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박범계 법무부 장관 취임에 따른 검찰 정기 인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옵티머스자산운용 사건 수사가 흐지부지 끝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동안 검찰은 사건이 가진 영향력을 감안, 20여 명에 육박하는 매머드급 특별 전담 수사팀까지 구성했지만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는 아직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자금이 흘러 들어간 상장사 해덕파워웨이 관련 사건에서만 관련 피고인을 구속 기소하는 데 그쳤다.
박범계 법무부장관은 지난 2일과 5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만나 검찰 인사 관련 논의를 나눴고, 7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유임’ 등 몇몇 고위 간부급 인사를 발표했다. 일정대로라면 설 연휴 이후에는 평검사 등에 대한 검찰 인사도 단행될 예정인데, 법조계는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 중인 옵티머스자산운용 비리 사건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특별수사팀급 전담 수사팀까지 구성했지만 정관계 로비 의혹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한 채 인사를 맞게 됐기 떄문이다.
서울중앙지검은 그동안 옵티머스자산운용 관련 수사팀을 지속적으로 확대했다. 윤석열 총장의 지시사항이기도 했다. 윤 총장은 지난 10월 사건이 배당된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주민철 부장검사)로부터 수사 상황을 보고 받은 뒤 ‘수사팀 대폭 증원’을 지시하며 특수통 검사 4명 충원을 지시했다. 그렇게 구성된 수사팀 규모는 18명. 1~2명 정도의 파견이나 복귀 등은 있었지만 보통의 부서 2~3곳을 합친 검사 규모가 유지된 것은 옵티머스 관련 수사가 가진 파급력 때문이었다.
그동안 ‘펀드 하자 치유 관련’이라는 내부 문건 등에서 로비스트 등을 통한 정관계 로비 의혹이 제기됐고, 심지어 펀드 관계자가 청와대 행정관으로 들어가는 등 수사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다. 또 옵티머스 펀드에 공공기관들이 거액을 투자한 배경에 불법이 있었는지도 수사가 불가피했다.
하지만 수사팀은 아직 정관계 등 로비 의혹으로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수사팀은 브로커 역할을 했다고 지목된 전 연예기획사 대표 신 아무개 씨를 상대로 수사를 벌였지만, 실체에 다가가지 못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으로부터 ‘청탁’을 받으면 법조계나 정치계, 금융계 인맥을 상대로 ‘로비’를 했다는 진술 등은 있었지만, 실제로 로비가 이뤄진 부분은 확인하지 못한 것이다.
다만 검찰의 수사 의지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선이 제기된다. 검찰은 신 씨가 만난 적이 있다고 주변에 언급했다던 현직 부장판사와 여당 정치인, 감사원 감사위원 등에 대해 아직 소환 조사 등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 씨는 주변에 “(현직 부장판사와 여당 정치인 등의 이름을 언급하며) 친분이 있다”고 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사팀은 신 씨가 이들을 만난 경위 등에 대한 기본적 확인도 하지 않은 셈이다. 신 씨 외에도 2명 정도의 로비스트에 대해서도 아직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검찰 안팎에서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특수통 출신의 변호사는 “브로커는 보통 사건 수사의 몸통이 된다”며 “무엇을 위해 누구에게 어떤 청탁을 했으며 대가로 무엇이 전달됐는지 가장 정확하게 아는 게 브로커인데 브로커를 수사하지 않는다는 것은 수사 확대할 의지가 없다는 것 아니겠냐”고 비판했다. 실제 검찰은 지난해 7월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로부터 신 씨 관련 진술을 받아냈지만, 11월이 돼서야 신 씨를 조사한 뒤 구속 기소했다.
그 사이 검찰은 옵티머스 자금이 흘러들어간 해덕파워웨이에 수사력을 집중했다. 수사팀은 해덕파워웨이 소액주주 대표 윤 아무개 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공갈) 등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김 대표를 배임증재 등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고 밝혔다. 윤 씨의 혐의는 김재현 대표를 상대로 해덕파워웨이 무자본 인수와 관련해 형사고발을 하겠다고 협박하면서 10억5000만 원을 갈취한 혐의다.
정관계 의혹은 전혀 들여다보지 않은 상황에서 검찰 인사까지 앞두고 있어 옵티머스자산운용 수사가 이렇게 마무리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수사 내용을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인사를 앞두고 지금 수사가 모두 멈춰선 상태”라며 “옵티머스 수사팀도 몇몇 검사들이 인사 대상이기 때문에 교체 및 축소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기에, 수사가 인사에 따라 동력을 잃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관측했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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