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숭실대학교 글로벌통상학과 구기보 교수 |
지난 3일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우리나라를 방문해 ‘원-위안화 직거래’와 ‘RQFII’라는 선물을 안겨줬다. 그 동안 중국의 지도자들이 방문해 여러 가지 제안을 한 적이 있으나 양국의 금융협력에 대해 최고 지도자가 직접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원-위안화 직거래는 우리나라 기업이 중국 기업과 교역할 때 거래비용을 낮추는데 기여하게 된다. 그 동안 우리나라와 중국의 교역은 달러를 매개로 이루어졌으므로 ‘원-달러’와 ‘달러-위안화’의 두 단계를 거치면서 이중으로 환전 수수료를 지급해야 했다. 원-위안화 직거래는 우리나라 기업이 중국과 교역 시 환전비용을 절감함으로써 가격경쟁력을 제고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RQFII는 일반인들에게 매우 생소한 용어일 것이다. RQFII는 RMB Qualified Foreign Institutional Investor의 약어로 우리말로 위안화 적격 해외기관투자가 정도로 번역될 수 있다. RQFII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QFII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2012년 12월부터 시행되는 QFII는 적격 해외기관투자가로서 구체적으로 외국의 기관투자가들이 중국증권감독위원회의 허가를 받은 경우에 한해 일정한 투자한도 안에서 주식, 채권 등을 포함한 중국의 금융시장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QFII와 달리 RQFII는 중국증권감독위원회가 국가별로 투자한도를 부여하게 되며, 해당국가의 금융사가 신청해 그 자격을 취득하게 된다.
7월 3일 우리나라는 홍콩(2700억 위안), 대만(1000억 위안), 런던(800억 위안), 프랑스(800억 위안), 싱가포르(500억 위안) 등에 이어 6번째로 RQFII 자격을 갖게 됐으며 그 한도액은 800억 위안이다. RQFII는 위안화로 직접 중국에 투자할 수 있는데, 특히 중국의 국채에 투자하는데 큰 제약이 없다. 따라서 우리나라 금융사들은 새로운 투자루트를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중국에서 우리나라 증권사나 자산운용사들이 법인을 설립하기어려운 상황이므로 RQFII는 중국 투자의 새로운 길을 열어주게 됐다.
물론 중국이 우리나라에게 제안한 금융부문의 선물은 중국 금융의 국제화 취지에도 부합된다. 원-위안화 직거래 확대는 결국 중국 위안화의 국제결제 통화로서의 위상을 제고하게 되며, RQFII는 우리나라가 위안화를 보유하게 함으로써 비축통화로서 위안화의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원-위안화 직거래와 RQFII는 우리나라와 중국 양측의 ‘윈-윈’에 기여하게 된다.
일찍이 QFII자격을 취득했던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중국 주식시장의 최고 호황기였던 2006년과 2007년 엄청난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상하이 종합주가지수는 2005년 말 1161포인트에 불과했으나 2007년 연중 최고치가 6124 포인트로 무려 5배 이상 상승했다. 우리나라 금융사로는 푸르덴셜자산운용(한국)이 2008년 4월에서야 최초로 QFII자격을 취득했다. 결국 우리나라의 어느 금융사도 QFII 자격으로 중국 주식호황의 혜택을 입지 못우리나라 금융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여러 금융사들이 중국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금융시장의 여러 가지 진입장벽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진입장벽을 완화하도록 하는 요구가 있어야 할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중국이 서두르고 있는 한.중 FTA 협상에서 중국 금융시장의 진입장벽을 과감하게 제거하도록 요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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