] 적자 극복 묘수 찾는 '신세계' vs 반전 노리는 '롯데'
·
'유튜버 YJ' 띄운 이마트, '정용진 효과'에 흐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