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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HBO 콘텐츠 공룡 몰려오는데 토종 OTT는 왜 떨고만 있나

"한국은 아시아시장 테스트베드" 글로벌 OTT 속속 진출…저작권·자본력 등 국내 OTT '역부족'

2021.01.15(Fri) 13:35:43

[비즈한국] 한국이 글로벌 오버더톱(OTT)의 격전장으로 떠올랐다. 넷플릭스가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마블·스타워즈 시리즈로 무장한 디즈니플러스, ‘매트릭스’ 등 인기 시리즈를 내건 HBO맥스가 속속 진출하고 있다. 고유 지식재산(IP)을 얼마나 확보했느냐가 경쟁력을 가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웨이브·왓챠 등 토종 OTT들도 대응에 나섰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클릭의 지난해 8월 조사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월간 순이용자수(MAU)는 755만 8292명으로 국내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는 통신사·지상파들이 손잡은 웨이브로 387만 9730명, 3위는 tvN이 주축이 된 티빙은 232만 5586명이다. 시즌·왓챠의 이용자 수는 각각 133만 명, 43만 명으로 미미하다. 미국계 OTT가 단독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디즈니플러스·HBO맥스 등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한국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한국이 글로벌 OTT의 격전장으로 떠올랐다. 넷플릭스가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마블·스타워즈 시리즈로 무장한 디즈니플러스, ‘매트릭스’ 등 인기 시리즈를 내건 HBO맥스가 속속 진출하고 있다.

 

디즈니는 지난해 12월 10일 자사 공식 트위터를 통해 “2021년 한국과 홍콩, 동유럽 등지에서 디즈니플러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19년 11년 디즈니가 OTT 서비스를 처음 시작했을 때 계획보다 2~3년가량 페이스가 빠르다. 당시 디즈니는 서비스 론칭 4년 안에 9000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하겠단 목표를 세웠는데, 이미 지난해 12월 기준 8680만 명을 돌파했다. 

 

예상보다 구독자 수가 더 빠르게 늘며 해외 시장 진출 시점도 앞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디즈니플러스는 2024년 말까지 세계적으로 2억 3000만~2억 6000만 명의 구독자 확보를 목표로 삼고 있다. 미국에서 디즈니플러스의 구독료는 월 6.99~7.99달러라 한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1만원 이내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왕좌의 게임’ 등 드라마 명가 HBO와 매트릭스·배트맨 시리즈 제작사 워너브라더스의 콘텐츠를 송출하는 HBO맥스도 가까운 시일 내에 한국 진출을 발표할 전망이다. HBO맥스는 아동·청소년 콘텐츠에 강한 디즈니와 달리 성인용 실사 영화·드라마에 강하기 때문에 넷플릭스와 직접적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워너브라더스의 2021년 개봉 예정인 매트릭스4·고질라 대 킹콩 등 인기 영화를 OTT에서도 동시 공개할 예정인 등 구독자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선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미국 콘텐츠 소비 경향이 짙고 트렌드의 중심격이기 때문에 일종의 아시아 시장의 테스트베드로서 접근하고 있다”며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HBO맥스 각각 주력 콘텐츠가 다르고, 최초 공략 시장이 다르지만 구독자를 늘리면 결국 충돌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어느 쪽이 고유 IP를 많이 확보하고 있느냐가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디즈니와 HBO·워너브라더스 등은 넷플릭스와 콘텐츠 공급 계약을 끊고 자사 플랫폼에만 영상을 게재하고 있다. 

 

국내 OTT들도 IP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해외 OTT에 비해 자본력과 콘텐츠 양 등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쉽고 편안히 즐길 수 있는 예능·드라마 등에 주력하고 있다. 웨이브는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를 방영하기로 했고, 티빙은 JTBC와 손잡고 드라마·예능 프로그램 등을 선보이기로 했다. 쿠팡이 제공하는 OTT 쿠팡플레이는 콘텐츠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닥터후·라라랜드 등 팬층이 탄탄한 영상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다만 넷플릭스 등 OTT 공룡들이 인디영화 등 실험적 시도를 하고 드라마·예능을 직접 제작해 영역을 넓히고 있는 점은 토종 OTT들로서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 글로벌 OTT들의 제작비는 국내 드라마보다 10배 이상 많다.

 

디즈니플러스 ‘만달로리안’의 편당 제작비는 1300만 달러(약 142억 원)에 달해 국내 영화 제작비와 비슷했다. 넷플릭스 ‘​위처’​(1000만 달러), ‘​킹덤’​(300만 달러) 등도 국내 제작사 여건으론 따라잡기 어려운 제작비를 들이고 있다. 국내 제작사들은 물량 공세를 따라갈 수 없어 독창적인 콘텐츠나 이미 지상파·케이블TV에서 방영한 작품을 재방영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또 다른 방송업계 관계자는 “국내 OTT는 영상 방영 허가와 수익 배분에 있어 여러 저작권 협회의 저항을 받고 있다”며 “고객 기반이 취약하고 IP 확보·마케팅 등에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기 어려운 실정이라 글로벌 OTT와 경쟁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김서광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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