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12월 말 임기 만료를 앞둔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이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4연임에 성공할지 눈길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양종희 사장 연임에 무게를 두고 있다.
양종희 사장은 지난해 12월 24일 개최된 임시주주총회에서 1년 임기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돼 3연임에 성공했다. 이번에도 비슷한 시기 임시 주총이 개최되면 4연임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금융업계에서는 지난해 양종희 사장의 연임이 기존 그룹 관례를 파괴한 것이라며 화제가 됐다. KB금융그룹의 계열사 수장은 통상 2+1년 임기를 고수하는데 2016년부터 사장직을 맡은 양 사장이 이를 깬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에도 양종희 사장의 연임을 점치는 분위기다. 앞서 관례를 깨고 연임에 성공한 만큼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또다시 연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KB손해보험이 우호적인 업황 속에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해상의 올해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3398억 원으로 전년 동기 2447억 원 대비 38.9% 늘었다. 메리츠화재는 순이익 3235억 원으로 지난해 2127억 원 대비 52.1% 급증했다. DB손해보험의 순이익은 4420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3287억 원보다 34.5% 증가했다.
반면 KB손해보험의 같은 기간 순이익은 1478억 원으로 전년 1732억 원 대비 14%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2032억 원으로 전년 2410억 원 대비 15.6% 줄어 부진한 모습이었다. 실적 악화 배경은 해외 대체투자 자산 손실이다. KB손해보험의 투자영업손익을 보면 6454억 원으로 전년 7360억 원에 견줘 12.3% 내렸다.
올해 실적이 부진함에 따라 양종희 사장의 책임론이 일각에서 부각된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최고경영자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실적 관리에 신경 쓴다. 해당 실적이 임원 인사의 지표로 작용하기 때문”이라며 “KB손해보험도 실적이 부진할 경우 대표이사에 책임을 묻는 것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양종희 사장의 연임 전망은 밝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양종희 사장이 윤종규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됨에 따라 그룹 차원의 지원이 예상돼서다. 양종희 사장(전주 출생)은 윤종규 회장(나주)과 같은 호남권 출신으로 윤 회장의 복심이란 평가다.
양종희 사장은 2015년 상무에서 전무를 거치지 않고 부사장으로 진급했다.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금융권의 분위기에서는 파격이라는 평이었다. 이 같은 인사는 윤종규 회장 체제 아래서 이뤄졌다.
이로 인해 양종희 사장이 ‘리틀 윤종규’라는 말도 돌았다. 양종희 사장이 부진한 실적에도 국민은행장 자리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것도 이같은 배경이 작용했다. 다만 허인 국민은행장이 최근 3연임을 확정지으면서 양종희 사장이 갈 곳이 마땅치 않아져 KB손해보험 사장직을 계속 맡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KB손해보험 측은 양종희 사장의 연임 가능성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 “올해 해외대체자산 투자에 대한 손상차손 처리를 하면서 실적이 악화됐지만 내재가치의 경우는 오히려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대표이사 사장 선임에 대한 평가는 꼭 실적으로만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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