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농협중앙회가 그간 내부 출신 인사들만 회사 대표를 맡던 종자(씨앗) 전문 계열사 농우바이오 신임 대표에 외부 인사를 앉히려다 노조의 총파업 불사 방침에 백기를 들었다.
농협중앙회의 신임 대표 외부 공모 철회로 농우바이오는 현 이병각 대표에 이어 내부 인사인 박동섭 농우바이오 미얀마 법인장이 신임 대표로 내정된 것으로 비즈한국 취재 결과 단독 확인됐다. 신임 박동섭 대표는 오는 3월 29일 농우바이오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임기를 시작한다.
농우바이오는 채소류의 종자(씨앗)와 작물을 키우는 상토를 개발해 생산하고 판매하는 농협중앙회 농협경제지주 소속 계열사로 지난해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업계 부동의 1위이자 국내 시장점유율만 약 4분의 1에 달해 내부 직원들의 업무 전문성에 대한 자긍심이 강한 회사로 알려져 있다.
농협중앙회는 지난 2014년 약 3000억 원을 들여 농우바이오를 인수했고 농협경제지주 계열사로 편입했다. 이후 농우바이오 대표는 내부 인사들이 맡아 왔다.
하지만 농협중앙회가 지난해 12월 말 2021년 계열사 대표와 임원 추천 현황을 발표하면서 유독 농우바이오 대표 자리만 외부 공모를 예고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측근 인사를 농우바이오 신임 대표에 앉히려는 수순에 들어갔다는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특히 농협경제지주가 외부 공모에 앞서 농우바이오 업무 전문성과 전혀 무관한 농협금융지주 출신 인사들을 전무와 감사실장에 임명하면서 논란은 더욱 증폭됐다.
실제로 농협경제지주는 오는 3월 농우바이오 주총 이후 임기를 시작하는 전무에 이 아무개 농협금융지주 시너지추진본부장을, 감사실장에 윤 아무개 농협은행 성남시지부장을 임명했다.
특히 농우바이오 신임 감사실장은 이성희 농협중앙회장과 같은 경기도 출신 인물이어서 농우바이오 내부에서 반발은 더욱 거셌다.
민주노총 사무금융연맹 농우바이오지부(노조)는 전문성이 전무한 금융지주 인사들의 임원 임명은 차치하더라도 대표만큼은 내부 인사를 선임해야 한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노조는 지난 1월 말 파업에 돌입한데 이어 대표 내부 인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농협경제지주 측에 전달했다.
노조 관계자는 “당사 대표에 대한 외부 공모는 단순히 낙하산 인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종자 실수요자인 농민들과 더 나아가 국민들의 먹거리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인사 횡포다. 전문성을 갖춘 내부 인선으로 대표를 선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농협경제지주는 노조의 반발이 커지자 내부와 외부 인사 지원이 가능한 ‘공모’ 형식으로 선임 방식을 변경했고, 결국 절차를 거쳐 내부 출신을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농우바이오 안팎에선 진통 끝에 내정이 일단락 된 만큼 신임 대표가 회사를 잘 이끌어가기를 기대하고 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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