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코로나19의 3차 대유행으로 수도권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가 2.5단계로 격상된 가운데 서울 시내 재건축·재개발(정비) 사업장 일부가 12월에 조합원 총회를 예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8일 각 자치구에 정비사업 총회 등 행사를 연기 또는 취소해달라는 협조 공문을 보냈다. 8일부터 28일까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가 실시되면서 50인 이상 모임과 행사는 금지된다. 하지만 일선 자치구는 조합이 방역수칙 준수 계획을 세우면 마땅히 제재할 수단이 없다는 입장이다.
정비사업 총회에서는 사업 주요 사항을 결정한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에 따른 총회 의결 사안은 △정관 변경 △자금 차입 △사업비 예·결산 △시공자·설계자·감정평가법인 선정 △정비업체 선정 △조합 임원 선임·해임 △조합원별 사업비 분담 △사업시행계획안 확정 △관리처분계획안 확정 △청산금 징수 및 지급 △비용 조달 등이다.
문제는 총회 의결에 필요한 ‘직접 참석 요건’이다. 도정법에 따라 일반적인 의결에서는 조합원 10% 이상, 행정청의 인·허가가 필요한 경우 조합원 20% 이상, 시공자를 선정하는 경우에는 과반 이상이 총회에 직접 참석해야 한다. 직접 참석 요건을 만족하지 못하면 의결은 효력이 없다.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에도 서울 시내 정비사업조합 일부가 총회를 예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부분 거리 두기 단계 격상 이전에 일정을 잡은 단지다. 서초구 방배삼익아파트는 12일 임원 선임 총회를, 서초구 방배신동아아파트와 강남구 압구정특별계획5구역은 각각 17일과 26일 조합설립을 위한 창립총회를 예고했다. 송파구는 이번 달 예정된 총회가 없다. 이 밖에 동작구 노량진8구역이 19일 예산 관련 총회 일정을 잡았다.
이번 달에 시공사 선정을 앞둔 조합은 거리 두기 2.5단계 기간 이후로 총회 일정을 미뤘다. 조합원 과반이 총회장에 참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노원구 상계2구역은 29일 극장 상영관을 대거 대관해 조합원을 분산하고 시공자(공동사업시행) 선정 총회를 열 계획이다. 동작구 흑석11구역은 당초 22일로 시공자 선정 총회 일정을 잡았지만 28일 이후로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
자치구는 최대한 총회 일정을 미루되 불가피한 경우 모임 공간별 인원을 50인 미만으로 유도하고 있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방역지침에 따라 50인 이상이 모이지 않도록 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방역지침을 지키도록 조합에 시달했다. 방배삼익아파트는 야외에서 거리 두기를 지켜 진행하고, 방배신동아아파트는 총회 공간을 1층과 5층으로 분리해 넓은 공간에서 거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동작구청 관계자는 “현재 예정된 총회는 거리 두기 2.5단계 격상 이전에 일정이 확정됐다. 이 기간에 총회를 개최하지 않도록 최대한 유도하고 있지만, 기존에 일정을 잡은 조합이 방역지침을 지키고 50명 미만으로 인원을 나누는 등 대안을 제시하면 개최를 못 하게 강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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