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세계적인 항공 및 선박 엔진 제작업체인 롤스로이스는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사 MT30 함정용 가스터빈이 현대중공업이 건조하는 해군의 차기 호위함 배치 III의 가스터빈 엔진으로 선정되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롤스로이스가 기자간담회를 연 표면적 이유는 해군의 차기 호위함 배치 III 탑재를 홍보하기 위해서지만, 사실 속내는 따로 있다. 바로 한국형 차기 구축함 즉 KDDX의 가스터빈 및 추진체계 선정 사업이다. KDDX의 가스터빈 및 추진체계 선정 사업은, 애초 계획대로였다면 수개월 전에 시작했어야 했다. 하지만 KDDX 기본설계 업체 선정과 관련되어, 지난 9월 대우조선해양이 방위사업청을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하면서 일정이 꼬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11월 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 업체로 지정됐다.
KDDX의 가스터빈 및 추진체계는 도급 장비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과 해군은 내년 3월까지 KDDX에 사용될 가스터빈 및 추진체계를 연구하고, 6월 경 납품업체를 선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개발 및 건조에 7조 8000억 원을 투입해 오는 2030년까지 6척이 건조될 KDDX의 가스터빈 및 추진체계 선정과 관련해, 이미 몇 년 전부터 GE(General Electric)와 롤스로이스는 많은 준비를 해왔다. 특히 GE 입장에서는 이번 사업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 해군은 미 해군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GE가 만든 가스터빈 엔진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과 구축함 그리고 호위함과 유도탄 고속함 및 고속정에는 GE의 LM2500과 LM500 가스터빈 엔진을 사용했다. 그 결과 국산화도 상당한 수준이고,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LM2500과 LM500 가스터빈 엔진의 각종 부품을 GE에 공급한다. 하지만 차기 호위함 배치 Ⅱ에서 롤스로이스가 만든 MT30 가스터빈 엔진이 사용되면서 굳건한 입지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따라서 KDDX에서 현대중공업과 해군이 어떤 추진체계를 선정하느냐에 따라 GE와 롤스로이스의 희비가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 그 동안 해군의 전투함들은 대부분 기계식 추진체계를 사용했다. 그러나 차기 호위함 배치 Ⅱ부터 처음으로 기계식 추진체계를 벗어나 하이브리드 전기 추진방식을 사용했다. 차기 호위함 배치 III도 같은 방식을 사용한다. 하이브리드 전기 추진방식은 기계식 추진체계에 비해 함 내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적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대구함 시험평가 당시 소음이 적어 해군 잠수함이 추적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일화도 있다.
통합전기추진방식은 최근 해외 최신 전투함에 많이 적용되는 방식으로 소음 감소 뿐 아니라 함정에서 사용될 수 있는 전력도 동시 생산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레이저와 레일건 그리고 레이더 및 함정 냉각 등 많은 양의 전력이 필요한 전투함에 가장 효과적이라는 평을 받는다.
GE는 통합전기추진방식에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반면 롤스로이스는 하이브리드 전기 추진방식이 유리한 상황이다. 방위산업계 관계자들은 KDDX 가스터빈 및 추진체계 결정은 이후 해군의 경 항공모함 사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사업인 만큼 선정 결과에 따른 여파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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