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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기업, 한진 오너 일가에게 받은 부암동 부동산 개발 나설까

조중훈·조양호 소유하던 부동산 유증·증여…정석기업 "개발 관련 내용 밝히기 어렵다"

2020.11.13(Fri) 18:13:14

[비즈한국] 한진그룹 오너 일가가 보유하던 서울 종로구 부암동 부동산이 한진그룹 계열사인 정석기업으로 모두 넘어간 사실이 비즈한국 취재 결과 뒤늦게 확인됐다. 정석기업이 이 부동산들을 어떻게 활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정석기업이 한진그룹 창업주 고 조중훈 회장으로부터 유증 받은 부암동 한옥집.  사진=유시혁 기자

 

2002년 11월 별세한 한진그룹 창업주 고 조중훈 회장은 생전 32년간 살았던 부암동 한옥집을 정석기업에 유증(유언으로써 자기 재산의 일부를 무상으로 타인에게 주는 것)했다.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정석기업이 조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부동산은 1969년 12월 준공된 한옥집(연면적 1244.89㎡, 376.58평)과 그 부지 3필지(5604㎡, 1695.21평)다. 이 집은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이 용산구 한남동 이태원언덕길에 새 단독주택을 짓기 직전인 2018년까지 국내에서 여덟 번째로 비싼 단독주택으로 주목받았다. 2020년 1월 기준 개별주택공시가격은 137억 1000만 원에 달한다. 

 

당시 고 조중훈 회장의 장남 고 조양호 회장은 정석기업이 유증받은 한옥집의 언덕 아래쪽에 있는 스페인식 S 형 기와집(연면적 485.26㎡, 146.79평)과 부지 4필지(781㎡, 236.25평)를 보유하고 있었다. 2005년 6월 조양호 회장은 모친 김정일 씨에게 자신이 보유하던 부암동 부동산을 매각했고, 이듬해 11월 김 씨는 정석물류학술재단에 이를 증여했다. 이 기와집의 2020년 1월 기준 개별주택공시가격은 13억 5800만 원이다. 

 

정석기업이 한진그룹 오너 일가로부터 물려받아 보유 중인 부암동 부동산 자산(빨간색 선 안).  사진=네이버 위성지도 화면 캡쳐

 

그런데 정석물류학술재단이 이 기와집과 부지를 지난해 11월​ ​정석기업에 ​매각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부동산등기부에 기재된 매매가는 개별주택공시가격의 3배 수준인 36억 5745만 9760원이다. 

 


정석기업이 ​부동산임대업체이므로 ​이 부동산들을 개발해 비주거용 건물 임대사업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석기업이 보유한 부암동 토지의 규모가 6385㎡(1931.46평)에 달하는 데다, 한진빌딩(서울 중구 소공동)과 정석빌딩(인천 중구 신흥동3가)의 임대 사업을 통해 얻는 수익이 연간 400억 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정석물류학술재단이 정석기업에 기와집을 매각하기 한 달 전인 지난해 10월, 기와집의 지하 1층 일부(142.68㎡, 43.16평)를 주택에서 제2종근린생활시설(사무소) 용도로 변경한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와 관련해 정석기업 관계자는 “한옥집은 지어진 지 51년, 기와집은 32년이나 된 노후주택이다. 10년 넘게 관리만 한 채 계속 비워두고 있었다”면서 “아직 부암동 부동산 자산을 어떻게 활용할지 구체적인 개발 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정석기업의 또 다른 관계자는 “언론 대응 부서가 없어 어떠한 공식 입장도 밝힐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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