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정부는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들을 돕기 위해 4대 바우처, 4대 쿠폰, 지역사랑상품권 등 소비활력제고 사업 관련 예산을 3배 넘게 늘렸다. 또 내년 예산에서도 소비활력제고 사업 예산을 증액해 편성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 재악화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조정되자 바우처나 상품권 사용이 중단되면서 소상공인들의 어려움 해소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상태다. 또 정부가 K방역 홍보에 매달리다 정작 중요한 백신 확보 경쟁에서 뒤처지면서 내년에도 바우처나 상품권 사용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아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우려마저 제기된다.
기획재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예산에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농산물구매지원·통합문화이용권·스포츠강좌이용권·근로자휴가지원 등 4대 바우처 사업에 1893억 원, 지역사랑상품권·온누리상품권 등 상품권 사업에 3034억 원 등 소비활력제고 사업에 총 4927억 원을 편성했다.
이후 코로나19 상황의 급격한 악화와 사회적 거리두기 확대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늘어나자 추경에 관련 예산을 대폭 늘렸다. 4대 바우처 사업 예산은 추경에서 증액되면서 2076억 원으로 늘어났다. 또 외식과 여행 장려를 위한 농수산물쿠폰·외식쿠폰·숙박쿠폰·체육쿠폰 등 4대 쿠폰사업이 추경에 새로 도입돼 1375억 원이 편성됐다. 상품권 사업은 추경에서 예산이 1조 681억 원까지 증액됐다. 추경 덕에 소비활력제고 사업 총예산은 1조 4132억 원으로 본예산보다 1조 원 가까이 늘었다.
정부는 내년에도 코로나19 극복을 내세워 소비활력제고 사업 예산을 대폭 증액했다. 소비활력제고 사업 예산은 본예산 기준으로 올해 4927억 원에서 내년 1조 8177억 원으로 268.9% 증가했다. 항목별로는 내년 4대 바우처·4대 쿠폰 사업 예산은 4906억 원으로 올해 본예산 대비 3013억 원(159.0%) 늘어났다. 또 내년 지역사랑·온누리상품권 사업 예산은 1조 3271억 원으로 올해 본예산 대비 1조 237억 원(337.4%) 증액됐다.
하지만 올해 소비활력제고 사업의 진도율이 지지부진하면서 문을 닫거나 빚더미에 올라앉은 소상공인들이 늘어나 사업 효율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외식과 여행 등을 장려하기 위해 올해 추경을 통해 도입된 4대 쿠폰사업은 실행이 지지부진하거나 코로나19 확대로 사용 자체가 중단된 상태다.
3분기 말 현재 농수산물쿠폰은 620억 원 중에서 집행된 예산은 136억 원에 그쳤다. 외식쿠폰(343억 원)과 체육쿠폰(122억 원)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상승으로 사용이 잠정 중단되면서 집행액이 두 사업 모두 0원이다. 국내 여행 활성화 지원을 위해 290억 원이 편성된 숙박쿠폰의 경우 10억 원만 집행된 채 코로나19 확산으로 사용이 잠정 중단됐다.
4대 바우처 사업 중 근로자 휴가지원사업은 2019년 기업들의 사업 참여율이 67.9%였으나 올해는 예산 증액에도 불구하고 참여율이 절반도 안 되는 40.5%로 떨어졌다. 또 코로나19로 휴가지원사업이 잠정 중단되면서 예산 집행이 쉽지 않은 상태다. 스포츠강좌 이용권의 경우 올 8월까지 예산 집행률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1%포인트 하락했다. 이후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돼 올해 예산 집행률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사랑상품권·온누리상품권은 그나마 판매가 늘었지만 이는 추경을 통해 상품권 할인율을 높여준 덕분이어서 경제적 효과에 대한 논란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지역사랑상품권은 올해 본예산 편성 당시 할인율이 5%였지만 추경에서 판매 진작을 위해 할인율을 연말까지 10%로 한시 상향 조정했다. 그 덕에 할인율이 5%였던 1~3월에 비해 할인율이 10%로 오른 4~6월에 지역사랑상품권 판매액이 2.4배 늘었다. 정부는 내년 예산에서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을 전국 227개 지자체 전체로 확대하면서 할인율을 아예 10%로 올렸다.
이처럼 올해 소비활력제고 사업 진행이 지지부진해지면서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를 견디지 못하고 폐업을 하거나 빚더미에 앉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1~11월) 전체 취업자 수는 2693만 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712만 명)에 비해 0.7%(18만 1000명) 감소했다. 이 중 숙박·음식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 230만 명에서 올해 215만 5000명으로 6.3%(14만 5000명)나 급감했다.
특히 숙박·음식업 취업자는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대 수준에 불과하지만 올해 취업자 감소 인원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또 숙박·음식업의 예금취급기관 대출금은 올해 3분기 말 현재 72조 5806억 원으로 지난해 말(61조 7077억 원)보다 10조 8792억 원이나 늘었다. 이는 지난해 전체 대출 증가액 6조 777억 원보다 이미 78.9%나 늘어난 액수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핫클릭]
·
'자산 버블' 부풀어도 양적완화는 계속된다
· [김대영의 밀덕]
'솔로몬의 균형감' UH-60 헬기 성능개량사업 대폭 축소
·
[기업의 흥망] 20조 자산에 63빌딩 올리고도 사라진 신동아그룹
·
[현장] 미래형 편의점 '셀프매장 2.0'은 아마존 고와 뭐가 다를까
·
'1조 클럽 목전' 대우건설 연말 정비사업 수주전 관전 포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