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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차 지고 전기차 뜨고…정유업계의 도전과 기회

주유소는 복합 에너지 스테이션으로 탈바꿈, 친환경차 전용 윤활유 개발해 수익 확대

2020.11.25(Wed) 12:07:23

[비즈한국] 자동차 에너지원을 화석연료에서 전기·수소로 바꾸는 움직임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다. 정유업계도 새로운 먹거리를 찾느라 분주하다. 주유소를 초대형 복합 에너지 스테이션으로 바꿔 활용성을 높이고, 전기차 윤활유 사업에도 꾸준히 투자하는 등 기업마다 탈출구 마련에 안간힘이다.

 

GS칼텍스가 최근 리모델링한 서울 서초구 논현동 삼방 주유소. 이름을 에너지허브로 바꾸고 전기차 충전시설을 확충했다. GS칼텍스는 더 많은 주유소를 초대형 복합 에너지 스테이션으로 리모델링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박찬웅 기자


최근 전 세계적으로 내연기관차 중단 선언이 번지고 있다. 노르웨이와 네덜란드는 2025년 자국 내 내연기관차 판매 중지를 선언했다. 영국은 2030년, 독일·인도·​프랑스는 2040년을 목표로 내연기관차와 인연을 끊겠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가 곧 발표할 ‘2050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에도 내연기관차 비중을 최소화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제 관심은 전기·수소 등 친환경 차량에 쏠리고 있다.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는 전 세계 신규 등록 차량 중 전기차의 비율을 2030년 28%, 2040년 58% 수준으로 예측했다. 우리나라도 2025년까지 전기차 113만 대와 수소차 20만 대 보급을 목표로 삼고 있다.

 

#주유소는 충전·정비 가능한 초대형 복합 에너지 스테이션으로

 

정유업계도 변화의 움직임을 보인다. 아직 정유 사업이 전체 매출의 약 70%를 차지해 비중이 높지만, 세계적인 흐름에 따라 그 비중이 감소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먼저 기존 주유소 부지부터 리모델링에 나섰다. 에쓰오일(S-OIL)이나 GS칼텍스의 경우 기존 주유소 부지를 쇼핑과 문화, 물류 서비스를 결합한 복합 상업시설로 개발 중이다. 

 

에쓰오일은 9월 경기도 파주 운정신도시에 복합 에너지 스테이션을 열었다. 기존 4개의 주유소와 충전소를 합쳐 약 3000평 부지의 주유소와 충전소로 리모델링해 30여 대의 차량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 편의점과 터널식 자동 세차기 2대를 운영 중이며, 화물차 주유 고객 및 세차 대기 고객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카페테리아 공간도 마련했다. 에쓰오일은 넓은 부지를 활용해 전기차 충전시설, 튜닝 특화 정비소 및 애플리케이션(앱) 기반 주유 세차 배달 등 새로운 영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에쓰오일이 경기도 파주 운정신도시에 개점한 복합 에너지 스테이션. 전기·수소차 보급 확산에 따라 기존 주유소들이 이 같은 형태로 점차 변해갈 것으로 보인다. 사진=에쓰오일 제공


GS칼텍스도 최근 서울 서초구에 자리한 삼방 주유소를 미래형 주유소로 리모델링했다. ‘에너지플러스(energy plus)’라는 브랜드 론칭 행사도 열었다. ‘에너지플러스 허브’는 주유, 세차, 정비 외에 전기·수소차 충전기를 설치해 운영하는 복합 에너지 스테이션이다. 에너지플러스는 카셰어링, 공유 개인형 이동수단(PM) 물류 거점으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향후 드론 배송, 편의점 등의 콘텐츠까지 결합한다는 게 GS칼텍스의 청사진이다. 

 

이들과 SK에너지·현대오일뱅크·SK가스·E1은 환경부, 한국환경공단과 전기·수소차 충전시설 확대를 위한 협약도 체결했다. 2025년까지 주유소 및 액화석유가스(LPG)충전소에 전기차 급속충전기 750기, 수소차 충전소 114개를 구축할 예정이다.

 

#‘전기차 윤활유 시장 잡아라’ 전용 제품 개발

 

전기차 윤활유도 정유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다.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은 2030년까지 연간 24% 이상의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 올해 1000만 ℓ에서 2025년 6000만 ℓ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기차 윤활유 시장에서 현재 가장 앞서 있는 국내 기업은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다. 2010년 연구 개발을 시작해 2013년 전기차 전용 윤활유를 처음으로 출시했다. 2014년부터는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해를 거듭하며 전기차별로 특화된 윤활유 제품을 개발해 전기차 시장에서 윤활유 제품 공급을 확대하는 게 목표다. 

 

전기차용 윤활유는 전기·전자 부품과의 접촉이 많아, ​기존 내연기관 차량용 윤활유의 특성 외에 전기·전자 부품에 대한 부식방지, 에너지 손실 최소화, 출력 저하 방지 등 차별화된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사진=최준필 기자


에쓰오일은 올해 초 글로벌 첨가제 제조사들과 협업을 통해 전기차에 최적화된 4종의 윤활유 개발을 완료했다. 현재 에쓰오일은 전기차에 필수적인 배터리 쿨링 플루이드(Battery cooling fluid) 등의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외 완성차 업체와 공동 연구를 비롯해 제품 상업화와 추가적인 제품개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GS칼텍스도 10월 하이브리드차 전용 윤활유를 내놓은 데 이어 전기차 관련 윤활유도 최근 개발을 완료하여 제품 판매를 앞두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차 전용 엔진오일을 시작으로 친환경 차량 전용 제품 개발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실적도 긍정적이다. 정유 사업의 부진을 윤활유 사업으로 메우는 중이다. GS칼텍스는 3분기에 윤활유 사업으로 매출 3004억 원, 영업이익 640억 원을 기록해 전 분기 대비 각각 13.3%, 15.8% 증가했다. 에쓰오일은 윤활유 사업 영업이익이 2019년 3분기 1213억 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3161억 원으로 160.6%나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도 올해 3분기 정유 사업 이익률이 0.7%였던 것에 비해 윤활유 사업은 12%로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박찬웅 기자

rooney@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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