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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11·19대책에도 '내년 전세대란 계속' 점치는 이유

빌라, 다세대 임대주택 늘리는 건 단기 대책…민간 임대 매물 시장에 많이 나오게 해야

2020.11.23(Mon) 16:56:42

[비즈한국] 정부는 2022년까지 전국에 11만 4000호의 주택을 공급하는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을 11월 19일 발표했다. 김현미 장관은 발표를 통해, 최근 4년간 안정적이었던 전세가격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하기 시작했고, 금년 들어 기준금리 추가 인하, 빠른 가구 수 분화 등의 영향으로 상승폭이 커지는 상황이라고 현 시장을 분석했다.

 

19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정부의 서민, 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 발표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최근 전세가격 상승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김현미 장관의 발표대로 장기간 지속된 저금리(임대인의 보증금 인상 요인, 임차인의 실 부담 감소 요인으로 작용) 영향으로 전세를 찾는 임차인들이 많아졌으며, 가구 분화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최근 증가한 가구 수는 수도권에서 12만 9000(2016년), 18만(2017년), 21만 1000(2018년), 25만 4000(2019년), 서울에서 200(2016년), 3만 4000(2017년), 3만3000(2018년), 6만 2000(2019년)이었다.

 

하지만 가장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한 것은 임대차 3법과 거주 의무 강화 조치 등 전매 물량이 시장에 나오지 못하게 하는 임대사업 축소 정책이었다. 이 정책이 얼마나 큰 영향을 주었냐 하면, 놀랍게도 현 정부의 주택 입주 물량은 역대 최고 수준이었는데도 이러한 전세난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주택 입주 물량은 수도권에서 연평균 16만 6000호(2005∼2007년) 19만 1000호(2008~2012년), 20만 6000호(2013~2016년), 29만 2000호(2017~2019년), 서울에서 연평균 5만 2000호(2005~2007년), 5만 6000호(2008∼2012)년, 7만 4000호(2013∼2016년), 7만 5000호(2017~2019년)였다. 많은 입주 물량에 따라 무조건적으로 시장에 나와야 할 매물이 자취를 감추었으니 놀랍고도 신비한 일이다. 

 

정부에서 공급대책으로 추진하는 수도권 30만 호 등은 2023년 이후에나 본격 착공이 가능한 상황이므로, 실질적인 입주는 2025년부터나 가능하다. 여기에 저금리, 인구·가구구조 변화, 축소균형에 따라 급격하게 늘어난 최근의 전세수요 충당을 위한 긴급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현재의 전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단기간 공급 확대로 정의하고, 민관의 역량을 모아 ‘신축 위주 단기 집중 공급’을 추진하겠다며 제안한 정책이 바로 11월 19일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이었다.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의 주요 내용을 2가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번 대책을 통해 2021~2022년 사이 총 11만 4000호(수도권 7만 호)의 전세형 주택이 추가 공급된다. 

 

특히, 2022년까지의 총 공급 물량의 40% 이상인 전국 4만 9000호, 수도권 2만 4000만호를 2021년 상반기까지 집중 공급하고, LH 등이 3개월 이상 공실인 공공임대 3만 9000호(수도권 1만 6000호)를 현행 기준에 따라 신속히 공급하며, 남은 공실은 전세로 전환해 금년 12월 말 입주자를 모집해 내년 2월까지 입주가 가능케 했다. 신축 매입 약정 7000호(수도권 6000호), 새롭게 도입하는 공공 전세 주택 3000호(수도권 2500호)도 2021년 상반기 중 공급될 예정이다. 

 

2021년 하반기에는 공실 상가·오피스·숙박시설 리모델링을 통한 주거공간 등 2만 6000호(수도권 1만 9000호)의 주택이 공급된다. 공실 리모델링을 통한 6000호(수도권 4600호)가 최초로 공급되며, 신축매입 약정 1만 4000호(수도권 1만호), 공공전세주택 6000호(수도권 4000호)에 입주가 가능하다.

 

2022년에 신축매입 약정 2만 3000호(수도권 1만 7000호), 공공 전세 주택 9000호(수도권 6500호), 공실 리모델링 7000호(수도권 5000호) 등 총 3만 8000호의 임대주택이 공급되면, 2년 간 총 11만 4000호의 임대주택이 추가 공급될 예정이다.

 

둘째, 이번 단기 공급방안은 신축 위주로 구성된다. 

 

민간건설사에게 신규 건설을 유도해 LH가 매입하는 ‘매입약정 방식’을 확대해 주택 순증효과(2021년 2만 1000호)를 노리고, 정부는 민간건설사의 참여 확대를 위해 공공택지 우선 공급, 건설자금 저리 지원, 세제 지원 등 행정적·재정적 지원에 나선다.

 

1인 가구의 전세 수요가 증가하는 현실에 맞춰, 공실 상가·오피스·숙박시설 등을 주거공간으로 적극 전환하는 방법으로 신속한 주택 순증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5·6대책, 8·4대책 등 이미 발표한 비주택 공실 리모델링 방안을 좀 더 민간 중심으로 추진하기 위해 주차장 증설 면제, 장기 저리융자 지원을 실시하고, 오피스텔, 상가 등 집합건물 리모델링 동의요건을 완화(100→80%)해 노후화된 상가 건물 등의 용도전환을 활성화할 예정이다.

 

김현미 장관은 “아파트는 건설기간만 평균 30개월 걸려 공급에 한계가 있고, 내년 공급 물량은 3~4년 전 확정된 것이라 변경이 어렵다”며 “대신 다세대나 연립, 오피스텔도 상당히 질 좋은 주택이 공급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특히 ‘공공전세’란 새로운 개념을 발표했다. 민간 건설사와 사전에 약정을 맺고, 도심에 아파트보다 건축기간이 짧은 다세대와 오피스텔을 지어 전세로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이어지는 추가질의를 통해 이번 대책이 비아파트 주택에 편중된 점을 인정하나 앞으로 지속될 전세난을 조금이라도 완화하려는 ‘고육지책’이었음을 강조했다.

 

시장이 원하는 것은 아파트다. 빌라, 다세대 임대주택을 늘려 전세난을 해결하겠다는 건 단기 대책이 될 수밖에 없다. 아파트 전세 구하기가 어려워 하염없이 정부 대책을 기다린 임차인들에게는 실망스런 대책이다. 결국 전세가 아닌 입지가 좋지 않은 구축 아파트 매수로 수요층들이 선택을 변경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임대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민간 임대 주택 매물이 시장에 나와야 한다. 현재도 다주택자 매물이 조금씩 나오지만, 그마저도 바로 전세 매물이 없자 내 집 마련으로 터닝 한 수요자가 사들이고 있다. 시장에 매매든 전세든 매물이 꾸준히 나오도록 하는 정책이 있어야 한다. 현재의 임대차 2법과 다주택자 축소 정책은 전세 시장에는 무조건 마이너스가 될 것이다. 

 

11월 19일 정책으로는 내년 전세난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당장 정상거래가 될 수 있도록 임대차 2법 및 기존 규제 정책을 보완해야 정상적인 시장이 될 것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전세 매물이 시장에 정상 수준으로 나오기 전까지 이 전세난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 ‘빠숑의 세상 답사기’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2020),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2018),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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