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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했던 대한변협회장 선거가 의미하는 바는?

결선 투표 끝에 젊은 변호사 지지 얻은 이종엽 변호사 압승 "로스쿨 중심으로 바뀌어"

2021.02.01(Mon) 10:34:06

[비즈한국] 법조삼륜(三輪)의 한 축이자 전국 변호사를 대표하는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으로 이종엽 변호사(사법연수원 18기)가 당선됐다. 선거 과정은 치열했다. 1차 선거에서 유효투표수의 3분의 1을 넘지 못해, 결선 투표 끝에 당선되기까지 낙마한 다른 후보들의 지지 선언이 엇갈리는 탓에 그 누구도 점칠 수 없는 승부가 예상됐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 밖 이종엽 변호사의 압승으로 끝났다.

 

법조계는 이 변호사가 제51대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으로 당선된 배경으로 ‘로스쿨 출신들의 압도적 지지’가 주효했다고 본다. 앞서 치러진 서울변호사협회 회장 선거에서도 114년 서울변회 역사상 처음으로 로스쿨 출신 김정욱 변호사가 당선되면서 이제 변호사 시장은 ‘로스쿨’ 출신들이 주도하게 됐다는 평이 나온다. 

 

이종엽 신임 대한변호사협회장(오른쪽)이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변협회관에서 열린 '제51대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당선증 교부식'에서 이백수 대한변호사협회 선관위 위원장으로부터 당선증을 받았다. 사진=연합뉴스

 

#‘박빙’ 예상 뒤집고 압승

 

결선 투표를 하루 앞둔 지난 26일 저녁, 이종엽 변호사 후보 캠프와 조현욱 변호사 후보 캠프 분위기는 바쁘게 돌아갔다. 당초 1차 투표에서 이종엽 후보는 3948표(26.8%), 조현욱 후보는 3528표(24%)를 각각 받아내 박빙의 차이로 양자 결선 투표를 가게 됐기 때문.

 

그리고 26일 밤 10시 즈음, 1차 투표에서 떨어진 후보자들 중 다수가 조현욱 후보자를 지지하면서 분위기는 조 후보자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는 듯했다. 1차 투표에 참가했다가 낙마한 3명의 후보자 중 황용환·이종린 변호사가 조현욱 후보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황 변호사는 1차 투표에서 3353표(22.8%), 이종린 변호사는 1682표(11.4%)를 각각 기록했기 때문에, 4위였던 박종흔 변호사(2208표, 15%)가 이종엽 후보에 대해 공개 지지를 선언했다고 하더라도 승부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단순 1차 투표 계산으로는 조 후보자가 앞선 데다 조 후보는 1987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제28회 사법시험에 최연소로 합격, 판사와 여성변호사협회 회장 등을 거친 경력 때문에 ‘조 후보의 승리’를 점치는 분위기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승부는 생각 외로 이종엽 후보의 낙승으로 끝났다. 대한변협에 따르면 27일 치러진 협회장 선거 결선투표 결과 이 당선자는 총 유효투표 1만4550표 중 58.67%인 8536표를 획득해 당선을 확정지었다. 

 

#로스쿨 출신들 지지 덕분 “캠프도 놀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대법관·대법원 양형위원 후보 추천권이 있는 대한변협회장은 3만 변호사를 대표한다. 앞으로 2년간 대한변협 회장을 맡게 된 이종엽 변호사는 1987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제28회 사법시험을 통과한 뒤 검찰에서 법조인 생활을 시작했다. 그 후 인천지방변호사회 회장, 대한변협 이사, 법조정상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승리 요인은 젊은 변호사들의 지지였다. 법조계는 특히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지지를 꼽는다. 이 변호사는 청년 변호사들이 주축이 되는 한국법조인협회(한법협)의 지지를 받았고, 서울변회 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로스쿨 출신 김정욱 변호사와 연대를 토대로 선거 운동도 진행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워진 변호사 시장에서 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젊은 변호사들의 표가 대거 반영된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종엽 변호사 캠프 관계자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대거 이종엽 후보들에게 표를 몰아준 덕분에 결선 투표에서 예상과 다르게 큰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마지막날까지 변호사들에게 전화를 돌려가며 한 표를 호소할 정도로 박빙의 승부였는데 생각보다 큰 승리를 거둬 캠프도 놀랐다”고 전했다.

 

커진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규모가 선거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인데, 실제 서울변회 소속 변호사 1만 8000여 명 가운데 사법시험 출신은 1만여 명으로 로스쿨 출신(8000여 명)과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로스쿨 출신들이 매년 1500명 이상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서 갈수록 로스쿨 출신들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받는다.

 

실제 이보다 조금 앞선 25일 치러진 서울지방변호사회(서울변회) 제96대 회장 선거에서는 처음으로 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당선됐다. 지난 2010년 서울시립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2013년 제2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김정욱 변호사(42세)가 주인공인데, 그는 총 유효표수 1만 1929표 가운데 4343표(36.4%)를 얻어 서울변회를 2년간 이끌게 됐다.

 

김정욱 변호사와의 연대를 선거 내내 강조했던 이종엽 변호사이기 때문에, 앞으로 2년 동안 대한변협-서울변회가 젊은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을 위한 정책들을 추진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대목이다. 이종엽 변호사는 대한변협 회장 선거를 앞두고 △불법 법률 플랫폼 형사고발 △로스쿨 정원 감축을 위한 결원보충제 폐지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한변협 관계자는 “변호사들이 매년 2000명 안팎으로 쏟아져 나오면서 시장이 더 치열해지고 있고 변호사라는 자격증만으로는 먹고살기 힘든 시대가 된 상황이 표심으로 반영된 것 아니겠냐”며 “대한변협의 정책도 더 젊은 변호사들 중심으로 추진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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