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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공공이 부동산 시장에서 할 수 있는 건 없다

규제 강화로 전세·매매 오히려 위축…'주택시장 안정화' 목적에 역행

2021.02.15(Mon) 10:27:05

[비즈한국] 지난 4일 정부의 ‘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 발표 이후 시장에서 문제로 제기된 이슈에 대해 설명 자료가 배포됐다. 설명 보도 자료 제목이 ‘‘공공주도 서울 32만 호 전국 83만 호 공급목표’를 반드시 달성할 것입니다’이다.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 브리핑’에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몇 가지만 정부의 의견에 대한 시장에서의 수용 가능성을 타진해 보자

 


①공공 직접 시행 정비사업은 조합원에게 충분히 이득이라는 정부의 설명

 

기존에 조합원들이 스스로 사업을 추진할 때 예상되는 수익률 보다 10~30%p 높은 수준의 수익률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혜택이 부여된다고 했지만 어떻게 보장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 통상적으로 사업 수익은 원가를 낮추고 판매가를 높여야 가능한데 정부의 정책 취지는 원가를 높이고 판매가를 낮추려는 것이다. 정말 가능할까?

 

②조합원·토지주가 시공 브랜드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정부의 설명

 

사업에 동의한 토지주·조합은 우선공급을 약정하는 계약에 앞서 희망하는 아파트 브랜드(민간 건설사)를 선정할 수 있으며, 선정된 민간 건설사는 아파트 설계와 시공을 담당하게 된다고 한다. 희망 브랜드를 선정하되 공기업에 통지해야 하고 해당 공기업은 해당 민간건설사와 계약 체결을 한다는 것이다. 토지주와 조합에서 기대하는 것은 1군 브랜드와 계약하는 것일까, 공공 아파트가 아닌 1군 브랜드 아파트 수준의 상품을 기대하는 것일까? 조합의 동의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민간 아파트 수준의 상품을 공급하겠다는 것을 약속해야 한다. 1군 시공사도 주공 아파트 이하 상품으로 공급한 과거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③특별건축구역 지정, 건축면적 확대 등 쾌적한 건축이 가능하다고 하는 정부의 설명

 

기반시설(도로ㆍ공원 등) 기부채납 비율을 15% 이내로 제한해 종전보다 실질 대지면적이 확대되고 층수 제한도 완화됨으로써 용적률을 상향하더라도 적정 동간 거리 확보가 가능하다고 정부는 보완 설명했다. 특별건축구역을 지정함으로써 일률적인 채광기준에 맞춘 성냥갑 같은 아파트가 아닌, 적정 일조량을 확보할 수 있고 창의적 디자인이 반영된 주거단지를 조성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또한, 조합원·토지주의 선택에 따라 아파트 외벽, 내부 마감재를 고급화하고, 보육·헬스 등 생활 인프라도 대폭 확충하는 등 전반적인 아파트 품질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여기서 의문이 든다. 그럼 왜 지금까지는 이렇게 허가를 해 주지 않았을까? 왜 특화설계만 하면 이런저런 딴지를 걸었을까? 지금이라도 민간이든 공공이든 모든 아파트 건설현장에 적용하면 안 되는 것일까? 왜 굳이 공공에만 이런 특별한 혜택을 주어야 하는지, 오히려 지금까지의 정책에 문제가 있었음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 아닐까.

 

④5년 이내 입주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정부의 설명

 

이번 대책으로 추진하는 사업의 입주시기는 유형별로 1~2년부터 길게는 5~8년가량으로 다양하게 추진될 예정이라고 한다. 특히, 신규 도입되는 소규모 재개발, 소규모 주택정비 관리지역을 통한 주택 공급, 비주택 리모델링 등은 사업 지정 이후 1~2년 내에 도심 내 주택공급이 가능하다고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도심 내 부지확보에 있어 공공의 주도적 역할과 주택건설·공급에 있어 긴밀한 민관협력 체계 구축으로 주택공급 시차가 8년 이상 대폭 단축된다는 것이다. 공공은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이주대책 등을 통해 주도적으로 부지확보 후, 통합심의 등 신속한 인허가를 지원한다고 한다.

 

2·4대책에서도 문자로 기록돼 있지만 2025년까지 부지의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것이지 입주할 수 있는 주택의 공급은 아니다. 그냥 넘어갔으면 오히려 부각이 되지 않았을 텐데, 굳이 5년 내 입주가 가능하다는 설명을 왜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실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5년 안에 입주할 수 있는 주택 상품들도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 민간에서 희망하는 주택도 아니고 입지도 아니다. 말 그대로 그런 가능한 상품들이 있다는 것이지 그것으로 시장이 안정화 되거나 시장에서 시급하게 필요로 하는 상품도 아니다. 도대체 2021~2022년 전세 시장은 누가 책임을 질 것인지 민간에서 희망하는 20평형대 이상 아파트 전세들은 언제든 시장에 나오는 것인지 정부는 여전히 대답이 없다. 

 

#주택시장 안정화를 외면하는 정부 정책

 

그 외에도 질문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 하지만 정부가 입장을 명확히 해주었으면 하는 것이 있다. 이 정책들의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주택시장의 안정화 아닌가? 자가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는 자가 주택 매수의 기회를 주고, 임대 주택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는 임대 주택을 제공하는 것이 이 정책의 방향성이 아닌가?

 

그렇다면 지금 정부에서 하려는 주택 공급 촉진 대책을 그대로 민간 정비사업에 똑같은 수준으로 지원하면 현재 부동산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닌가? 민간 주도로 하고 공공이 지원을 하는 형태가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 아닐까?

 

2월 19일부터 분양하는 전월세상한제 아파트에는 전월세금지법이 시행된다. 이제 새 아파트에는 전월세 세입자들이 거주할 수 없다. 아울러 대출을 40% 이상 받을 수 없는 세대는 아파트 청약을 신청할 수 없다. 입주할 돈이 없기 때문에. 

 

또, 공공정비사업으로 지정됐거나 지정될 가능성이 있는 부동산을 매수한 세대는 조합원 자격이 주어지지 않고 청산을 받아야 한다. 무주택자 중에서 입주권을 통해 주택을 매수하는 방법 하나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것이 공공에서 주도하고 있는 대한민국 주택 시장 안정화 정책의 민낯이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 ‘빠숑의 세상 답사기’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대한민국 부동산 미래지도’(2021),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2020),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2018),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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