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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로 불붙은 선크림 SPF 조작 논란 '진실은 어디에'

한국피부과학원장 주장에 업계 "신뢰할 만한 자료 아냐" 전문가 "정부나 시민단체의 조사 필요"

2021.01.21(Thu) 17:55:27

[비즈한국] 국내 선크림 제품 일부의 자외선차단지수(SPF)가 표기된 것보다 현저히 낮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다. 해외에서 시작된 조작 논란은 업계 관계자가 직접 실시한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며 확산되고 있다. 이 관계자는 “해외에서 문제가 된 제품 외에도 SPF가 낮은 제품을 다수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카더라 식 전파를 막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국피부과학연구원 “다수 제품에서 지수 불일치 확인”

논란은 해외에서 먼저 불거졌다. 미국의 ‘뉴욕 매거진(New York Magazine)’은 지난해 12월 ‘퓨리토의 센텔라 그린은 무엇이 잘못되었는가?(What Went Wrong With Purito’s Centella Green?)’​라는 기사에서 “인터넷에서 잘 알려진 자외선 차단제인 퓨리토 선크림이 이번 달 SNS 분노의 표적이 됐다. 화장품 데이터베이스 업체 INCI디코더(INCIDecoder)는 ‘​SPF50인 퓨리토 선크림의 SPF를 측정해보니 절반도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퓨리토 제품은 해외에서 유튜버와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며 알려졌다. ‘순한 천연 화장품’ 마케팅으로 아마존과 이베이를 통해 미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에서 판매됐다. 사진=퓨리토 페이스북 페이지


퓨리토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욱 유명한 브랜드다. ‘순한 천연 화장품’이라는 마케팅으로 아마존과 이베이를 통해 미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에서 화장품을 판매했다. 퓨리토는 논란이 커지자 지난달부터 선크림 판매를 잠정 중단하고 환불 조치에 들어갔다. 문제가 된 선크림 종류에 추가적인 자외선 차단지수 실험도 의뢰했다고 밝혔다. 

퓨리토 측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해당 제품은 ODM(Original Design Manufacturing) 시스템으로 제품을 개발할 때 제조사, 브랜드, 테스트 연구소 등 여러 당사자가 함께한다. 우리는 퓨리토 전용 제품을 개발하도록 요청한 제조사가 고품질의 자외선 차단 제품과 첨단 기술을 개발한 지 오래됐기 때문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이 인스타그램 게시물에는 해명과 개선을 요구하는 댓글이 1만 8000개가량 달렸다.

해외에서 불거진 논란은 국내 유튜버가 올린 영상과 SNS를 통해 확산됐다. ​안인숙 ​한국피부과학연구원 원장은 지난해 12월 25일 올린 영상을 통해 퓨리토 선크림 논란을 소개하며 국내 다른 선크림 제품의 SPF를 자체적으로 측정한 결과를 공개했다. 영상에 따르면 안 원장이 측정한 유명 유튜버 추천 제품과 화장품 성분 분석 플랫폼 ‘화해’에서 10위 안에 든 제품 14종 대부분이 SPF50 미만이었다.

​퓨리토 측은 ​논란이 된 제품의 판매를 잠정 중단하고 환불 조치에 들어갔다. 홈페이지에서 환불 적용 제품과 절차를 안내하고 있다. 사진=퓨리토 홈페이지


안 원장은 영상에서 “제조사에서 검측 기관에 의뢰할 때 선크림 샘플과 예상 SPF 수치를 알려주면 기관은 테스트를 통해 해당 수치가 나오는지를 측정한다. 어떤 검측 기관이 수치가 잘 나오는지 소문이 나 있다. 퓨리토 제품의 검측 기관도 그런 곳 중 하나다. 애초에 검측 기관에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브랜드 역시 몰랐다 하더라도 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국피부과학연구원 관계자는 20일 비즈한국과의 통화에서 “영상에서 밝힌 대로다. ‘어떤 검측 기관이 수치가 잘 나오는지 소문이 나 있다’는 언급은 안 원장이 평소 갖고 있던 사견”이라고 설명했다. 

#문제 제기한 업체도 검측 기관…전문가 “정부나 시민단체 나서야”

일각에선 안 원장이 소속된 한국피부과학연구원도 검측 기관 중 하나이기 때문에 다른 기관을 견제하는 시각이 반영됐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논란이 해외에서 시작된 건 맞지만 검사 과정의 변수나 충족 조건이 국내와 다르기 때문에 그대로 가져와 받아들이는 건 맞지 않다. 또 현재 이 문제를 국내로 가져와 확장한 한국피부과학연구원 또한 검측 기관이다. 이해관계에서 벗어난 시민단체나 정부 기관의 조사가 아니기 때문에 곧이곧대로 믿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식약처 화장품정책과 관계자는 “문제가 된 퓨리토 제품은 전량 수출됐으며 국내에는 유통되지 않았다. 전량 회수 또는 환불 조치된 걸 확인한 것으로 내용을 파악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검증되지 않은 자료의 확산으로 K-뷰티의 수출에 먹구름이 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K-뷰티가 해외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제품의 전반적인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특정 기관의 자체 자료에 기대고 있다는 게 문제이기 때문에 ‘카더라’ 식 전파를 막기 위해서라도 정부나 시민단체가 진상 파악이나 전수조사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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