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라는 티베트 속담이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많은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걱정과 불안이 크게 늘었다. 이번 주에는 걱정과 불안에 대한 신간 도서 두 권을 소개한다.
걱정이 넘치는 사람을 위한 가이드북(원제: Worried?)
리스 존슨·에릭 처들러 지음, 김성훈 옮김, 현암사
416쪽, 1만 8000원
휴대전화 전자파 때문에 암에 걸리지 않을까? 공중화장실에서 세균에 감염되지는 않을까? 반려동물에게서 바이러스가 옮기지는 않을까? ‘걱정이 넘치는 사람을 위한 가이드북’은 이런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일상의 걱정을 덜어내기 위한 과학적 탐구’라는 부제에 걸맞게 저자 리스 존슨과 에릭 처들러는 카페인, 영양제, 알코올처럼 거의 매일(!) 먹는 음식부터 휴대폰, 공중화장실, 대중교통, 반려동물까지 우리 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58가지를 분석해 ‘걱정 지수’를 매겼다.
예방 가능성과 발생 가능성을 따져 ‘걱정 말아요’와 ‘이건 진짜 걱정해야 돼요’로 분류한다. 일어날 가능성이 아주 낮거나, 일어날 가능성은 높지만 내 노력으로는 멈출 수 없거나, 일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그 결과가 그리 심각하지 않은 것은 ‘걱정 말아요’에 들어간다.
책을 읽기 전, 목차의 58개 항목 중 ‘이건 진짜 걱정해야 돼요’는 몇 개쯤일지 짐작해본 뒤 결론에서 확인해도 재밌겠다. 다만 ‘걱정 지수’에 너무 큰 의미는 부여하지 말라는 게 저자들의 권고다.
(부제: 불안하지 않기 위해 풍요에 중독된, 한국 사회에 필요한 사회심리학적 진단과 처방)
김태형 지음, 한겨레출판
288쪽, 1만 6000원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도 한국 사회에는 불안이 넘실댔다. 왜 우리는 유독 ‘공정’과 ‘정의’에 집착할까? 분노형 범죄가 왜 이리 많을까?
‘풍요중독사회’의 저자인 심리학자 김태형은 오늘날 한국인의 삶을 “학대를 피해 미친 듯이 위계의 사다리를 올라가는 과정”이며 이 끝없는 불안으로부터 도망치려다 풍요중독자가 되었다고 지적한다.
그에 따르면 한국은 1990년대 이전까지는 가난-화목사회였고, 21세기 이후는 풍요-불화사회다. ‘이백충(월 소득 200만 원)’, ‘삼백충(월 소득 300만 원)’, ‘월거지(월세 사는 거지)’, ‘전거지(전세 사는 거지)’, ‘휴거(임대아파트 휴먼시아에 사는 거지)’ 등 경제력으로 위계를 나누고 차별하는 심리는 이미 한국 사회에 깊이 뿌리 박혀 있다. 늘 패자로 살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위로 못 올라갈 바에야 옆에 있는 사람보단 더 잘나겠다는 욕망으로 인해 한국인은 각종 병리현상과 혐오에 시달린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그렇다면 해법은 있을까? 자살방지 캠페인과 CCTV 설치 같은 땜질식 처방보다는 무상의료, 기본소득제, 저렴한 임대주택 등 지금의 극단적인 불평등을 해소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김남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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