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대신증권이 판매한 김부겸 전 의원 사위의 라임 펀드 자금 일부가 메리츠증권으로 넘어간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펀드는 테티스 11호로 김부겸 전 의원 사위를 위한 특혜성 개인 펀드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신증권이 판매한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가운데 971억 원 자금의 계좌가 지난해 8월 21일부터 9월 20일까지 약 한 달간 메리츠증권으로 이관됐다. 지난해 9월 장영준 대신증권 센터장이 메리츠증권으로 이직하면서 관리하던 고객이 넘어간 것으로 파악된다.
#김부겸 사위 일가가 대신증권에서 가입한 라임 펀드
이 시기 김부겸 사위 최 아무개 씨와 딸, 그리고 이들 부부의 자녀 2명이 대신증권을 통해 가입한 테티스 11호가 메리츠증권으로 넘어간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다. 윤 의원이 확보한 또다른 자료를 보면 메리츠증권이 보유한 라임 펀드 가운데 테티스 11호 펀드가 포함됐다.
메리츠증권이 보유한 펀드 잔량은 12억 원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수익자 숫자다. 대신증권에는 2명의 수익자(개인 1, 법인 1)의 테티스 11호 잔량 80억 6869만 원이 남았다.
메리츠증권으로 이관된 자금은 최 씨 부부와 자녀의 자금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펀드 가입자는 최 씨 부부 일가 4명과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 등 총 6명으로 알려졌다. 법인과 이종필 부사장을 제외하면 나머지 개인 투자자는 최 씨 부부 일가인 셈이다.
따라서 대신증권에 남아 있는 법인 1곳을 제외하면 이종필 부사장의 테티스 11호 펀드 자금이 메리츠증권로 넘어갔더라도, 최 씨 일가 가운데 최소 3명의 테티스 11호 자금이 메리츠증권으로 넘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최 씨 부부 일가가 테티스 11호에 총 12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현재 메리츠증권이 보유한 테티스 11호 펀드 잔량이 12억 원임을 감안하면 최 씨 일가의 모든 자금이 메리츠증권으로 옮겼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테티스 11호는 부실화를 겪은 다른 라임자산운용의 펀드보다 가입자에게 조건이 좋다는 평가가 나오는 펀드다. 우선 매일 환매 주문이 가능했다. 환매 주문 뒤 4일 뒤에는 입금이 되는 조건도 포함됐다. 가입자 부담인 환매수수료율과 판매보수율도 0%대로 설정됐다.
반면 테티스 6호 등 다른 일반 고객 펀드는 매월 20일 하루만 환매 주문이 가능했고, 환매 주문을 하더라도 24일 후에 입금이 되도록 설계됐다. 가입자가 내야 하는 보수율은 1%로 테티스 11호 0.04%의 25배에 달했다. 이 때문에 대신증권이 최 씨 일가를 위한 특혜성 펀드를 판매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대신증권 측은 “테티스 11호는 라임자산운용 측에서 요청한 펀드로 대신증권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고객 유치에 관여한 게 아니다 보니 최소한의 수수료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눈길을 끄는 것은 메리츠증권으로 넘어간 라임 펀드의 사후 관리다. 라임 사태가 발생한 이후 대신증권은 메리츠증권으로 건너간 라임 펀드 피해자의 관리를 맡고 있다. 메리츠증권의 라임 펀드 피해자에게 선지급금을 제공한 것도 대신증권이었다.
일각에서는 대신증권이 메리츠증권으로 넘어간 라임 펀드 피해자까지 관리하는 것을 두고 의구심을 보낸다. 대신증권이 비용과 시간을 들여 메리츠증권 피해자까지 관리하는 것은 그동안 피해자에게 판매사의 의무를 회피했던 태도와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대신증권 “판매 시 문제 생겨 판매사가 고객 관리” 메리츠 “연결 짓는 것은 억측”
라임 펀드 피해자는 “당시 메리츠증권으로 건너간 라임 펀드 가입자들이 상대적으로 고액 가입자였던 점을 감안하면 중요하고 민감한 인물들의 자금이 상당수 포함됐을 것이다. 김부겸 사위 펀드 자금도 이 같은 성격의 자금 가운데 하나로 보인다”며 “이런 이유로 민감한 피해자를 관리하기 위해 대신증권에서 적극적으로 메리츠증권의 고객들을 관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의 라임 펀드 고객들은 판매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펀드를 판매한 대신증권이 관리하게 됐다”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김부겸 전 의원 사위 펀드 자금이 넘어왔다는 얘기는 금시초문이다. 메리츠증권이 이를 확인할 의무도 없다”면서 “대신증권이 현재 메리츠증권의 고객을 관리하는 부분을 이런 내용과 연결 짓는 것은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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