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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입주 물량 최대인데 왜 전세난이 최악일까

인허가 많아도 실제 분양까지 연결되지 않아…물량보다 제도적 개선 필요

2020.12.07(Mon) 21:03:37

[비즈한국] ‘김현미가 만든 ‘빵’, 5년 전 박근혜 정부보다 28% 적다’

 

‘5년 전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은 70만 가구가 넘었으나, 금년 10월까지의 누적 인허가 물량은 38.2만 가구에 불과’

 

‘인허가 부족으로 인해 앞으로 5년간 전세난은 더 심화될 전망’

 

위와 같은 조선일보 12월 3일자 보도 내용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바로 반박 자료를 냈다.

 

“2017년 이후 주택 인허가 물량은 주거수요가 많은 수도권 및 서울을 중심으로 예년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의 경우 모든 지역에서 인허가가 예년 대비 증가했고, 이에 따라 2019년 서울 아파트 착공 물량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반박했다.

 

서울의 한 재건축 현장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임준선 기자


이에 대한 근거로 제시한 통계 수치가 ‘서울 APT 착공 물량: 2.5만 호(2008~2012), 3.3만 호(2013~2016), 5.1만 호(2017), 4.5만 호(2018), 5.4만 호(2019)’다.

 

따라서 “향후 주택 인허가 부족으로 인해 전세난이 더 심화될 수 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정부는 실수요자를 위한 충분한 물량의 주택이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2017년 ‘주거복지로드맵’을 통한 공공주택 105.2만 호 공급 발표, 2018년 3기 신도시 지정 등 ‘수도권 30만호 공급계획’ 발표, 금년 5·6대책 및 8·4대책, 11·19대책에 이르기까지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과제 발굴과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 정부의 주요 공급대책 현황을 정리해 보자.

 


정부는 8·4 대책을 기점으로 실수요자를 위한 충분한 주택 공급에 정책 주안점을 두고, 꾸준한 공공택지 공급은 물론, 공공재개발·재건축 등 도심 내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정책을 발표했다고 강조했다.

 

11월 19일 발표한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에서도 이러한 방침을 재확인하고, 민·관의 역량을 총동원해 단기간 내 주택을 집중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꾸준한 공급대책 추진으로 2021~2022년 수도권·서울에는 예년(2010~2019년)보다 각각 연 4.9만 호, 1.2만 호 많은 주택이 공급될 전망이며, 아파트 또한 수도권은 연평균 18.6만 호(예년 대비 4.3만 호 증가), 서울은 연평균 3.9만 호(예년 대비 0.5만 호 증가)가 공급된다고 발표했다. 

 

특히 2023년 이후에는 공공택지 공급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아파트를 중심으로 주택 공급이 대폭 증가한다고 한다. 

 

·수도권 아파트: 연평균 15.4만 호(2011~2022년)→연평균 22.2만 호(2023~2027년)

·서울 아파트: 연평균 3.7만 호(2011~2022년)→연평균 5.9만 호(2023~2027년)

 

2013~2015년 공공택지 지정이 적어 택지 재고가 충분치 않아 2017~2018년 공공택지에서의 인허가가 감소했던 것과 달리, 2018년 이후 대규모 공공택지 지정이 이어지며 2019년 공공택지 인허가 실적이 반등하는 등 2023년 이후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기반이 실제로 착실히 마련되고 있다며 현재 공급 물량이 줄어드는 것은 이전정부의 택지사업 감소 정책이었음을 비판하고 있다.

 

 

 

결론으로, “이번 정부의 제도 개혁으로 주택 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었으며, 정부는 현 상황에서 최선의 주거안정 방안은 실수요자를 위한 양질의 주택 공급 확대라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꾸준하게 공공택지를 추가 발굴해 나감과 동시에, 민간 주도의 주택 공급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과제를 지속 발굴해 나가는 등 충분한 주택 공급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정부 반박 자료로 제시한 통계 자료에 일일이 코멘트를 하고 싶지는 않다. 그건 실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아무 의미 없는 논쟁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현재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상 최악의 전세난을 어떻게 해소할 것이냐니까.

 


2000~2022년의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다. 지난 10년 동안에는 2019년, 2020년 입주 물량이 최대다. 중요한 건 바로 이 부분이다. 입주 물량이 최대였는데 왜 전세난이 최악이 되었냐는 것이다. 결국 인허가를 많이 해줘도, 실제 분양까지 연결되는 것은 많지 않다. 분양이 된다 하더라도 실제 시장에는 엉뚱한 결과가 발생하는 것을 지난 3년 동안 지켜봐 왔다. 

 

현재 시장에 전세 물량이 없는 것이 문제이지, 입주 물량의 문제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결국 인허가나 착공물량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다른 문제가 아닌지에 대한 깊이는 반성과 대책이 필요하다다.

 


또 하나 팩트체크를 해보자. 2019년, 2020년 입주 물량이 많을 수 있었던 것은 이로부터 3년 전이 2016년, 2017년 분양 물량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8년, 2019년 분양 물량이 급감한다. 당연히 3년 후인 2021년, 2022년 입주량이 급감할 것이다. 많은 시장 전문가들이 걱정하는 부분이 바로 여기다. 입주 물량이 많을 때도 전세난이 심화되었는데 입주 물량이 크게 줄면 전세난이 더 심각해지는 것은 자명한 일이니까.

 


지금 중요한 건 인허가 물량, 착공 물량, 분양 물량, 입주 물량에 대한 논란이 아니다. 어떻게 하면 이 사상 최악의 전세난을 극복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답은 하나다. 시장에 전세 매물이 많이 나오게 해야 한다. 정책적으로 묶여 있을 수밖에 없는 전세 물량들이 쏟아져 나올 수 있도록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한 것이다. 

 

현재 벌어지는 물량에 대한 논쟁은 대한민국 부동산 문제의 본질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논의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싶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 ‘빠숑의 세상 답사기’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2020),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2018),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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