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에 이어 유튜브까지 진출했다. 이마트가 정 부회장을 자사 공식 유튜버로 띄운 것. 효과는 단번에 나타났다. 정 부회장의 등장에 매출은 상승하고 채널 구독자 수는 빠르게 증가했다.
#배추 이행시 짓는 정용진 부회장, 하루 만에 조회 수 19만 건
지난 11일 유튜브 ‘이마트 LIVE’ 채널에 ‘배추밭 비하인드와 시장에서 장 본 이야기 공개!’라는 제목의 영상이 업로드됐다. 정 부회장이 개인 SNS에서 홍보했던 ‘YJ로그’ 영상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 8일 인스타그램에 YJ로그 예고편을 업로드하고 “다음 주 중 이마트 라이브에서 공개 예정”이라며 소개했다.
재벌가 총수가 브이로그(비디오와 블로그의 합성어로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는 영상)를 공개하는 게 처음인 만큼 영상은 공개 전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정 부회장이 올린 YJ로그 예고편 조회 수만 35만 건이 넘는다.
공개된 YJ로그는 지난해 12월 17일 업로드된 ‘정용진 부회장이 배추밭에 간 까닭은?’ 영상의 후속편이다. 이마트 광고 모델로 나선 정 부회장의 촬영 뒷이야기를 담았다. 촬영 현장에서 배추로 이행시를 짓는 장면이나 시장에서 장을 보며 상인과 대화하는 모습, 촬영 메뉴를 제안하고 직접 요리하는 행동 등 편안하고 친숙한 이미지다.
해당 영상은 공개 하루 만에 조회 수가 19만을 넘어섰다. 이마트 관계자는 “고객 수요가 디지털화되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정용진 부회장을 공식 유튜버로 활용하는 기획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이 배추전을 뒤집고 배추쌈을 만드는 영상이 공개되자 이마트의 배추 매출은 상승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12월 17일부터 1월 4일까지 배출 매출을 조사한 결과,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1일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공식 유튜브 채널 ‘스벅TV’에도 깜짝 출연한 바 있다. 영상에서 정 부회장은 좋아하는 음료로 ‘나이트로 콜드 브루’를 꼽았고, 이후 이 음료 매출이 증가세를 보였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지난해 스타벅스 21주년을 맞아 파트너에게 격려와 성원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정 부회장이 출연을 결정했다”면서 “영상 업로드 이후 12월 한 달간 나이트로 콜드 브루의 매출이 전월 대비 3배가량 성장했다”고 밝혔다.
#정용진 뜨니 매출 오르고, 구독자 수 늘어…SNS와 유튜브 시너지 홍보 효과 기대
재계 대표적 인플루언서인 정 부회장은 SNS를 통해 이마트와 신세계 홍보에 적극적이다. 이마트 자체상품(PB)이나 신세계에서 새로 론칭하는 브랜드를 꾸준히 소개해왔다. 정 부회장이 SNS에 소개한 조선호텔 밀키트는 한 달 새 2만 개 이상이 판매됐고, 피코크 ‘진진멘보샤’, 피코크 ‘칠리새우’ 등도 히트 상품이 됐다. 이마트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이마트 홍보에 적극적이고 SNS 등에 올린 상품은 꾸준히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홍성태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명예교수는 “최근 들어 기업 이미지를 의인화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일종의 페르소나를 만들어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국내에서는 재벌에 반감이 큰 편인데 정용진 부회장은 SNS를 통해 친숙한 이미지를 만들어내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어필하고 있다. 특히 일상생활과 밀접한 브랜드인 이마트와 친근한 정 부회장의 이미지가 잘 맞아떨어져 홍보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SNS에서 ‘정용진 효과’를 톡톡히 본 이마트는 유튜브에서 공격적 홍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정 부회장이 SNS에서 유튜브까지 활동 기반을 넓히면서 이마트 홍보 효과는 배가될 것이란 예상이다. 홍 교수는 “SNS를 잘 활용하는 정용진 부회장이 유튜브에도 출연하면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잘 운영한다면 이전에 비해 더욱 강한 효과를 낼 것”이라 분석했다.
유의미한 수치 변화도 있다. 정 부회장의 유튜브 영상이 공개된 후 그의 SNS 팔로워 숫자와 이마트 유튜브 구독자 수 모두 크게 늘었다. 정 부회장의 SNS 팔로워 수는 한 달 사이 약 4만 명이 늘어 52만 명에 달한다. 보통 1개월에 1만~2만 명이 증가하던 이전 추세에 비해 빠른 상승세다. 이마트의 유튜브 구독자 수는 12월 초·중순 기준 13만 8000명에서 15만 7000명으로 약 2만 명 늘었다.
‘구독자 50만 명을 돌파할 경우 정 부회장과 밸런스 게임에 도전하겠다’는 공약을 내걸며 구독자 확대를 꾀한 이마트의 전략이 성공적이었다는 평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구독자 수 증가가 정 부회장의 영상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란 추측한다. 추후 출연 계획이 구체적으로 나온 건 없지만 구독자 공약 등을 내세운 만큼 추가 촬영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홍성태 교수는 “정 부회장의 홍보 전략이 성공하면서 다른 CEO, 기업도 비슷한 방식에 관심을 둔다. 하지만 성공적인 결과를 내기는 쉽지 않다”며 “꾸며낸 이미지로만 대중과 소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본인에게 맞는 이미지를 확인하고 기업이 어떤 것을 고객에게 보여주고 싶은지를 잘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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