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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옵션 분쟁' 교보생명, 검찰 덕분에 한숨 돌렸지만…

검찰, 안진·어피너티 관계자 기소…법원 판결에 ICC 국제중재까진 '산 넘어 산'

2021.02.22(Mon) 09:35:34

[비즈한국] 어피너티사모펀드·안진회계법인과 ‘풋옵션’ 논쟁을 놓고 갈등 중이던 교보생명이 검찰 덕분에 잠시 한숨을 돌리게 됐다. 검찰이 ‘잘못된 가치 산정’이라며 교보생명 측에서 고발한 사건에 대해 교보 측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 1년 넘게 물밑에서 치열하게 ‘수사팀 설득전’을 벌인 어피너티와 교보 측이기에 이번 검찰의 기소 판단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직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검찰 기소와 별개로 재판 결과도 지켜봐야 하고, 금융당국의 판단도 남아 있다. ICC 국제중재까지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다.

 

교보생명 측(노조)이 ‘풋옵션’ 행사를 두고 어피너티사모펀드·안진회계법인을 고발한 사건에 대해 검찰이 안진 측 관계자들을 기소했다. 교보생명으로선 일단 한숨을 돌린 셈이다.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본사. 사진=이종현 기자

 

#검찰 ‘안진과 어피너티가 짜고 교보 불리하게 가치평가’ 판단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는 지난달 말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안진회계법인 회계사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안진회계법인에 가치 평가를 의뢰한 어피너티 등 사모펀드 관계자 2명도 함께 기소했다.

 

사건의 시작은 지난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피너티 등 재무적 투자자(FI)들은 교보생명 상장을 전제조건으로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하던 교보생명 지분 24%를 인수했다. 상장이 불발되면 지분을 되사는 조건의 풋옵션을 내걸었다. 하지만 상장이 미뤄지자 지난 2018년 어피너티 측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 평가한 주가 가치(40만 9000원)를 기준으로 풋옵션을 행사했다. 

 

이 과정에서 교보생명 측은 공정시장 가격 문제를 지적했다. 너무 과도하게 평가됐다고 본 것. 갈등이 커지면서 결국 교보생명 측(노조)은 자사 임원 2명을 포함, 어피너티와 안진회계법인을 검찰에 고발했고 양 측 모두 전관이 포함된 대형 로펌을 변호인으로 쓰며 검찰 설득전에 돌입했다. 

 

당초 ‘회장님 일’이라고 선을 긋던 교보 측도 사안의 중대성을 파악, 적극적으로 참전했다. 교보 측은 노조 등이 나서 “안진과 어피너티가 짜고 풋옵션 가격을 고평가했다”고 주장했고, 어피너티와 안진 측은 “정상적인 평가 과정이었다”고 맞섰다.  

 

1년 넘게 진행된 수사 결과, 검찰은 ‘잘못된 가격 평가’라고 판단했다. 검찰은 교보생명 가치 산출을 안진회계법인에 의뢰한 어피너티 등 사모펀드 관계자 2명과 안진회계법인 회계사 3명 등 5명을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은 (교보생명 대주주인) 어피너티 컨소시엄에 유리하도록 높게 평가된 가격으로 ‘주식매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도록 허위의 보고서를 작성했다”며 “1억 2600만 원 용역비와 보고서 관련 민형사상 문제가 발생할 경우 법률비용을 지급받기로 했다”고 적었다. 

 

검찰에서도 ‘문제없음’을 강조했던 어피너티는 “공정한 입찰을 거쳐 안진회계법인을 선정했으며 어피너티에서 법률 책임을 진다는 문장은 특약이 아니라 모든 계약서에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 ICC 중재까지 끝나려면 2~3년 이상

 

검찰 고발은 물론 금융당국과 국제상사중재위원회(ICC) 국제 중재까지 앞두었기 때문에 이들의 싸움은 이제 1라운드가 끝난 것에 불과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사건을 잘 아는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에 사건을 고발한 것은 객관적인 시선에서 ‘문제가 있다’는 인정을 받으려는 교보 측의 시도 가운데 하나였을 뿐”이라며 “기소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법원에서 결국 어떻게 판단이 나오는지가 중요하다. 교보 측은 검찰의 판단을 최대한 활용해 문제를 더 제기하려 하겠지만 기소는 기소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교보생명은 최근 “어피너티와 공모한 혐의로 기소된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안진)을 엄중 제재해달라”며 금융당국에 진정을 냈다. 이는 다음달 예정된 ICC의 국제 중재를 앞둔 ‘명분 쌓기’라는 평이다. 

 

2019년 3월 어피너티컨소시엄은 ICC에 중재를 요청했고, 다음달 15일 2차 중재인 청문을 앞두고 있는데 이때 ‘교보=피해자’라는 부분을 강조하기 위한 준비 작업라는 분석이다. 앞서의 법조계 관계자는 “ICC 결과에 따라 교보생명은 신창재 회장의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다, 검찰 기소에 따른 재판과 금융당국의 징계 여부, ICC의 판단 등이 모두 끝나려면 최소 2~3년 이상의 시간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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