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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 2대 주주' 이준호 회장 개인회사, 삼성동 상가 두 동 매입

단기 매매차익, 개발 이익 거두긴 어려워…NHN "최대주주 운영 회사라 답변 어려워"

2021.01.27(Wed) 18:06:26

[비즈한국] 이준호 엔에이치엔(NHN) 회장이 지분 100%를 소유한 개인회사가 최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주거지역 내 상가 두 동을 동시에 사들인 것으로 비즈한국 취재 결과 확인됐다. 이 회장이 NHN 지분을 늘려가는 데 징검다리 역할을 해온 이 회사가 이렇다 할 영업 활동 없이 건물을 매입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준호 NHN 회장이 지분 100%를 소유한 개인회사 제이엘씨가 20일 서울 삼성동 봉은사역 북쪽 주거지역에 위치한 근린생활시설 두 동을 총 165억 원에 매입했다. 사진=차형조 기자

 

#이준호 NHN 회장 개인회사 ‘제이엘씨​ 서울 삼성동 상가 두 동 매입

 

업계와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주식회사 ‘제이엘씨(JLC)’는 20일 삼성동 봉은사역 동북쪽 주거지역에 위치한 근린생활시설 두 동을 총 165억 원에 매입했다. 두 건물은 풍림아파트에서 아이파크삼성아파트로 오르는 언덕길에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다. 각각 1990년 2월과 10월 지하 1층~지상 2층(연면적 274.11㎡, 254.4㎡) 규모 주택으로 지어졌지만 매매 직전인 지난해 12월 근린생활시설로 용도가 바뀌었다.

 

제이엘씨와 제이엘씨파트너스는 이준호 NHN 회장이 지분 100%를 소유한 개인회사다. 이 회장은 각각 2014년 9월과 2016년 1월 소프트웨어 개발 등 15개 이상을 사업목적으로 하는 두 회사를 설립했다. 2019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장이 이들 회사에 출자한 돈은 각각 1700억 7280만 원, 1498억 1191만 원에 달한다.

 

건물 매도인은 연질캡슐 생산업체인 ‘알피코프’다. 윤영환 대웅제약 명예회장의 차남인 윤재훈 알피코프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지분 100%를 소유한 회사다. 옛 ‘대웅상사’와 ‘알앤피코리아’는 두 건물을 2011년 4월과 6월 각각 23억 원에 매입했다. 알앤피코리아는 이듬해 2월 대웅상사를 흡수 합병해 알피코프로 재탄생했다. 이 건물은 알피코프 사무실과 복리후생시설로 사용됐다고 알려졌다.

 

제이엘씨가 단기에 건물 부지를 개발하거나 매매 차익을 거두기는 어려워 보인다. 일대는 단독주택 중심의 제1종 전용주거지역으로 건폐율(50% 이하)과 용적률(100% 이하) 규제를 받는다. 지난해 6월 17일 주택시장 안정화대책에 따라 삼성동을 포함한 국제교류복합지구 인근 4개 동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는데, 이곳에서 주거지역 18㎡, 상업지역 20㎡를 초과한 토지를 거래할 때에는 허가를 받고 일정 기간 목적대로(사업 목적은 4년) 사용할 의무도 진다.

 

#영업성과 전무한 제이엘씨, 건물 매입 배경은

 

 

제이엘씨와 제이엘씨파트너스는 각각 이준호 회장에 이은 NHN 2·3대 주주다. 2014년 NHN 최대주주에 오른 이 회장은 두 회사를 통해 지분을 확대해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NHN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소유한 지분은 이준호 회장 17.38%, 제이엘씨 14.06%, 제이엘씨파트너스 10.22%, 아들 이수민(29) 씨 2.56%​, 딸 이수린(23) 씨 2.56%, 아내 권선영(57) 씨 0.36%, NHN 및 계열사 임원 1.34% 등 48.47%다.

 

제이엘씨와 제이엘씨파트너스는 법인 설립 후 한 번도 영업 성과를 낸 적이 없다. 회사 수입​은 대여금에 따른 이자수익 등 ‘영업외수익’​이 전부다. 이번 건물 매입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제이엘씨는 2019년 영업외수익 23억 2120만 원, 순이익 9억 3024만 원을, 제이엘씨파트너스는 같은 해 영업외수익 8억 9354만 원, 순손실 7억 7358만 원을 기록했다. 제이엘씨는 ‘제이엘 알라 모아나 엘엘씨(JL ALA MOANA LLC)’ 대여금에서 수익을 냈다. 이 회사는 ​5개 자회사를 거느린 미국 하와이 소재 부동산 투자회사로 이준호 회장이 지분 100%를 소유했다.

 

 

한편 현재 제이엘씨와 제이엘씨 파트너스 대표이사는 ‘NHN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대표이사이자 ‘NHN인베스트먼트’ 사내이사인 강진규 씨가 맡고 있다. NHN인베스트먼트와 NHN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는 NHN이 지분 100%를 소유한 자회사다. 자회사 대표가 모회사​ 지분 48.47%(특수관계인 포함)를 보유한 최대주주의 개인회사 대표를 겸임하는 셈이다.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현재 제이엘씨 본점 주소지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케이티앤지타워 7층으로 NHN인베스트먼트와 NHN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본점 주소지와 일치한다.

 

NHN 관계자는 “최대주주가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제이엘씨 관련 내용은 확인이 어렵다”며 “제이엘씨가 NHN인베스트먼트, NHN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와 같은 건물 같은 층에 입주했지만 별도 공간에 각각 임대차 계약을 체결해 사용하고 있다. (NHN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와 제이엘씨, 제이엘씨 파트너스) 대표이사 겸임은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IT기업처럼 문제가 될 것은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준호 NHN 회장. 사진=연합뉴스


NHN은 온라인 및 모바일 게임 사업과 간편결제 서비스 등을 운영하는 회사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설립한 ‘네이버컴’과 카카오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창업한 ‘한게임’이 2000년 7월 합병해 탄생한 NHN은 2013년 8월 인터넷사업 부문 네이버와 게임사업 부문 NHN엔터테인먼트로 인적분할되면서 사라졌다. NHN엔터테인먼트는 2019년 3월 회사 이름을 다시 NHN으로 바꿨다.

 

이준호 NHN 회장은 ​숭실대 컴퓨터학부 부교수를 지내던 ​2000년 네이버컴 투자를 받아 검색전문업체 ‘서치솔루션’을 설립했다. 이듬해 NHN은 주식교환 방식으로 서치솔루션을 인수했다. 이 회장은 이를 통해 NHN 대주주에 올랐다. 2005년 NHN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정식 입사해 최고서비스책임자(CAO),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치며 NHN 경영 전반을 총괄했다. NHN 기업 분할 이후로는 최대주주였던 네이버와 이해진 GIO 지분을 매입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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