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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숫자 늘리기 급급한 2·4대책 기대 않는 이유

공공부지 태릉도 지지부진한데…훨씬 어려운 민간택지를 쉽게 보는 듯

2021.02.08(Mon) 10:24:18

[비즈한국] 정부는 4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정부·지자체·공기업이 주도해 2025년까지 서울 32만 호, 전국 83만 호 주택 부지를 추가 공급하는 ‘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7월 10일 정부와 여당은 주택공급물량 확대를 위해 국방부 소유의 태릉골프장 부지 일대를 활용하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공공부지로 못하는 것을 민간 부지에서 실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사진=임준선 기자


이번 정책은 3대 기본원칙에 기초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첫째, 주민 삶의 질 관점에서 획기적으로 규제를 풀겠다는 것이다. 도심 내 충분한 물량의 품질 높은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용적률, 층수 등 도시·건축규제를 완화하고, 공공과 함께 한다면 과도한 기부채납을 완화하고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도 받지 않겠다고 한다.

 

둘째, 공공주도로 절차를 대폭 간소화 하겠다는 것이다. 공공이 토지주, 세입자 등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신속한 인허가 및 부지확보를 통해 사업기간을 5년 이내로 대폭 단축하겠다는 것이다.

 

셋째, 그 결과 발생하는 이익은 함께 공유한다는 것이다. 규제 완화와 사업기간 단축으로 발생하는 이익은 토지주에 대한 충분한 수익, 세입자·영세상인의 안정된 삶, 생활 인프라 확충, 지역사회 정주여건 개선 등으로 공유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2·4대책을 통해 2025년까지 수도권 약 61.6만 호(서울 약 32만 호) 및 지방 약 22만 호 등 ‘총 83.6만 호 신규 부지’를 확보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83.6만 호 중 약 57.3만 호는 도심 내 신규 사업을 통해, 약 26.3만 호는 신규 공공택지 지정 등을 통해 확보한다고 발표했다. 기존 주거복지로드맵 및 3기 신도시 등을 통해 추진 중인 수도권 127만 호 공급계획을 합하면 약 200만 호 이상이 된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고자 한다. 물량이 너무 많다. 이렇게까지 시장에 필요 없다. 숫자 늘리기에 급급한 대책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 물량이 실제 가능하겠냐는 질문에 대해 정부는 보도자료에 미리 설명을 해 두었다. 

 

이번 대책에서 제시한 물량은 면밀한 입지요건 검증 및 GIS(Geographic Information System·공간정보시스템) 분석을 통해 사업이 가능한 부지들을 확인하고, 그동안 정부 또는 민간에서 추진했던 사업들의 주민참여율을 근거로 공급물량을 산출했다고 한다.

 

그동안 정부와 민간이 추진했던 사업들의 주민참여율이 그대로 적용된다는 조건이다. 물론 더 적게 될 수도 있고, 더 많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이 숫자가 어떻게 나왔는지 하는 점이다. 수요에 대한 분석도 없고, 기존 방식대로 했을 때의 향후 공급에 대한 분석도 없다. 그냥 서울 32만 호, 전국 83만 호를 하고 싶다는 것이다. 신도시용 부지 확보나 동참할 사업자 확보가 되지 않은 말 그대로 허수다. 

 

기존 대책에 대한 반성과 고민의 흔적이 없다. 문재인 대통령의 2021년 신년사 때부터 그동안 부동산 시장에 발생한 문제에 대한 사과를 하면서 깜짝 놀랄 정도로 준비했다고 하는 공급대책이 바로 이 대책이었다.

 

​깜짝 놀랄 수준이라고 하는데 대책의 제목만 보면 획기적인 양이 맞다. 실제 실현 가능할지는 그리고 그것이 시장에 정말 필요한 양인지는 좀 더 따져봐야 할 부분이다.

 

세 가지 측면으로 분석해 보자.

첫째, 일단 현재 부동산 시장의 문제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당장 이사할 주택의 수가 적다. 시장에 매매든, 전세든 매물 자체가 적다. 서울 및 주요 지역 전세 가격이 2년째 쉬지 않고 오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럼 현재 이사 가능한 전세 매물부터 확보하는 것이 우선순위여야 했다. 현재 부동산 문제의 진앙지인 서울 전세 문제를 해결할 대책이 반드시 포함됐어야 했다. ​

 

만약 2021년 내 늦어도 2022년까지 입주 가능한 주택의 수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그것도 희망하는 입지에, 희망하는 주택 수준으로 확보되지 않는다면 서울에 32만 호를 추가로 공급하던 100만 호를 공급하든 의미 없는 숫자다. 확정되지 않는 수치는 누구나 언제든 만들 수 있으니까.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 입주할 수 있는 확정된 물량을 제시했어야 한다.

 

​둘째, 지금 부동산 문제는 대부분 규제지역에서 발생한다. 2019년까지 서울 수도권이 시세 상승을 주도했었고, 2020년에는 세종시가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이었다. 두 지역 모두 2017년 취임 이후 가장 강한 규제를 받던 곳이다. 4년 내내 규제를 받고 수요층을 억지로 쳐냈는데도 시세가 가장 많이 오른 곳이 됐다. 규제를 할수록 가격이 더 오르는 역효과가 난 것이다.

 

현재 규제 정책은 논리가 단순하다. 규제지역을 선정하고 규제지역 내 수요를 억제한다. 대출과 세금의 방법으로 말이다. 이 기존 규제에 대한 개선 없인 어떤 대책이 나와도 시장에서 효과를 보기가 어려울 것이다. 지난 40년 동안 단기 수요 억제 대책으로 성공한 사례를 보지 못했다.

 

셋째, 2017년 이미 공공주택 100만 호 계획이 발표됐고, 착실히 진행 중이라고 늘 홍보를 해 오고 있다. 그 100만 호는 실제 얼마나 진행됐는지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김현미 전 국토부장관이 지난 3년 동안 확보한 수도권 127만 호 공급 계획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가장 수급이 꼬인 서울의 공공부지 개발은 어떻게 됐는지 확인해 주어야 했다. 예를 들어, 태릉 골프장 개발은 해프닝으로 끝나는 건지만 확인해도 현재 정책의 추진력을 확인할 수 있다. 공공부지로 못하는 것을 민간 부지에서 실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서울의 공급은 민간이 주도하고 공공이 도와주지 않으면 진도가 제대로 나가지 않는다. 지금까지의 서울 공급 대책 중에서, 마지막 택지개발 마곡지구 사업을 제외하면, 가장 효과적인 대책은 뉴타운이었다. 민간과 공공이 연합해 추진했기 때문에 성공했던 공급 정책이었다. 

 

이번 대책처럼 공공이 모든 주도권을 가지고 수익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수익을 배분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 내용이 없는 상태에서 민간에게 공공개발에 참여하라는 식으로 공급을 확대하는 정책이라면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어려울 것이다. 

 

결론적으로 2021~2022년 실거주 시장은 많이 어려울 것 같다. 이번 정책이 성공해서 실제 입주한다 해도 2021년~2022년 시장과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 ‘빠숑의 세상 답사기’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2020),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2018),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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