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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택시 독주 막아라' 막강 SKT·우버 연합군 뜬다

SKT의 인프라, 우버의 기술로 강력한 시너지 전망…"건전한 경쟁 통한 모빌리티 시장 성장 기대"

2021.02.04(Thu) 16:41:05

[비즈한국] 카카오모빌리티가 독주하고 있는 가맹택시 모빌리티 업계에 변수가 등장했다. 지난해 동맹을 선언한 SK텔레콤(SKT)과 우버코리아테크놀로지(우버)가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 것. 양 사는 인프라와 기술을 바탕으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시장 발전을 위해서라면 대기업과 모빌리티 서비스의 협업이 필요하다”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잠잠하던 우버가 SKT와 동맹을 선언하며 모빌리티 업계 경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 양 사 동맹으로 탄생한 결과물은 이르면 오는 4월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우버 제공


우버와 SKT가 동맹을 선언한 건 2020년 10월. SKT로부터 모빌리티 전문 기업으로 분할한 티맵모빌리티에 ​우버가 약 5000만 달러(약 575억 원) 투자를 약속했다. 이어 티맵모빌리티와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고 약 1억 달러(약 1150억 원) 이상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총 1725억 원 규모의 투자금은 모빌리티 업계에서 카카오모빌리티가 2017년 투자받은 5000억 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액수다.

 

우버는 후속 행보로 몸집을 확장하고 있다. 1월 20일 서울을 중심으로 가맹택시 ‘우버 택시’ 베타 서비스를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우버는 현재 600대 수준의 가맹택시를 운행하고 있다. 1분기 이내로 가맹택시 약 1000대까지 증차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SKT는 3일 지난해 실적 콘퍼런스콜을 통해 우버와의 택시조합 설립 및 공식 서비스 출시를 오는 4월로 예고했다. 하형일 SK텔레콤 코퍼레이트2센터장은 “지난해 12월 SK텔레콤 모빌리티 사업부가 분사해 티맵모빌리티로 공식 출범했다. 투자자(FI) 유치 및 서비스 준비 과정은 순항 중으로 우버와의 택시 조합 설립 및 공식 서비스 출시는 4월 중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두 기업의 광폭 행보는 모빌리티 업계에서도 화젯거리다. 후발 주자지만 SKT의 인프라와 우버의 기술력을 앞세운다면 업계 판도가 바뀔 수도 있을 것이라는 섣부른 전망이 나온다. 특히 SKT의 가입자 수는 두 기업에 상당한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모빌리티도 월 이용자 1000만이라는 수치를 끌어낸 배경에는 4500만 명이 가입한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이 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0년 12월 ‘무선통신서비스 가입자 통계’에 따르면 SKT 가입자 수는 약 2900만 명에 달한다. 우리나라 국민 5명 중 3명이 SKT에 가입한 셈이다. SKT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고객들을 자신들의 모빌리티 서비스로 유인한다면 가입자 수 확보에 상당한 시너지가 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하형일 센터장은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영역에서 T맵 라이프 플랫폼 등 기존 사업을 확대하고, 또 기존에 없던 구독형 멤버십을 출시할 것”며 “티맵모빌리티는 대중교통, 렌터카, 차량공유, 택시를 아우르는 올인원 모빌리티 서비스로 성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SKT가 밝힌 모빌리티 혁신 구조도. 우버가 티맵모빌리티와 조인트벤처에 약 1700억 원 투자를 밝혔다. 조인트벤처의 지분율은 우버가 51% SKT가 49%로 2%에 불과하지만 업계에서는 ​우버가 조인트벤처의 운영권을 쥐게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자료=SK텔레콤 제공


그러나 아무리 가입자 수를 늘려간다고 하더라도 택시가 부족해 빠르게 매칭이 되지 않는다면, 이용자들의 불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후발주자로 나서는 플랫폼 가맹사업자들이 흔히 겪는 고충이다. 양 사는 조인트벤처를 통해 택시 호출과 같은 e헤일링(hailing) 공동 사업을 진행할 계획임을 밝혔다. 우버의 가맹 택시는 600여 대 수준에 불과하지만 T맵 택시 앱을 이용하는 운전기사는 20만 명에 달한다. 두 택시 호출 서비스를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앱)에 구현한다면 초반 공급량 부족으로 이용자가 이탈하는 현상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  

 

우버는 이미 이와 비슷한 ‘우버 플래시’라는 서비스를 동남아시아에서 선보인 바 있다. 우버 플래시는 우버에 등록된 개인 차량과 택시를 모두 부를 수 있는 서비스다. 이용자에게 가장 가까이에 있는 차량이 매칭된다. 이용료는 우버 앱을 통해 탄력적으로 책정된다. 국내에서는 개인 차량 대신 T맵 택시와 우버 택시로 이 서비스를 운영하면 된다. 

 

아직까지 확보할 수 있는 가맹 택시도 상당히 남았다. 현재 전국에 등록된 택시는 25만여 대 수준. 그중 카카오모빌리티와 KST모빌리티가 각각 약 1만 대를 확보했다. 그 외 나머지 플랫폼 가맹사업자들이 확보한 택시는 수천 대 수준이다. 즉 누구나 카카오모빌리티와 KST모빌리티처럼 1만 대 이상을 확보할 여지가 충분한 셈이다. 

 

기존 가맹 택시들의 환승도 변수다. 다른 플랫폼사업자와 계약한 가맹택시라도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계약 종료 후 플랫폼사업자를 바꿀 수도 있다. 업계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개인택시 기사나 택시법인 관계자들이 이제 아무 플랫폼 사업자나 선택하는 시대는 지났다. 어떤 사업자가 자신에게 유리한지 충분히 고려한 후 결정한다. 오히려 그들에게 선택받기 위해 플랫폼 가맹사업자들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학과 교수는 “또 대기업이냐는 말이 나오겠지만 시장 발전을 위해서라면 대기업의 참전은 거스를 수 없는 하나의 흐름이다. 예전처럼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도외시하는 시대도 지났기 때문에 시장 발전 측면에서 두 기업의 동맹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경쟁이 활발할수록 더 좋은 서비스가 생겨날 기회가 늘어나므로 소비자에게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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