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애플이 자체 맥용 프로세서 M1과 함께 새로운 맥을 10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올해 안에 새로운 칩을 쓴 맥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히기는 했는데, 그 규모나 속도가 상당하다. 애플은 맥북 에어, 맥북 프로, 맥 미니 등 세 가지 폼팩터에 M1 칩을 넣었으며 미국 기준으로 바로 주문을 받아 일주일 뒤면 제품을 받아볼 수 있다.
#맥북 에어
처음 공개한 제품은 맥북 에어다. 애플은 맥북 에어가 이전 세대 제품보다 CPU는 3.5배, 그래픽은 5배까지 가량 높은 성능을 낸다고 소개했다. 애플은 기존 인텔 프로세서를 쓴 맥과 더불어 PC와 비교를 많이 했는데 대체로 그 폭이 큰 편이었다. 그 중에서도 맥북 에어는 쿼드코어 i5와 i7이 쓰이기도 하지만 듀얼코어 i5가 기본이었기 때문에 성능 차이가 다소 높은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는 8GB가 기본이고, 추가 비용을 내서 16GB까지 올릴 수 있다.
디자인이 달라지지는 않았다. 맥북 에어의 포인트는 전력과 소음에 있다. 배터리는 한 번 충전해서 웹 브라우징 15시간, 영상 재생은 18시간 동안 쓸 수 있다. 팬이 없는 구조라서 소음도 없다. 이전 세대 맥북 에어가 팬이 하나 있긴 했지만 높은 성능이 필요한 작업을 오래 하면 쓰로틀링이 생기는 경우가 있었는데, M1 프로세서는 상대적으로 발열이 적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맥북 에어 외에 함께 발표된 맥북 프로와 맥 미니에는 팬이 있기 때문에 팬이 없는 설계로 완전한 열 설계가 이뤄졌을 지는 실제 제품의 테스트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맥북 에어는 두 가지 기본 선택지가 있다. 프로세서는 동일한데 기본형 모델은 GPU 코어를 한 개 줄여서 7개 코어로 작동한다. 이론적으로 그래픽에 8분의 1정도 성능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애플이 프로세서의 작동 속도를 공개하지 않아서 각 모델 사이의 성능 차이는 아직 알 수 없다.
맥북 에어는 M1 칩의 등장으로 인텔 프로세서를 쓴 제품이 목록에서 사라졌다. 아무래도 맥북 에어의 특성상 고성능보다는 적절한 성능에 저전력과 휴대성이 중심이 되기 때문에 고성능 제품에 대한 수요는 맥북 프로로 넘기고, 맥북 에어는 본래의 특성에 더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맥북 프로 13인치
맥북 프로 13인치도 M1 칩을 쓴 모델이 추가됐다. 다만 상위 모델의 인텔 프로세서를 쓴 맥북 프로 13인치는 계속 함께 판매된다. 다만 인텔 프로세서를 쓴 제품보다 M1을 쓴 제품이 더 싸다. 애플은 맥북 프로 13은 전 세대보다 성능이 2.8배 높아지고 GPU가 5배 빨라졌다고 밝히고 있는데, 가격과 실제 성능 사이의 상관 관계를 따져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맥북 에어와 맥북 프로의 차이는 크게 냉각 성능과 배터리에 있다. 이전 맥북 프로에 쓰였던 액티브 쿨링 시스템이 적용됐기 때문에 영상이나 그래픽 작업에서도 성능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또한 같은 칩을 넣었지만 맥북 프로의 폼팩터가 조금 더 두껍기 때문에 배터리가 많이 들어가고, 그만큼 배터리도 오래 쓸 수 있다. 애플은 무선랜으로 웹 서핑을 할 때 17시간, 동영상을 재생할 때 20시간 동안 쓸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제까지 맥북 프로는 10시간을 기준으로 삼았다.
또한 맥북 프로의 특징인 스피커와 스튜디오급 마이크가 그대로 들어가고, 트루톤 디스플레이까지 넣어 기존 맥북 프로와 사용성에 대한 차이는 없다. 다만 썬더볼트/USB4 포트가 두 개만 있는 점은 아쉽다. 이는 입출력 콘트롤러가 M1 칩 안에 통합되는 구조인데, 패키지 구조상 한 개 채널만 쓸 수 있는 콘트롤러를 넣은 것 때문이다. 장치를 많이 쓴다면 USB-C 허브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256GB SSD를 쓴 기본형이 169만 원, 512GB를 쓴 고급형이 196만 원이다. 저장공간 외 두 제품의 차이는 없다. 메모리는 마찬가지로 기본 8GB에 주문시 추가로 16GB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다. 기존 제품보다 메모리가 인색해졌는데, 이는 칩 안에 메모리를 통합해서 넣어야 하는 UMA 구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UMA 구조 때문에 메모리 효율성이 높아지고, 적은 용량으로도 기존 PC 환경보다 높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본다. 하지만 동영상을 비롯해 고성능이 필요한 작업에 메모리 8GB는 아쉽고, 업그레이드에 200달러의 추가 비용도 부담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다.
#맥 미니
맥 미니도 M1 프로세서를 입게 됐다. 이전 쿼드코어 제품보다 3배 높은 CPU 성능을 내고, 그래픽도 5배 빠르다는 설명이다. 맥 미니는 8세대 프로세서를 쓰긴 했는데 데스크톱 기반의 프로세서가 들어가기 때문에 3배 성능 차이가 있다면 상당히 고무적인 부분이다. 애플은 맥 미니에서 게임 개발도 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개발중인 발더스 게이트3를 시연했는데 데모 화면으로는 상당히 높은 성능을 보여주었다.
맥 미니 역시 인텔 프로세서를 쓰면서 성능에 비해 냉각이 아쉬움을 남겼는데 M1 프로세서에 커다란 냉각팬을 갖게 되면서 열설계에 대한 기대가 가장 큰 제품이다. 맥 미니는 작지만 데스크톱이기 때문에 폼팩터가 크고 맥북 에어와 맥북 프로 등 모바일 제품에 비해 높은 냉각 성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맥 미니의 특성을 살려 크기를 더 줄일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아직은 폼팩터를 바꾸는 것보다 기존 환경에 프로세서를 바꾸는 쪽으로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맥미니도 맥북 프로처럼 SSD용량에 따라 256GB 기본형이 89만 원, 512GB짜리 고급형이 116만 원이다. 기존 기본형은 M1 칩 모델이 대신하고, 6코어가 들어간 고급형 모델은 144만 원 그대로 판매된다.
최호섭 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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