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현대오일뱅크가 서해의 무인도를 산업용지로 사용하기 위해 인근 바다를 매립할 예정이라는 사실이 비즈한국 취재 결과 확인됐다. 이 무인도는 현대오일뱅크가 20년 넘게 소유하면서도 지금껏 사용계획을 밝히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던 곳이다.
충청남도 서산시 대산읍 대죽리 소재 대산산업단지에는 현대오일뱅크, LG화학, 코오롱 인더스트리, KCC 등 많은 기업의 공장이 모여 있다. 이 산업단지를 지나면 현대오일뱅크가 소유한 ‘목섬’이 보인다.
목섬은 해안가에서 한눈에 보인다. 바닷물이 들어오는 밀물 시간대에는 섬이 되었다가 썰물 때 물이 빠지면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 인근 주민들은 물이 차 있을 때는 낚시를 하고 물이 빠지면 갯벌에 들어가 바지락을 캐기도 한다. 지난 6월에는 목섬 주변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대산읍 공직자들이 환경정화 활동을 벌였다. 목섬은 해안가에서 직선거리 약 279m로 도보 4분 정도이면 섬에 닿는다.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석유화학 시절인 1990년 5월 22일 목섬을 매입한 후 1992년 개인에게 매각했다가 1996년 재매입 했다. 이후 지금까지 소유권을 갖고 있다. 목섬의 면적은 5455㎡(1650.1평)로 2020년 기준 공시지가는 7255만 원이다.
현대오일뱅크 매입 이후 최근까지 목섬의 이용계획은 밝혀지지 않았고, 개발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인근이 산업단지이고, 현대오일뱅크 소유의 무인도라 이용계획에 그간 관심이 모아졌는데, 최근 현대오일뱅크가 관할 관청에 공유수면 매립 관련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사실이 확인됐다.
충남도청 관계자는 “10월 27일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의 합작사인 현대케미칼이 산업단지 조성을 목적으로 목섬 주변 79만 2065㎡(23만 9599.6평)을 매립하고 싶다며 공유수면 매립 관련 사용허가신청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인근 산업단지가 해안가를 끼고 형성돼 공장부지가 부족한 상황이다. 내륙에 공장부지를 조성하면 주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 공유수면을 매립해 부지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목섬은 매입한 지 20년이 넘었으며, 매입 초기부터 인근 바다를 매립해 목섬과 이어서 산업단지로 활용할 예정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오일뱅크는 2014년 8월부터 2019년 6월까지 목섬과 약 3km 떨어진 대산항 근처의 공유수면을 매립해 준공 허가를 받았다. 매립된 면적은 65만 3000㎡(19만 7532.2평)이다. 산업단지도 대부분 조성됐지만 도로 등을 마련하는 작업이 남아 준공되지 않은 상황이다.
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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