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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업&다운] 글로벌 진출하는 '배민' vs 새 주인 찾는 '요기요'

피인수자 김봉진 배민 의장이 아시아 14개국 DH 운영 맡자, 강신봉 DH코리아 대표 입지 좁아져

2021.01.21(Thu) 13:47:09

[비즈한국]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1년. 그간 외식 시장에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배달의 일상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음식 서비스 온라인 소비는 1조 6393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달 대비 60.6% 급증한 수치다. 

 

특히 배달앱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배달앱 월 이용자 수(접속 기준)는 약 2700만 명에 달하며 배달앱 이용 음식점 수는 35만 개 이상이다. 배달앱 서비스의 경쟁도 치열해졌다. 

 

독일의 배달업체 딜리버리히어로(DH)가 배달의민족을 인수하고 요기요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최준필 기자

 

#DH 업고 아시아 14개국 경영권 손에 쥔 ‘배달의민족’

 

배달의민족(배민)은 배달앱 시장에서 독보적 1위를 지키고 있다. 누적 다운로드 수는 5400만을 넘었으며, 월 방문자 수는 1000만 명 이상이다. 배민의 성장 요인은 기발한 기획력과 마케팅으로 꼽힌다. 배민만의 ‘B급 감성’ 마케팅은 창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브랜드 정체성으로 자리매김했다. 

 

배민은 배달 음식을 주문하는 주체가 조직의 막내급이라 판단하고, 이들의 취향을 저격할 ‘B급 감성’ 마케팅을 기획했다. B급 감성 마케팅은 제대로 통했고, 굳건한 업계 1위 자리를 지키는 힘이 됐다. 

 

2019년 6월 시작한 베트남 사업에서도 B급 감성 마케팅이 통했다는 평이다. 배민은 베트남의 음력 설인 뗏(Tet)에 “이거 엄마한테 맡기지 마”, “남자친구 있냐고 물어보지 마”, “나이가 많지만 아직도 세뱃돈을 받지” 같은 문구가 들어간 세뱃돈 봉투를 판매했는데 1000장 이상 판매되며 판매 개시 10일 만에 재고가 모두 소진됐다.

 

배달의민족의 성장 요인으로 꼽히는 ‘B급 감성’ 마케팅. 글로벌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사진=우아한형제들 홈페이지

 

자본금 3000만 원으로 시작했던 배민은 이제 몸값 5조 원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독일의 배달업체 딜리버리히어로(DH)가 4조 7500억 원에 배민을 인수했고, 김봉진 우아한형제들(배민 운영사) 의장은 DH와의 합작법인 우아DH아시아 의장을 맡게 됐다. 싱가포르에 설립한 우아DH아시아를 통해 아시아 14개국을 경영하게 된다. 

 

이번 DH와의 인수합병은 김봉진 의장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성사됐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 평가다. 니클라스 외스트버그 DH 대표와 김 의장은 2011년부터 인연을 이어왔다. 니클라스 대표가 국내에 요기요를 론칭하기 전부터 국내 스타트업 관계자들과 만났고, 그 중에 김 의장도 있었다. DH는 최근 아시아 사업체를 총괄해 경영할 적임자를 물색 중이었는데, 니클라스 대표가 김 의장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배민 입장에서도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이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스타트업 관계자는 “배민이 국내 1위 사업자지만 자금력에서 취약한 게 사실”이라며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아시아 사업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빅딜을 거절하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토종 스타트업 배민이 독일 기업 DH에 인수되는 것에 아쉬움을 갖는 소비자도 상당하다. 특히나 배민이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카피를 사용하며 토종 기업을 강조해왔던 만큼 반감을 갖는 이들도 있다. ‘배달의민족’이 아닌 ‘게르만민족’이 됐다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다. 

 

배민은 이러한 분위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배민 관계자는 “한국 시장에만 시각이 머물러 있었다면 이런 합병은 시작조차 안 되었을 것”이라며 “배달의민족이라는 한국의 작은 스타트업이 세계에서 배달 사업이 가장 활발한 나라라는 성과를 국내에서 낸 뒤 세계로 진출하는 것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요기요의 몸값은 2조 원으로 추정된다. 매수 기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구글플레이


#새 주인은 누굴까…기대감에 술렁이는 ‘요기요’

 

DH가 배민을 품으면서 요기요는 새로운 주인 찾기에 나서게 됐다. 공정위는 “배민과 요기요가 한 회사가 될 경우 시장점유율 99%를 차지하게 돼 경쟁 제한의 우려가 있다”며 DH와 우아한형제들의 결합은 허용하되 요기요 매각 조치를 결정했다. 

 

DH는 2012년부터 키워온 요기요를 버리고 배민의 손을 잡았다. 강신봉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대표에게는 아쉬운 결정이다. 특히나 DH가 ‘김봉진 의장의 경영능력’을 높게 평가하고 신뢰했다는 게 알려지면서 강 대표의 체면은 다소 구겨지게 됐다.

 

강신봉 대표는 컨설팅회사 출신의 전략가다. 보스턴컨설팅그룹, 이베이코리아, 미미박스 등을 거쳐 2016년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부사장으로 취임했다. 서비스운영본부와 세일즈본부를 총괄하며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주문 성장을 이뤄냈고 2017년 7월에는 대표로 선임됐다. 

 

강신봉 대표는 그간 언론과의 인터뷰를 대부분 거절했다. ‘업계 1위가 됐을 때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만큼 만년 2위 딱지를 떼고 업계 1위 자리로 올라서겠다는 의지가 충만했다. 하지만 요기요는 1위 탈환을 한 번도 하지 못했다. 1위 배민과의 격차가 두 배 가까이 벌어지며 업계에서는 요기요의 경쟁상대를 배민이 아닌 쿠팡이츠로 보는 이들도 상당수다. 

 

요기요 내부에서는 매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배민과의 격차는 날로 벌어지고 쿠팡이츠의 추격은 매섭다 보니, 요기요의 마케팅은 늘 적극적이다. 2019년에는 비(非)배달 업체를 위한 원스톱 배달 솔루션인 ‘요고(YOGO)’ 서비스를 선보였고, 편의점 배달도 시작했다. 최근에는 유노윤호를 모델로 기용하고 요기요 익스프레스 및 요마트 등을 선보였다. 공격적 마케팅에 비해 성장세는 여전히 주춤하다. 

 

요기요 내부적으로는 매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요기요 몸값이 2조 원으로 추정되면서 대기업이나 주요 IT 기업에 인수될 것이란 기대감을 표하는 이들도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서는 ‘오히려 잘됐다는 게 내부 분위기’, ‘어떤 기업이 인수하게 될지 기대된다’ 등의 직원 반응을 찾아볼 수 있다.

 

요기요 관계자는 “회사의 주인이 바뀌는 일이다 보니 직원 개인마다 느끼는 부분이 다를 것”이라며 “아직은 공정위 의결서도 받지 못했기 때문에 매수 기업에 대한 것도 전혀 언급된 바 없다. 매각을 당하는 입장이라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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