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차기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내정된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서울 서초구 방배동 아파트를 6억 원도 안 되는 가격으로 재산신고 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실제 아파트 가액보다 낮은 금액으로 신고했다는 의혹인데 비즈한국 취재 결과 주택 가액 산정 기준상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세보다 낮은 공시가격이 이번 논란에 불을 지핀 것으로 파악된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대통령과 국무위원, 국회의원, 부장판사 이상 법관 등 고위공무원은 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매년 재산을 등록해야 한다. 재산등록의무자는 임용 2개월이 되는 달까지 재산을 등록한 뒤, 매년 변동사항을 다음 해 2월 말일까지 신고한다. 등록할 재산은 본인, 배우자, 직계 존·비속의 부동산, 동산, 증권, 채권, 채무, 지식재산권 등이다.
올해 3월 전자 관보에 게재된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자료에 따르면 변창흠 LH 사장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 전용면적 129.73㎡(39.24평) 규모 ‘H 아파트’ 한 채를 5억 9000만 원으로 재산신고 했다. 2019년 4월 LH 사장 취임 직후 신고해 7월 공시된 아파트 가격과 같다. 변 사장은 변동 사유로 “공시가격 변동없음”을 적었다.
‘H 아파트’는 한 중소건설사가 2002년 4월 지하 1층~지상 7층 규모(2148.42㎡, 649.90평) 한 동으로 지은 ‘나홀로’ 아파트다. 지하철 4·7호선 이수역 동북쪽 서문여자고등학교와 도로 하나를 두고 맞닿아 있다. 총 14세대가 들어선 아파트 전용면적은 67.87~137.29㎡로 다양한데, 변 사장은 2006년 7월 이 아파트에서 한 세대뿐인 129.73㎡ 규모 주택을 5억 2300만 원에 매입했다.
변창흠 사장은 주택 가액 산정 기준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공직자윤리법 시행령에 따르면 신고 대상인 주택 가액은 공시가격이나 실거래가 중 높은 금액으로 산정한다. 변 사장 자택 실거래가는 2006년 7월 매입가인 5억 2300만 원이 유일하다. 국토교통부 부동산공시가격 알리미에 따르면 변 사장 자택 공시가격은 2019년 1월 1일 기준 5억 9000만 원이었다. 공시가격이 실거래가보다 6700만 원 높다. 재산 신고기한 2개월 뒤인 4월 결정·공시된 올해 공시가격은 6억 5300만 원으로 올랐다.
공직자윤리처 윤리정책과 관계자는 “(고위공직자)주택 가액은 공시가격과 실거래가 중 높은 가격을 신고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실거래가는 소유한 해당 주택의 실제 거래가로 같은 평형의 다른 주택 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변 사장이 재산 신고한 부동산 가액을 지금 시세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변 사장 자택 매입 해인 2006년 1월 기준 아파트 공시가격은 3억 8200만원에서 2020년 1월 6억 5300만 원으로 14년 동안 70.94% 상승했다. 그간의 공시지가 상승률을 매입가에 대입하면 8억 9403만 원이 된다. 또한 이 아파트의 마지막 거래는 변 사장 자택보다 작은 평형인 전용면적 93.29㎡(28.22평) 규모의 한 세대가 2018년 3월 8억 4000만 원에 거래됐다.
이번 논란의 원인은 시세보다 낮은 공시가격으로 분석된다. 국토교통부가 11월 발표한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에 따르면 올해 공동주택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69.0%다. 공시가격이 시세보다 31% 낮은 셈이다. 정부는 공시가격이 조세·건강보험료·부담금 등 다양한 행정목적으로 사용되고, 현재 현실화율 격차로 형평성 문제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2030년(단독주택 2035년)까지 90%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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