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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명절 앞둔 재활용센터 가보니…일회용품 급증에 "한계상황"

코로나19로 식품 배송용 스티로폼 배출 크게 늘어…일손 부족에 "테이프 제거라도 제대로" 호소

2021.02.01(Mon) 15:25:39

[비즈한국] “코로나19 이후 재활용 쓰레기가 많이 늘었죠. 직원들은 계속 초과근무를 하고 있고요. 사무직까지 모두 나와 쓰레기 선별 작업을 해도 일손이 부족해요. 일회용품 사용이 너무 늘다 보니 이러한 소비 행태가 일상적으로 굳어질까 염려스러울 정도입니다(오만호 용인도시공사 환경사업팀 팀장)​.”

 

용인시 재활용센터 선별장의 모습. 재활용 쓰레기가 발 디딜 틈 없이 쌓여있다. 사진=용인도시공사 제공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에 위치한 용인시 재활용센터. 이곳은 아파트 등의 공동주택을 제외한 용인시 내 일반주택에서 배출된 재활용 쓰레기를 처리하는 곳이다. 지난달 29일 찾아간 재활용센터에는 오전부터 수거 차량이 줄지어 들어왔다. 재활용 쓰레기를 쏟고 떠나기를 반복했고, 선별장 앞에는 쓰레기가 산처럼 쌓였다. 체감온도 영하 18도에 달하는 강추위에도 직원들은 밀려드는 쓰레기를 처리하느라 손 녹일 시간 없이 분주히 움직였다.

 

정용덕 용인도시공사 환경사업팀 과장은 “화재 위험 등으로 인해 선별장은 난방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겨울에는 너무 춥고, 여름에는 더운 곳”이라며 “쓰레기 냄새는 기본이다. 가스를 다 빼지 않고 버리는 부탄가스 캔 등으로 인해 가스 냄새까지 진동하고, 기계 소음이 너무 커 귀마개 사용이 필수”라며 직원들이 겪는 고충을 설명했다. 이어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오니 휴가 한 번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다. 야근은 기본이고, 주말에도 근무해야 할 지경”이라고 덧붙였다.

 

재활용센터 선별장에서 분류 작업을 하는 직원들의 모습. 사진=박해나 기자


#코로나19로 재활용 쓰레기 25% 증가, 명절이면 더욱 늘어 

 

오만호 용인도시공사 환경사업팀 팀장은 “코로나19 이후 재활용 쓰레기 배출량이 늘었다. 배달이나 포장 등이 일상화되면서 플라스틱, 비닐, 스티로폼 등 일회용품 소비가 커진 탓”이라며 “하루에 약 56~57톤의 쓰레기가 들어온다.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용인도시공사에 따르면 일 평균 재활용 쓰레기 배출량은 2020년 들어 50톤을 넘어섰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평균 40톤가량에서 약 25% 증가한 수치다. 특히 지난해 연말부터 증가 폭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2019년 초 월평균 1000톤가량이던 것이 2020년 연말에는 약 1500톤으로 늘었다. 

 

다른 지역도 재활용 쓰레기 배출량은 증가세를 보였다. 경기도 관계자는 “2019년 대비 2020년 재활용 쓰레기양이 17% 증가했다”면서 “코로나19로 포장재 폐기물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도 “2019년 기준 서울시 재활용 쓰레기 배출량은 40만 5112톤으로 2020년은 이보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아직 정확한 통계 자료는 나오지 않았다”고 답했다. 

 

다가오는 명절에는 재활용 쓰레기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정 과장은 “일 년 중 재활용 쓰레기 배출량이 가장 많을 때가 명절 시즌이다”라며 “명절 선물 포장재에 일회용품이 많이 쓰이지 않나. 명절 전 주에는 일 평균 배출량이 50톤에서 80톤까지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가정에서 배출하는 스티로폼이 급격히 증가했다. 사진=용인도시공사 제공


#“스티로폼이 가장 문제”, 테이프 붙인 채 버리는 박스로 골머리

 

코로나19로 인해 특히 스티로폼 배출량이 급증했다. 식품 배송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며 보온·보냉에 효과적인 스티로폼 사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배출량이 많아 스티로폼은 별도 장소에서 따로 처리해야 할 수준이다. 정 과장은 “일 평균 5톤가량 나오던 스티로폼이 지난해부터 8톤으로 증가했다. 재활용센터 직원이 49명인데 그중 10명이 스티로폼만 전담한다”고 말했다. 

 

신선함이 유지돼야 하는 식품 배송의 경우 스티로폼 사용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CJ더마켓의 경우 냉동·냉장 식품 배송 시 식품안전 확보를 위해 스티로폼 포장재를 사용한다. 냉동과 냉장식품을 합배송할 수 있게 스티로폼 박스를 개조해 포장재 사용을 줄이려 노력하지만, 아직 다른 포장재 사용 방안은 없다. 장기적으로 대체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마켓컬리는 배송 포장재에서 스티로폼 사용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지방 배송의 경우 여전히 스티로폼을 사용하고 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서울 및 수도권은 냉동 차량으로 직접 배송해 스티로폼을 사용하지 않지만, 지방의 경우 택배 배송을 해야 한다”면서 “스티로폼이 보냉률이 가장 높다 보니 사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테이프가 부착된 스티로폼은 재활용이 어렵다. 직원들이 수작업으로 제거해야 한다. 사진=용인도시공사 제공

 

재활용센터는 스티로폼을 줄일 수 없다면 분리배출이라도 올바르게 해달라고 당부한다. 특히 스티로폼 박스의 경우 테이프를 제거하지 않거나 이물질을 넣어 버리는 경우가 많아 재활용률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정 과장은 “가정에서 스티로폼을 배출할 때 부착된 테이프를 제거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직원들이 일일이 손으로 다 제거한다. 그렇지 않으면 재활용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스티로폼 안에 쓰레기를 넣어 버리는 경우도 많다. 비닐이나 일반 쓰레기를 넣어 버리는 일은 일반적이고, 음식물 쓰레기나 동물 사체가 나오는 경우도 빈번하다는 설명이다. 

 

스티로폼은 소각할 경우 유해물질이 다량 배출되고, 매립 시 완전 분해되기까지 50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재활용이 되지 않을 경우, 환경오염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다. 재활용센터에서는 일일이 테이프를 제거하며 재활용률을 높이려 노력 중이지만 배출량이 계속 늘어나는 탓에 제거 작업에도 한계가 온다고 호소한다.

 

정 과장은 “이제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센터에서 처리할 수 있는 쓰레기량은 한정적인데 양이 늘면 다 소화를 못 한다”면서 “배출된 쓰레기를 수거하지 못하게 되면 집 앞에 쓰레기가 계속 쌓이고 쓰레기 대란이 시작된다.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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