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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보다 비트코인' 암호화폐 제2 광풍 부나

증시 부진·관련 프로젝트 가동·미 대선 불확실성 등 원인…"현 시세가 꼭짓점" 분석도

2020.11.06(Fri) 14:44:32

[비즈한국] 비트코인 가격이 심상치 않다. 9월에 1200만~1300만 원에 머물던 것이 불과 한 달 반 만에 50% 가까이 급등한 1700만 원대로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다수의 현실성 있는 암호화폐(가상화폐) 프로젝트가 가동하기 시작했으며, 최근 증시 부진에 실망한 자금이 몰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한 달 반 만에 50% 가까이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 부진에 실망한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세정보를 제공하는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6일 기준 개당 1만 5000달러(약 1764만 원)를 기록 중이다. 암호화폐 투자 열풍이 빠지기 시작한 2018년 1월 이후 최고 시세다.

 

9~10월 1만 달러 부근에서 움직이던 가격이 10월 중순 이후부터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2893억 달러(약 325조 원)로 불어나며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도 4426억 달러(498조 원)로 2018년 5월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한 가장 주된 이유는 실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들이 본격 궤도에 오를 조짐을 보여서다. 온라인 검색과 e커머스 시장을 장악한 네이버와 가장 강력한 모바일 플랫폼이 된 카카오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네이버는 자회사 라인을 통해 최근 ‘라인 블록체인 디벨로퍼스’와 ‘비트맥스 월렛’을 출시했다. 라인 블록체인 디벨로퍼스는 라인의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개발 플랫폼이다. 자체 토큰 발행과 현물 자산의 토큰화 등을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카카오도 계열사 그라운드X를 통해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블록체인(BaaS) KAS를 선보였다. 블록체인 서비스를 쉽게 개발할 수 있는 기능을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형태로 제공한다. 카카오는 또 블록체인 프로젝트인 클레이튼을 통해 현대카드 등의 포인트 전환 서비스를 개시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미국에서도 페이팔이 10월 비트코인·이더리움·라이트코인·비트코인캐시 등 4개 암호화폐의 거래를 지원한다고 밝히며 암호화폐 사용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약 2600만 개 가맹점에서 페이팔로 디지털자산 결제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년 초 제공할 계획이다. 이런 움직임에 발맞춰 미국 통화감독청(OCC)도 디지털자산 서비스를 도입해 보조를 맞추겠다는 입장이다. 

 

싱가포르 최대 은행 DBS도 금융청의 승인을 받는 대로 비트코인·비트코인캐시·이더리움·리플 등을 지원하는 디지털자산 거래소를 오픈할 계획이다. 중국 당국은 디지털 위안화 발행을 준비 중이다.

 

페이팔은 비트코인·이더리움·라이트코인·비트코인캐시 등 4개 암호화폐의 거래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약 2600만 개 가맹점에서 페이팔로 디지털자산 결제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년 초 제공할 계획이다. 사진=페이팔 홈페이지

 

현재 골드만삭스·JP모건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은 페이팔 계획에 발맞춰 암호화폐 투자를 늘릴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 월가에서는 지난해부터 암호화폐 투자를 늘렸으며, 본격적인 가격 상승 시점을 가늠하고 있었다는 게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 최근 글로벌 증시의 부진과 미 대선을 전후한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갈 길 잃은 자금이 암호화폐에 몰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암호화폐 분석가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불확실성 고조가 금융시장의 방향성을 불투명하게 만들었다. 이런 환경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암호화폐에 돈이 몰린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가격의 상승세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에도 시장의 관심이 몰려 있다. 그간 암호화폐 가격이 연말에 오르는 계절성을 보여준 것을 고려하면 현재로선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거란 관측이 우세하다. 연말 배당과 실적 보너스 등 시장에 풀린 현금이 단기 투자로 암호화폐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격 상승폭은 제한적일 거란 분석도 나온다. 최근 비트코인 상승세는 2018년과 마찬가지로 큰 모멘텀 없이 심리적 요인에 의해 나타난 현상이란 설명이다. 

 

암호화폐 기술적투자 분석가는 “최근 3년간 차트 흐름으로는 현재 상승세가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은 적다. 현재 시세를 꼭짓점으로 해석하고 시장에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서광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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