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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신도시처럼 안 되려면…' 3기 신도시 GTX 진행상황 점검

토지보상도 못 끝낸 GTX-A 노선, 공사 지연 반복…국토부 "공정률 목표의 80~90%, 2023년 개통 목표"

2021.01.12(Tue) 16:11:08

[비즈한국] 오는 7월부터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 시작된다. 인천계양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약 3만 가구 공급이 예정돼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6일 열린 제25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인천과 하남에 짓는 3기 신도시 등 주거 안정에 26조 4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벌써부터 3기 신도시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3기 신도시 홈페이지는 2020년 8월 개설 이후 방문자가 270만 명 이상이며, 청약 일정을 문자로 전달받는 ‘청약일정 알리미 서비스’ 신청자는 30만 명을 넘어섰다. 

 

신도시에서 반복된 교통 문제를 입주 전 해결하겠다는 3기 신도시가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출근 인파로 북적이는 수도권 지하철역 풍경. 사진=비즈한국 DB

 

# 있으나 마나 한 교통대책, 2기 신도시는 아직도 출퇴근 전쟁 

 

3기 신도시에 대한 기대감이 유독 높은 것은 ‘선교통 후입주’ 정책 때문이다. 정부는 기존 신도시에서 반복된 교통 문제를 입주 전 해결해 불편함 없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이전에도 신도시 발표 후 그럴듯한 교통 청사진이 제시됐지만 실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3년 입주한 위례신도시는 구상 당시 급행 철도 건설, 트램, 지하철 등의 교통대책이 제시됐다. 하지만 사업성 등의 이유로 과천 구간 광역철도 노선은 취소됐고, 위례신사선은 2027년 개통 예정이다. 2008년 구상된 트램은 이제 사업을 시작한다.

 

성남시 관계자는 “트램의 경우 민자로 추진하다가 부적격 판정이 돼 다시 계획을 수립하다 보니 계획보다 늦어졌다”면서 “현재 기본계획이 설립된 상태고 설계 단계에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출퇴근길이 전쟁인 동탄신도시 역시 2기 신도시 발표 후 지하철 분당선·인덕원선 연장, GTX, 트램 등의 교통대책이 발표됐지만 지금까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동탄2신도시에 거주 중인 한 아무개 씨는 “대중교통이 좋지 않아 자차 이용자가 많아서인지 출퇴근 도로 상황이 말이 아니다. 막히는 도로에서 숨이 막힐 지경”이라며 “계획 신도시의 교통이 아직까지 이렇다는 게 말이 되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2기 신도시 중 하나인 동탄신도시. 사진=최준필 기자

 

#2023년 개통에 문제없다는 GTX-A 노선, 공사 지연 반복 중

 

신도시의 교통 문제가 끊이지 않자 해외처럼 인프라 건설을 먼저 하거나 동시에 해야 한다는 의견이 속출했다. 정부는 이를 반영해 ‘선교통 후입주’ 정책을 내놨고 3기 신도시 입주 전 GTX를 완공하겠다는 계획이다.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은 2019년 ‘수도권 서북부 1·2기 신도시 보완 방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GTX-A 노선을 2023년까지 개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크고 작은 문제들이 이어지면서 공사는 조금씩 지연되고 있다. 일단 착공식 후 첫 삽을 뜨기까지도 6개월이나 걸렸다. 공법, 공사기한 등을 정하는 실시설계가 늦어졌기 때문이다.

 

아직 토지보상 단계도 마무리짓지 못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상의 경우 거의 완료된 상태다. 지하는 1~6차로 구분해 진행하는데 현재까지 절반 정도 진행됐다”면서 “보상금 규모와 관련해 민원이 계속 발생하고 있지만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1·2기 신도시는 다양한 교통 대책이 마련됐지만 제대로 실행되지 않아 아직도 교통난을 겪고 있다. 사당역 앞 광역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 사진=박정훈 기자

 

계속해서 공사가 미뤄지고 개통일이 늦어지면 3기 신도시도 앞선 신도시와 다를 바가 없다. 전문가들은 공사 진행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해 개통 지연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일례로 최근 공사 현장에서 발견된 유적 문제를 꼽는다. 

 

지난해 12월 초 서울 종로구 당주동 GTX-A 노선의 환기구 공사 현장에서는 조선시대 유적이 발견돼 공사가 중단됐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문화재청과 협의해 유적을 옮겨 보존하는 이전복원으로 결정이 났다. 현장을 보존해야 했다면 공사에 지장이 생겼겠지만 다행히 그런 부분이 아니라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공사는 재개되지 않았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대형 공사가 목표일정에 맞게 진행된 사례는 거의 드물다. 본격적으로 땅을 파기도 전에 몇 번씩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나”라며 “앞으로 또 어떤 일이 생길지는 아무도 모른다. 연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GTX-A 노선 공정률은 8.56%로 목표치의 약 80~90%에 도달한 상황”이라며 공사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3년이나 공사기간이 남은 만큼 2023년 말 개통 목표로 공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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