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OK저축은행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저축은행 빅3(SIB·OK·한국투자) 가운데 유일하게 대손상각비가 감소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OK저축은행은 올해 상반기 영업수익(제조업의 매출에 해당) 2248억 4948만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1929억 2563만 원 대비 14.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54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589억 원 대비 112.5% 급증했다. 영업수익과 영업이익이 개선된 것은 상반기 대손상각비가 986억 원으로 전년 동기 1411억 원 대비 30% 급감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OK저축은행의 대손상각비가 줄어든 배경에 의문을 제기한다. 코로나19로 대출 상환 능력이 약해진 차주가 늘면서 대출채권 부실화에 따라 대손상각비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실제 저축은행 업계 빅3 가운데 OK저축은행을 제외한 SBI저축은행과 한국투자저축은행은 대손상각비가 급증했다. SBI저축은행의 올 상반기 대손상각비는 1433억 원으로 전년 동기 1136억 원 대비 26%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저축은행은 307억 원으로 전년 219억 원에 견줘 40% 증가했다.
그동안 OK저축은행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부실화한 대출채권을 정리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았기에 이번 결과에 더욱 눈길이 쏠렸다. 앞서 6월 한국기업평가는 “OK저축은행은 코로나19로 인한 내수 위축으로 개인사업자의 부실 위험이 커지고, 수출 감소와 자금시장 경색으로 중소기업 부실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OK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비중(올 3월 말 기준 29%)이 높아 실물경제 리스크 증가가 자산건전성 미치는 영향이 다른 저축은행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출채권을 대규모 매각하면서 전년 대비 (대출채권) 보유 규모가 보합세를 유지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대손상각비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부실화될 우려가 있는 대출채권을 선제적으로 매각하면서 대손상각비가 크게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OK저축은행은 상반기 대출채권을 처분하고 619억 원을 손실 처리했다. 다만 이를 근거로 대출채권을 대규모로 처분했는지 판단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OK저축은행은 대출채권을 매각하고 436억 원을 손실 처리했다. 둘을 단순 비교하면 올해 상반기 대출채권을 매각하고 손실 처리한 규모가 전년 손실 규모보다 크지만, 차주의 상환능력에 따라 대출채권 손실 액수가 변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출채권의 매각 규모가 늘어 손실 규모가 확대됐는지 아니면 차주의 신용도 악화로 손실 규모가 확대됐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반면 대손상각비가 커질 수 있는 대출채권의 잔액은 증가했다.대출채권 잔액 가운데 부실화 가능성이 큰 ‘회수의문’ 대출채권과 ‘추정손실’ 대출채권 잔액이 상반기 말 기준 각각 2308억 원, 748억 원으로 전년 대비 40억 원, 111억 원가량 늘었다.
따라서 OK저축은행의 설명만으로는 대손상각비가 급격하게 줄어든 원인을 설명하기 어렵다. 재무건전성 악화에 따른 재무건전성 하방압력 받는 OK저축은행이 이를 해소하기 위해 대손상각비를 보수적으로 계상했을 개연성도 있다. 대손상각비와 상계하는 대손충당금은 재무건전성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상각비가 적게 잡히면 재무건전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준다.
한국기업평가 김경무 평가전문위원은 “OK저축은행의 대손상각비나 대손충당금 외에 대출채권평가 및 처분차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재무 상태를 평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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