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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집값 전 정부 수준으로" 송기균 집값정상화시민행동 대표

"임대사업자 세금 혜택 없애고, 공공택지에 주택 많이 지어야"

2021.02.28(Sun) 18:50:17

[비즈한국] 67.6%, 정부 출범 이후 지난해까지 44개월간 오른 서울 아파트값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지수는 2017년 5월 93.9에서 지난해 12월 157.5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전국 지수는 98.6에서 122.4로 24.2% 상승했다. 실거래가격지수는 한국부동산원이 전국에 신고된 실거래가를 집계해 2017년 11월을 기준(100)으로 산출한 지수다. 그간 정부는 주택시장을 안정화하고자 스물 다섯 번의 크고 작은 부동산대책을 내놓았다.

최근 무주택자로 구성된 ‘집값정상화시민행동’이 임의단체 등록을 마쳤다. 이들은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정책과 뉴스를 공유하며 집값 상승 원인과 대안을 논의해왔다. 지금까지 카페 의견을 모아 청와대 국민청원 네 건을 제기했고 최근에는 청와대 앞에서 부동산정책 개선을 요구하는 기자회견도 열었다. 지난해 6월 18일 개설된 인터넷카페에는 현재 약 8000명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이들이 표방하는 목표는 “2017년 5월 10일 수준으로 집값을 정상화”하는 것이다.

비즈한국이 2월 24일 저녁 집값정상화시민행동 대표를 맡은 송기균 송기균경제연구소장을 만났다. 송 대표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우리은행, 한국투자증권, 한국거래소, 경기신용보증재단 등 금융 현장에서 투자·상장 업무를 수행했다. 2009년부터는 경제연구소를 열어 한국 경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해왔다. 지금까지 ‘유동성 파티’, ‘고환율의 음모’, ‘거짓 성장론의 종말’ 등 경제 서적 여섯 권을 발간하기도 했다. 2017년 10월부터는 집값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다음은 송기균 집값정상화시민행동 대표와 나눈 일문일답.​

집값정상화시민행동 대표를 맡은 송기균 송기균경제연구소장. 사진=이종현 기자


Q. ‘집값 정상화’ 기준일을 2017년 5월 10일로 잡았다. 이유가 있나. 

A. 정부 출범일 수준으로 집값을 내리자는 의미다. 더 내려야 하지만 적어도 정부가 올린 집값 정도는 잡자는 것이다. ​정부 출범일보다 낮은 수준으로 집값을 내리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현상 유지는 해야 한다. 

Q. 지금까지 25번의 부동산 정책이 나왔다. 집값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정책을 꼽자면.

A.​ 신규 주택공급대책을 제외했을 때 정부 부동산 정책은 크게 유주택자에 대한 금융규제와 세금규제로 나눠볼 수 있다. 이 중 유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강화하는 등 대출을 규제한 것은 긍정적이다. 돈이 없으면 집을 못 사니 신규 투기수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었다. 

Q. 그간 집값 상승의 원인은 무엇일까.

A.​ 다주택자의 매도를 끌어내지 못한 게 가장 크다. 투기수요를 억제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공급이다. 신규 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기존 다주택자가 집을 내놓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세금규제를 통해 가능하다. 정부는 그간 다주택자가 집을 내놓게 하겠다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를 올렸다. 하지만 매물은 나오지 않았다.

정부 출범 이후 현재까지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 추이. 자료=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


Q. 다주택자가 왜 집을 내놓지 않았나.

A.​ 다수가 등록임대사업자가 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2017년 12월 13일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주택 규모별로 재산세를 50~100% 감면하고, 종부세는 전액 면제해줬다. 임대소득은 60%까지 필요경비로 인정하고 나머지로 산정된 세액도 75%까지 감면했다. 주택 투기의 가장 큰 목적이라고 볼 수 있는 양도차익은 10년 임대 시 100% 감면해줬다. 여기에 건강보험료까지 80% 감면해줬다. 

집을 많이 가진 사람에게 세금 혜택을 주고 안정적으로 차익을 실현하게끔 한 것이다. 김현미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은 홍보영상에서 “정부가 세금과 금융혜택을 준비했으니 다주택자는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 결과 2017년부터 2018년까지 2년간 서울에서 21만 채가​ 신규​ 임대주택으로 등록됐다. 이후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와 종부세를 강화했지만 등록임대사업자에게는 이를 적용하지 않았다. 만기 전까지 임대주택이 매물로 나올 이유가 없는 것이다.

Q. 임대사업자 주택 물량, 집값을 잡을 정도였나.

A.​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이 발표된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신규 등록된 임대주택이 21만 채, 같은 기간 서울에 신규 공급된 주택은 8만 채였다. 이 기간 집값이 폭등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서울 신규주택 공급량은 5만 3000채다. 이전보다 많은 물량이 공급됐는데도 집값이 상승한 것은 실수요가 강했기 때문이다. 서울에 등록된 임대주택 50만 4000채(지난해 3월 기준)의 10%만 공급됐더라도 집값은 내렸으리라 본다.

Q. 지난해 7월 10일 ‘주택시장 안정 보완대책’으로 등록임대사업제에서 단기임대(4년)와 아파트 장기일반매입주택(8년) 유형이 폐지됐다. 아파트를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는 것은 불가능해졌고, 다른 주택은 장기임대주택으로만 등록할 수 있게 됐다. 충분한 조치가 아니었나.

A.​ 임대주택은 단기임대(4년)과 장기임대(8년) 유형으로 나뉜다. 얼마 전 한국도시연구소가 국회사무처의 용역의뢰를 받아 연구한 보고서에 의하면 단기임대는 미미하고 약 80%가 장기임대다. 2017~2018년 대거 등록된 장기일반매입주택의 경우 만기가 8년 뒤인 2025년~2026년이다. 이때 신규 등록된 임대주택 수를 고려했을 때 올해부터 2024년까지 4년 동안은 만기 도래로 집을 내놓는 다주택 임대사업자가 많지 않을 것이다. 당장 이들이 누리는 세금 특혜를 폐지하지 않으면 획기적인 주택공급 물량을 기대할 수 없다. 

집값정상화시민행동 대표를 맡은 송기균 송기균경제연구소장. 사진=이종현 기자


Q. 임대사업자에 주던 세금 혜택을 폐지하면 소급입법에 따른 위헌 논란이 일 것 같다. 

A.​ 지금까지 받은 세제 혜택을 환수하면 그것은 정책을 소급하는 것이 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특혜 준 것을 인정하고, 향후 발생하는 세금부터 정상적으로 과세하면 된다. 2021년 11월 종부세 부과분부터 임대주택을 주택 합산 대상에 포함해 과세하는 것이다. 양도세의 경우 정책발표일까지의 시세차익을 인정해주고 이후부터 발생하는 차익에 대해 정상 과세하면 된다. 정책발표일까지의 시세차익은 주변 시세 등을 활용해 얼마든지 따져볼 수 있다.

Q. 2월 4일 대규모 공급대책이 나왔다. 집값을 내리는 데 충분한 공급이 될까.

A.​ 2·4대책은 2025년까지 주택 32만 호를 공급할 부지를 찾겠다는 내용이다. 실제 주택 건설까지는 여기서 5년이 더 걸린다. 사실상 2030년의 공급계획인 셈이다. 만약 내년 5월 정권이 바뀌면 이 정책은 실현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번 임기 내에서 실질적인 공급 효과가 없는 부동산 대책은 공급대책이라고 할 수 없다. 더욱이 문제는 공급 결정권이 정부가 아닌 집주인에게 있다는 점이다. 실질적으로 소유권을 가진 사람의 동의가 없으면 공급을 할 수 없다. 개발 이익의 절반은 집주인이 가져가게 되는데 이것도 인근 집값을 상승시킬 우려가 있다. 

그보다 확실한 방법은 가용한 공공부지에 주택을 많이 짓는 것이다. 우리 카페에서 자주 언급되는 곳이 옛 용산미군기지다. 계획대로 용산공원을 조성하되 주택건설부지 비중을 확대하고 50층 이상 초고층을 지으면 30만호 공급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이런 일을 하라는 것이다.

Q. 집값정상화시민행동의 향후 활동 계획은.

A. 온·오프라인으로 잘못된 부동산정책을 지적하고 임대사업자 세금 특혜 폐지 등 집값정상화를 위한 여러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임대사업자 특혜 폐지’ 외에도 주택도시보증공사 고분양가 심사기준, 실거래가 공개제도 등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제도의 개선을 주장을 할 계획이다. 현재 기자회견과 버스 광고 등을 계획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잦아들면 집값 정상화를 촉구하는 촛불시위 등 집회도 열어볼 생각이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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