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지난해 1월 출간된 김종영 시인의 시집 ‘나는 너로 인해 시인이 된다’가 양귀자의 소설 ‘모순’에 나오는 한 구절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다. 최근 공모전 소설 표절과 관련해 문학계가 발칵 뒤집힌 사건에 이어 반복되는 표절 논란에 업계 안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시집 속 한 구절인 ‘사랑하지 않고 스쳐지나갈 수도 있었는데 사랑일지도 모른다고 걸음을 멈춰준 너에게 고마워’는 양귀자 소설 ‘모순’의 유명한 구절과 동일하다. 사진=김종영 시인 SNS](/upload/bk/article/202102/thumb/21361-50106-sampleM.jpg)
표절 의혹이 불거진 부분은 김종영 시인의 시집 ‘나는 너로 인해 시인이 된다’ 에 수록된 ‘고마워’라는 시의 일부분이다. ‘사랑하지 않고 스쳐지나갈 수도 있었는데 사랑일지도 모른다고 걸음을 멈춰준 너에게 고마워’라는 구절이다. 이는 유명 소설가 양귀자의 1998년 장편소설 ‘모순’의 한 구절인 ‘사랑하지 않고 스쳐지나 갈 수도 있었는데 사랑일지도 모른다고 걸음을 멈춰준 그 사람이 정녕 고맙다고’와 똑같다.
문제가 되는 구절은 이뿐만이 아니다. 또 다른 시 ‘그 어떤 꽃이라도’에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핀 꽃은 없고 어둠을 보지 않고 핀 꽃 또한 없으며 비를 맞지 않고 핀 꽃은 없다’는 표현이 있는데, 이는 도종환 시인의 시 ‘흔들리며 피는 꽃’의 첫 구절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
![김종영 시인은 본인의 SNS에 올린 글을 모아 시집을 출간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시도 2016년 본인의 필명인 ‘비맞은개’ 이름으로 2016년 SNS에 올렸다. 사진=김종영 시인 SNS](/upload/bk/article/202102/thumb/21361-50107-sampleM.jpg)
논란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출판업계 관계자는 “양귀자 소설 ‘모순’은 100쇄가 넘는 양을 찍었을 정도로 유명한 소설이고 논란이 되는 구절 역시 매우 잘 알려져 있다. 출판사 검토 작업에서 어떻게 걸러지지 않을 수 있었는지 의문이다. 문학계 표절 논란은 끊임없이 반복됐지만 개선되지 않았고, 크고 작은 문제들을 덮으며 최근의 어이없는 공모전 표절 사태까지 발생했다. 이 사례도 본인과 출판사의 이름을 걸고 나온 만큼 확실하게 사후에라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재 해당 책은 교보문고, YES24 등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판매 중이다. 김종영 시인은 문제가 되는 책 한 권 외에 다른 책을 출간한 경력은 없다. 표절 논란에 대해 묻자 책을 출간한 경향BP 측은 “경위를 파악 중이다”라고 답했다.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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