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지난해 1월 출간된 김종영 시인의 시집 ‘나는 너로 인해 시인이 된다’가 양귀자의 소설 ‘모순’에 나오는 한 구절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다. 최근 공모전 소설 표절과 관련해 문학계가 발칵 뒤집힌 사건에 이어 반복되는 표절 논란에 업계 안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표절 의혹이 불거진 부분은 김종영 시인의 시집 ‘나는 너로 인해 시인이 된다’ 에 수록된 ‘고마워’라는 시의 일부분이다. ‘사랑하지 않고 스쳐지나갈 수도 있었는데 사랑일지도 모른다고 걸음을 멈춰준 너에게 고마워’라는 구절이다. 이는 유명 소설가 양귀자의 1998년 장편소설 ‘모순’의 한 구절인 ‘사랑하지 않고 스쳐지나 갈 수도 있었는데 사랑일지도 모른다고 걸음을 멈춰준 그 사람이 정녕 고맙다고’와 똑같다.
문제가 되는 구절은 이뿐만이 아니다. 또 다른 시 ‘그 어떤 꽃이라도’에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핀 꽃은 없고 어둠을 보지 않고 핀 꽃 또한 없으며 비를 맞지 않고 핀 꽃은 없다’는 표현이 있는데, 이는 도종환 시인의 시 ‘흔들리며 피는 꽃’의 첫 구절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
논란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출판업계 관계자는 “양귀자 소설 ‘모순’은 100쇄가 넘는 양을 찍었을 정도로 유명한 소설이고 논란이 되는 구절 역시 매우 잘 알려져 있다. 출판사 검토 작업에서 어떻게 걸러지지 않을 수 있었는지 의문이다. 문학계 표절 논란은 끊임없이 반복됐지만 개선되지 않았고, 크고 작은 문제들을 덮으며 최근의 어이없는 공모전 표절 사태까지 발생했다. 이 사례도 본인과 출판사의 이름을 걸고 나온 만큼 확실하게 사후에라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재 해당 책은 교보문고, YES24 등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판매 중이다. 김종영 시인은 문제가 되는 책 한 권 외에 다른 책을 출간한 경력은 없다. 표절 논란에 대해 묻자 책을 출간한 경향BP 측은 “경위를 파악 중이다”라고 답했다.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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