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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생각보다 서울에 가까운 경기도 광주

규제 없는 곳 찾던 실수요 몰리며 가격 상승…경강선 개통도 영향

2020.11.03(Tue) 18:14:00

[비즈한국] 대한민국에는 광주라는 지명을 쓰는 지역이 두 곳 있다. 하나는 광주광역시이고, 다른 하나는 경기도 광주시다. 광주광역시는 많은 사람이 알고 있지만, 경기도 광주시는 아는 사람만 아는 작은 도시다. 광주군에서 광주시로 승격한 것이 2001년이니 경기도 광주시가 제대로 등장한 것은 불과 20여 년도 되지 않은 일이다.

 

광주시는 생각보다 훨씬 큰 지역이다. 현재의 서울 강남구, 강동구, 송파구, 경기도 성남시, 하남시를 아우르는 거대한 지자체였으며, 이 광역권역의 중심이 지금의 광주시였다. 이 정도 사실만 알게 되어도 광주의 위상이 다르게 보일 것이다.

 

광주시가 아파트 시장에서 상위 순위를 차지한 건 드문 일이다. 사진은 광주시의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연합뉴스


거대한 지자체였던 광주는 1960년대에 서울에 강남구, 강동구, 송파구 지역을 양보하고, 1973년에는 성남시를, 1989년에는 하남시를 분리하면서 지금의 광주만 남았다. 현재 대한민국 부동산을 주도하는 지자체가 모두 광주시 출신이다. 하지만 지금의 광주시의 부동산 위상은 주변 지역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왜 현재 위상은 이렇게 과거 대비 작아졌을까? 왜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지역이 되었을까?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까? 

 

부동산 입지로 언론의 주목을 받으려면 개발 호재가 필요하다. 교통망이든, 상권이든, 학교 시설이든 뭔가 이전 대비 발전하는 이슈가 있어야 하지만, 그간의 광주시는 그러지 못했다. 왜일까?

 

광주시는 성남, 하남, 양평, 용인, 이천과 인접해 있다. 경기도 광주시 면적의 대부분은 광주산맥이 차지하고 있다. 광주시는 평지가 거의 없는 지형이다. 송파구와 인접한 남한산성이 있는 남한산, 분당구와 인접한 문형산, 이천시와 인접한 태화산, 하남시와 인접한 검단산이 광주산맥과 이어져 있다. 

 

게다가 도시 중앙에는 한강의 지류인 경안천과 곤지암천이 흐르고 있고, 북쪽은 그 유명한 팔당호다. 팔당호는 수도권, 특히 서울의 생명줄과 같은 식수원이다. 2000만 명 이상이 이 팔당호의 식수를 마시고 생활용수로 활용한다. 산과 물이 좋은 광주시의 자연환경은 수도권에서 가장 훌륭한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토질이 매우 우수하다. 과거 이천시와 광주시에는 궁궐 납품용 왕실 도자기를 만들던 분원이 있었다. 땅의 질이 좋은 곳은 풍수적으로 좋은 곳이다. 농사도 잘되고, 도자기도 만들 수 있어 여러 가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지역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자연환경 때문에 광주시에서는 대규모 개발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자연히 부동산 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는 크게 주목을 받을 수 없는 조건이었고, 그래서 광주광역시와는 비교도 될 수 없을 정도로 인지도가 낮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소규모 부동산 개발에 관심이 많은 이에게는 오히려 더 좋은 지역이었다. 대규모 개발은 어렵지만 소규모 개발은 가능하여, 광주시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꾸준히 개발되었다. 1000세대 이상 대단지 아파트는 많지 않지만, 중소 규모 단지들이 꾸준히 건설되고 있다. 이런 중소 규모 아파트 단지들이 광주시 전체 주거 시설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광주시의 지정학적 위치는 수도권 중에서도 요지다. 대규모 개발은 없었지만, 도로망만큼은 잘 갖추어진 곳이다. 제1, 제2중부고속도로가 광주시를 관통하고, 성남, 이천, 여주, 하남, 양평 등지로 연결되는 다양한 도로망이 있다. 

 

그동안 광주시를 교통이 편리한 지역이라고 평가하지 않았다. 그동안 철도망이 없었기 때문이다. 2016년에서야 성남~여주 복선 전철, 즉 경강선이 개통되었다. 그전까지 전철이 없던 지역이기 때문에 전철망의 공급이 이 지역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전철 역세권의 활성화 여부를 10년 정도는 더 평가할 필요가 있겠지만 지금까지는 성남~여주 복선 전철 개통은 광주시의 새로운 발전 동력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경강선을 통해 판교 및 강남으로의 이동이 가능해 서울이나 성남에서의 수요층 이동이 발생하고 있다. 

 


10월 5주차 KB리브온 아파트 시세 변동률을 보면 경기도 광주시의 결과가 주목할 만하다. 매매가가 0.92% 상승하여 262개 시군구 중에 2위를 하였고, 전세 상승률은 무려 1.56%나 상승했다. 광주시가 아파트 시장에서 상위 순위를 차지한 건 정말 드문 일이다.

 

어떤 이유가 있었을까? 결국 서울 수요의 확장이다. 서울에서 매매와 전세 매물을 구할 수 없게 된 실수요층들이 인접 도시로 이동하면서 성남시 분당구 시세가 크게 상승하였다. 하지만 분당구는 시세가 높고 투기과열지구라 대출에도 제한이 있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광주시로 수요층이 이동하면서 경강선 역세권 단지들 위주로 매도 호가 위주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 광주시의 상승을 보면서 정부는 서울의 매물 부족 현상을 어떻게 해결할지 우려가 된다. 지금 문제는 시세의 상승이 아니다. 매매든 전세든 거래할 수 있는 매물이 급감했다는 것이다. 

 

결국 서울과의 접근성을 높여주는 광역 교통망이 광주시에 있어서 그나마 공급을 갈증을 해소해 주고 있다. 공급을 더 많이 하던지 광교 교통망을 더 빨리 개통해야 하는 이유를 광주시 사례로 귀감을 삼아야 할 것이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 ‘빠숑의 세상 답사기’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2020),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2018),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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