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현대자동차가 23일 공개한 전기차 아이오닉5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테슬라와 경쟁할 수 있느냐 아니냐부터 세부 기능의 의미까지 화제다. 현대차는 25일부터 사전 계약을 받을 예정이다. 아이오닉5에서 화제가 된 기능을 중심으로 사고 싶은 이유, 사기 싫은 이유를 따져 보았다.
#사고 싶은 이유-①V2L의 활용성
아이오익5에서 가장 주목 받는 기능으로 자동차에 220V 플러그를 통해 가전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주행거리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같은 기능에서 테슬라에 못 미치지만, 아이오닉5의 V2L(Vehicle To Load)은 독보적이다.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에 제한적으로 220V 단자를 통해 가전제품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소비전력 허용치는 200~300W 수준으로 제한적이었다. 1000W가 넘는 헤어드라이어, 토스터, 전기주전자, 전자레인지, 인덕션 레인지 등을 사용할 수 없었다.
아이오닉5는 일반 가정에서 쓰는 것보다 높은 3.5kW의 소비전력을 제공해 앞서 언급한 제품들을 대부분 사용할 수 있다. 이것이 가능해지면 캠핑을 갔을 때 조명, 조리 등에서 편의성이 크게 확장된다. 전자레인지, 인덕션 레인지가 가능해지면 굳이 불을 피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또한 야외에서 토목공사를 할 때 전기드릴, 전기톱, 조명 등을 사용할 수 있어 무거운 발전기를 따로 구매해서 싣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일상적인 사용에서도 여러 대의 노트북 컴퓨터와 휴대폰을 동시에 충전할 수 있어 활용성이 높다. 향후 포터 전기차에도 적용되면 좋겠다는 네티즌 의견도 있었다.
아이오닉5의 배터리 용량은 58.0kWh(스탠다드), 72.6kWn(롱레인지)로, 서울 강남 4인 가구의 한 달 전기 사용량이 350kWh(하루 평균 11~12kWh)가량임을 감안하면 주말 이틀 동안 사용할 전기를 넉넉히 제공할 수 있다. V2L이 보급되면 전기차 전용 가전제품이 쏟아져 나와 새로운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도 아직 V2L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 만큼 현대자동차가 주목 받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사고 싶은 이유-②플랫 플로어의 거주성
기존의 자동차는 생활공간이라기보다는 이동수단에 가깝다. 사람이 뒷좌석에서 좌우로 옮겨앉을 순 있지만, 앞좌석은 센터터널로 좌우 이동이 거의 불가능했고, 뒷좌석에도 센터터널이 전륜구동, 후륜구동에 따라 낮거나 높게 존재했다. 아이오닉5는 구동축, 배기구가 바닥으로 지나가지 않으므로 모든 좌석공간에서 ‘풀 플랫 플로어’가 가능하다.
내연기관의 센터터널이 존재하던 자리에는 기존의 센터터널 역할을 하는 ‘유니버설 아일랜드’가 자리하는데, 14cm까지 후방으로 이동 가능해 운전석에서 조수석으로 걸림돌 없이 옮겨갈 수 있다. 주차 후 좌측 장애물에 가려 내릴 수 없을 때 조수석 문으로 내리기가 용이하다.
또한 바퀴 사이의 거리인 축거가 3m에 달해 준중형 크기지만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 못지 않은 실내공간을 제공한다. 1열 시트는 종아리를 받쳐주는 다리받침이 시트 아래서 나오고, 등받이는 뒷좌석 시트에 닿을 때까지 기울여진다. 뒷좌석 또한 트렁크 적재량이 없을 때는 최대한 뒤로 밀어 넉넉한 다리 공간을 활용할 수 있고, 적재량이 많을 경우 앞으로 당길 수 있다. 뒷좌석 슬라이딩은 최대 13.5cm까지 가능하다.
#사고 싶은 이유-③테슬라보다 저렴한 가격
1월 정부가 국내 전기차 보조금 기준을 6000만 원 이하(100%), 9000만 원 이하(50%), 9000만 원 초과(0%)로 차등지급 하기로 변경하면서, 테슬라는 2월 12일 국내 모델Y를 출시하며 스탠다드 트림(최저 트림)의 가격을 5999만 원으로 책정했다. 더불어 이미 판매되는 모델3 롱레인지 모델의 가격도 5479만 원(스탠다드), 5999만 원(롱레인지)으로 낮췄다. 그러나 아이오닉5의 글로벌 공개일인 23일을 하루 앞둔 22일 주문 페이지에서 모델Y가 사라지며 의문을 낳았다. 현대자동차가 아이오닉5의 가격을 높게 매기지 못하도록 훼방을 놓은 것 아닌가라는 음모론이 도는 가운데 테슬라는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아이오닉5는 스탠다드 모델은 5000만 원대 초반, 롱레인지 모델은 5000만 원대 중반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개별소비세 면제(최대 300만 원), 구매보조금(서울 기준 1200만 원)을 반영하면 롱레인지 모델은 실구매가 3900만 원부터 구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 모델3에 비해선 저렴할 것으로 보이지만, 옵션으로 이것저것 추가하다 보면 아이오닉5 가격이 모델3 가격과 비슷해질 수 있다.
24일 현대차 내부적으로 알려진 가격표에 따르면 아이오닉5 롱레인지 익스클루시브 트림은 5200만 원(개별소비세 3.5% 기준)~5250만 원(개소세 5% 기준), 롱레인지 프레스티지 트림은 5700만~5750만 원이다. 정부는 지난해 개별소비세를 3.5%로 한시적으로 인하한 것을 올 6월까지 연장한 상태다. 아이오닉5의 추가 옵션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옵션을 제외하면 아이오닉5가 테슬라 모델3보다 약 230만~240만 원 낮은 가격이다.
#사기 싫은 이유-①미흡한 주행거리
테슬라 모델3 롱레인지의 배터리 용량은 75kWh로 최대 주행가능거리는 496km다. 아이오닉5 롱레인지의 배터리 용량은 72.6kWh로 모델3와 거의 비슷한데 주행가능거리는 국내 기준으로 현대차 테스트 결과인 410~430km로 제시됐다.
현대차가 야심차게 내놓은 전기차 플랫폼 e-GMP(electric Global Modulor Platform)을 적용한 첫 차량인만큼 아이오닉5의 주행거리는 모델3에 버금갈 것으로 기대됐으나, 이에 못 미친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코나 전기차 화재를 겪은 현대차가 처음 신형 플랫폼 적용 전기차를 내놓은 만큼, 의도적으로 최저 용량과 최고 용량의 여유를 많이 두었기 때문이 아닌가라고 분석한다. 최대 충전, 최대 방전을 반복하다 보면 배터리 성능이 저하되므로, 상하한으로 10~20%씩 여유를 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24일 코나 전기차의 배터리를 리콜을 결정했다. 조 단위의 비용을 감수하고 아이오닉5의 판매의 걸림돌을 제거하려고 마음먹은 만큼, 아이오닉5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치명적이다.
아이오닉5에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추후 BMS(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주행거리가 늘어나지 않겠냐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V2L 기능까지 적용돼 배터리에 과부하가 걸리는 것도 주행거리가 기대 이하로 나온 원인으로 꼽힌다.
#사기 싫은 이유-②OTA(Over The Air)는 시기상조?
테슬라 자동차를 사용할 때 가장 새롭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OTA로 알려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다. 마치 아이폰이 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OS(Operating System)를 바꾸고 나면 새로운 전화기를 사용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과 비슷하다. 즉 하드웨어는 변치 않지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매번 새로운 자동차를 타는 것처럼 느껴지는 사용자경험이 소비자의 열광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다.
아이오닉5는 사용자경험(UX·User eXperience)은 기존의 내연기관차와 동일하다. 사각 디지털 화면 두 개가 연결된 계기판과 내비게이션은 기존의 현대차 제품들과 비슷하다. 계기판 디자인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구매 후 큰 변화가 적용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판매량에 목매지 않을 초기에서부터 OTA 업데이트를 적극 활용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사용자환경을 만들어 발전시켜 지금에 이르렀다. 현대차는 오랫동안 내연기관을 만들어온 만큼 적극적인 사용자환경 변화는 어려우 보인다. 대신 플랫 플로어, V2L처럼 잘 할 수 있는 부분을 강조했다. OTA가 화제이다 보니, 현대차는 보도자료에서 내비게이션 업데이트를 OTA를 통해 가능하다고 언급하고 있다.
#사기 싫은 이유-③디지털 사이드 미러
국내 판매되는 모델 중엔 아우디 전기차 e-트론이 카메라 모니터링 시스템을 적용했는데, 그에 비해 아이오닉5의 것은 카메라 사이즈도 크고, 화면은 도어에 별도의 모니터를 장착한 모습이다. 작은 태블릿PC를 붙여놓은 듯한 모습이다.
이에 대해선 호불호가 갈린다. 다만 아우디 e-트론의 경우 화면이 도어에 매립돼 있어 고장이 날 경우 부품가격과 수리비가 상당히 비쌀 것으로 예상되는 대신, 아이오닉5의 것은 간단히 모니터만 교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 사제 호환품으로 대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수리비가 적게 드는 실용성을 디자인보다 우선으로 정한 듯하다. 디지털 사이드 미러는 옵션 선택으로 제공된다.
우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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