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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편단심 한 집 배달' 쿠팡이츠, 자영업자 불만 터져 나오는 까닭

"최소주문금액 및 배달료 부담 가맹점에 전가" 주장에 쿠팡이츠 "고객 만족도 높다" 원론적 답변

2020.12.04(Fri) 10:32:18

[비즈한국] 쿠팡이 운영하는 배달 앱 ‘쿠팡이츠’가 공격적인 마케팅과 수수료 정책, 영업지역 확대로 선두 업체 따라잡기에 열을 올린다. 최근 쿠팡이츠는 SNS를 통해 “12월 중 부산과 경기도, 대전, 울산 일부로 영업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가맹점에선 불만이 터져 나온다. 1인 가구 수요를 겨냥해 최소주문금액은 낮추고, 점유율 확대를 노린 빠른 배달과 라이더 확보를 위해 높은 수수료를 책정한 다음 이에 따르는 부담을 대부분 가맹점에 돌린다는 지적이다. 

 

쿠팡이츠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배달 수요가 급증하면서 배달의민족, 요기요에 이어 업계 3위를 차지했다. 사진=쿠팡이츠 SNS

 

쿠팡이츠는 지난해 5월 서울 강남·서초·송파 지역 시범 서비스를 시작으로 올해 6월,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할인 쿠폰과 빠른 배달로 소비자를 모은 뒤 수도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영업지역을 넓혔고,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배달 수요가 급증하면서 순식간에 업계 3위를 차지했다. 최근 강남 등 일부 지역에서는 점유율을 50% 이상 확보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1월 ‘쿠팡이츠’ 순 사용자 수는 안드로이드 기준 126만 4868명이다. 올해 6월 순 사용자 수 39만 1244명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배달 업종 점유율도 매달 늘고 있다. 서비스를 시작한 6월 안드로이드 기준 3.18%에 불과하던 점유율은 11월에 9.72%로 전체의 10%에 근접한 수치까지 올랐다. 아직 일부 지역에서만 서비스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시하지 못할 수치다. 반면 업계 2위인 ‘요기요’는 배달 업종 점유율이 6월 40.05%에서 11월 36.76%까지 떨어졌다. 

 

쿠팡이츠의 차별화 전략은 ‘일편단심 한 집 배달’이다. 배달원이 한 번에 한 건의 음식만 배달하는 시스템이다. 배달원이 여러 개의 배달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음식이 식거나, 배달이 늦어지는 사례를 우회적으로 꼬집는 광고로 소비자의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쿠팡이츠가 승부수를 내 건 ‘한 집 배달’은 가맹점에 ‘촉박한 시간 전쟁’으로 돌아온다. 서울 중구에서 배달 전문 음식점을 운영하는 A 씨는 “우리끼리 농담으로 ‘쿠팡이츠 주문은 안 들어오는 게 도와주는 것’이라는 얘기를 한다”며 자조했다. 

 

A 씨는 “쿠팡이츠는 주문 수락부터 쿠리어(쿠팡이츠 배달파트너)에게 음식을 전달할 때까지 조리 시간을 최대 15분으로 둔다. 타 배달 앱은 60분까지도 선택할 수 있지만 쿠팡이츠는 그 이상 선택지가 없다. 빠른 배달을 정체성으로 설정한 이상 이를 맞추기 위해 가맹점을 쥐어짜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A씨의 주장은 사실과 조금 다르다. 실제로 조리 시간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게 쿠팡이츠 측 설명. 하지만 기본 설정된 값인 5분, 10분, 15분 이외에 주문 시간을 설정하기 위해서는 ‘기타-시간입력’을 통해 조리시간을 따로 추가해야 한다. 바쁜 현장에서 그렇게 할 여유가 없다는게 가맹점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게다가 조리 시간이 15분 넘게 설정할 경우 ‘치타 마크’가 뜨지 않아 노출이 후순위로 밀리는 점도 선택을 어렵게 만든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과도한 수수료 정책으로 인한 가맹점의 부담이다. 쿠팡이츠는 당초 주문 중개 수수료를 결제액의 15%라고 고지했으나, ‘수수료 1000원’ 프로모션 기간을 연장하며 가맹점을 모으고 있다. 2000~3000원을 받는 경쟁 업체 대비 수수료는 자체는 적은 편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동일하게 주문 중개부터 배달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배민라이더스와 요기요플러스가 가맹점으로부터 배달비를 따로 받지 않는 것에 비해 쿠팡이츠는 가맹점에도 배달비를 따로 청구한다.​ 주문 고객과 가맹점 양쪽에서 배달료를 받는 것. 다수의 가맹점주는 수수료 프로모션 기간임에도 쿠팡이츠가 다른 배달 앱보다 전체 수수료가 비싸다고 입을 모았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B 씨가 7500원짜리 김치찌개를 쿠팡이츠를 통해 배달 판매할 경우 손에 쥐는 돈은 음식값의 절반도 되지 않는 3652원이다.사진=B 씨 제공

 

낮은 최소 주문금액도 가맹점주에게는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수원 영통에서 한식 음식점을 운영하는 B 씨의 영수증을 살펴보자. 이곳의 최소 주문금액은 7500원. 만약 7500원짜리 김치찌개 주문이 들어올 경우, 소비자는 음식값에 배달비 3000원을 더해 1만 500원을 결제한다. 우선 소비자가 결제한 금액은 고스란히 쿠팡이츠로 간다. 여기에서 주문 중개 수수료 1000원, 카드 수수료 및 결제 이용료와 부가세, 그리고 가맹점이 부담해야 하는 배달 요금을 제하고 나면 정산 금액은 3652원뿐이다. 인건비와 재료비를 빼면 가맹점에 남는 순수익은 1000원 정도에 불과하다.

 

B 씨는 “서울, 특히 강남권과 그 외 지역의 배달료 차이가 너무 크다. 강남은 배달 수요가 많기 때문에 라이더 콜비가 4000원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지방은 아직도 2800원 선이다. 경기권에 속하는 수원 영통도 아직 3500원 선이다. 그런데 강남권 기준에 맞춰 배달료를 책정하다 보니 나머지 지역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B 씨는 이어 “쿠팡이츠는 금액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 다른 앱과 달리 ‘건당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그렇다 보니 라이더 확보를 위해 조정하는 높은 배달료를 가맹점이 함께 부담하도록 하면서 최소주문금액을 낮추도록 은연중에 강요한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B 씨는 왜 최소 주문금액을 7500원으로 책정한 걸까. B 씨는 "배달 건당 수수료를 가져가기 때문에 쿠팡이츠 입장에서는 금액보다 ‘건수’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처음 계약 시 쿠팡이츠 영업사원이 음식 가격은 무조건 배달의민족과 동일하게 책정하고 최소주문금액을 정해서 왔다. 계약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타산이 맞지 않아 최소주문금액을 올려달라고 요청하니 계약서에 적힌 사항이므로 시간이 걸린다고 버텼다. 처음 계약 시 계약서를 보거나 구두로 설명을 듣지 못했다. 내가 운영하는 4개 매장 중 일부는 요청한 지 2주가 지나도록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B 씨와 쿠팡이츠 본사 측이 통화한 녹취록에 답답함이 드러난다. B 씨가 “최소주문금액 7500원에서 1만 4000원으로 수정하는 게 며칠씩 걸릴 일이냐. 영업사원, 고객센터, 본사 측과 지금 일주일째 통화 중인데 아직도 ‘​처리 중’​이다. 그마저도 다들 권한이 없다거나 전화를 돌린다. 영업사원은 최소주문금액 지정이 계약사항이라고 알려주지도 않았다. 다른 앱은 내가 직접 수정할 수 있다​. 이게 이렇게 오래 걸릴 일이냐”고 묻자 본사 담당자는 “​전자 계약서를 변경해야 하므로 영업일 기준 이틀이 걸린다. 대표님들이 직접 수정할 경우 잘 못 설정하거나 폭리를 취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절차를 뒀다. 다시 고객센터로 연락하시라”고 답했다.

 

업계에서는 ‘​이용자 수가 늘면 높은 수수료를 감안하고도 가맹점이 늘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츠는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합병 소식에 업계 전체가 동요하면서 이익을 본 케이스다. ‘쿠팡’이라는 브랜드 파워와 엄청난 자본력으로 금세 3위가 되지 않았나. 결국 소비자가 몰리면 자영업자는 (그 플랫폼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배달 앱이 포화상태라 출혈경쟁을 한다지만 자영업자도 포화상태다. 옆 가게보다 노출도를 올리고 가격을 내리지 않으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어려운 시기다. 플랫폼은 소비자의 눈치를 보며 가맹점과 라이더 사이에서 줄다리기한다. 지금은 급격히 커지는 시장 대비 라이더가 부족하다 보니 배달료를 올리면서 그 부담을 가맹점에 돌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최소주문금액 조정과 관련해 쿠팡이츠 측에 질의하자, 쿠팡이츠 관계자는 “쿠팡이츠는 ​1주문 1배달​로 따뜻한 음식을 빠르게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입점 업체는 물론 고객의 만족도 높다. 앞으로도 혁신적인 배달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에게 최고의 배달 경험을 제공할 뿐 아니라 라이더에게 안전한 배송 환경을 조성하는 등 업계 내 선하고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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