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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그룹 사외이사 점검] 신한금융, 주주에 사외이사까지 '일색'

신한지주 10명 중 4명이 일본계…신한금융 "일본계 주주는 대주주 아니라 관계없어"

2020.10.23(Fri) 14:59:43

[비즈한국] 이름 그대로 회사 외부의 인물이 맡는 사외이사는 기업의 대주주와 경영진의 전횡을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그만큼 사외이사의 독립성이 중요하지만 국내 사외이사들은 이사회 안건에 대부분 찬성을 던져 ‘거수기’란 비판을 많이 받는다. 금융권의 상황은 어떨까. ‘경제개혁연구소’에서 주요 금융사 사외이사의 적절성을 분석한 자료를 통해 이를 점검했다. 두 번째로 신한금융지주의 사외이사를 점검했다.

 

일본계 자본이 상당 부분 투입된 회사로 알려진 신한금융그룹은 사외이사에도 일본계 사외이사가 다수 포진했다. 경제개혁연구소는 그동안 일본계 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가 다수 선임됐다면서 일본계 사외이사의 독립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신한금융그룹은 일본계 자본이 상당 부분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본계 사외이사가 다수 포진해 독립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신한금융그룹 계열사가 위치한 서울 광교 빌딩. 사진=이종현 기자

 

#지주사 사외이사 10명 중 4명은 일본계

 

그룹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신한금융지주는 사외이사 10명 가운데 4명이 일본계다. 자회사에도 일본계 사외이사가 다수였다. 대주주와 무관한 사외이사를 선임해야 한다는 대전제가 흔들리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신한금융그룹의 일본계 주주 지분 합이 15%를 웃돈다는 말과 함께 경영진이나 사외이사 선임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이다.

 

신한지주의 경우 일본 국적의 히라카와 유키 사외이사와 박안순 사외이사(일본 대성그룹 회장), 진현덕 사외이사(일본 (주)페도라 대표이사), 최경록 사외이사(일본 (주)CYS 대표이사)가 일본계로 분류된다. 2015년 사외이사로 선임된 히라카와 유키 사외이사는 회장후보 추천위원회에서 회장 선임에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신한은행에서는 이흔야 사외이사가 일본계 출신으로 올해 3월부터 등기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재일교포로 알려진 그는 오사카예술대학을 나와 한신 대표이사를 지냈으며, 주식회사 제일스포츠센터 감사를 지난해까지 맡았다. 제주은행에서는 이상훈 사외이사가 일본 토요대 경영학과를 나와 타카라코우교우 대표로 있는 일본계 인사다. 신한생명의 오병희 사외이사와 신한카드 오공태 사외이사도 각각 일본법인 마루와주식회사 대표와 도쿄한국학교 이사장을 역임하고 있어 일본계 주주들과의 이해관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

 

#독립성과 전문성 의심스런 인사도 다수

 

이뿐 아니라 신한금융그룹은 계열사 전직 임원 다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해 독립성을 의심케 한다. 올해 3월 선임된 제주은행 이원호 사외이사는 신한신용정보 대표이사를 지냈다. 신한캐피탈의 이중철 사외이사는 신한은행 본부장 출신이다. 지난해 3월 선임된 신한캐피탈 박수익 사외이사는 신한카드 부사장을 역임했다.

 

전문성 검증이 필요한 사외이사도 있다. 지난해 3월 선임된 신한생명 이창순 사외이사는 서울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한 이후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사회학과 석사, 시카고대 사회학과 박사 과정을 거쳤다. 이후 현대사회연구소 사회연구실장과 경희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사회교육원 원장으로 재직했다. 그의 이력이 사회학 쪽에 쏠려 있는 만큼 금융사 사외이사로서의 전문성에 의구심이 든다.

 

신한저축은행 최상현 사외이사도 전문성이 부족해 보인다. 2018년 3월 선임된 최 사외이사는 국민일보 편집국장, 대한매일 논설위원,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등을 거친 언론인 출신이며, 2008년 총선에 통합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신청한 전력이 있다. 금융인으로서의 이력은 확인되지 않는다. 신한카드 김성렬 사외이사 역시 행정자치부 공무원 출신이라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경제개혁연구소는 대관 로비 역할을 할 우려가 있는 고위공직자 출신 사외이사도 검증 대상으로 판단했다. 검증 대상은 헌법재판소 재판관으로 지난해 퇴임한 서기석 신한은행 사외이사다. 기획재정부 1차관을 지낸 최상목 신한금융투자 사외이사도 검증 대상이다. 그는 2017년 공직생활을 마무리했는데 2016년부터 사외이사로 재직 중인 김우석 사외이사와 재무부 외환정책과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다. 2019년 선임된 조성목 신한저축은행 사외이사 2016년 퇴임한 이후 서민금융연구원장을 맡고 있어 적절성에 물음표가 찍혔다. 

 

#이해 관계자도 사외이사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전략적 제휴사 BNP파리바 임원을 사외이사로 선임해 이해관계가 상충될 우려를 낳았다. 해당 사외이사는 디디에 뚜슈 사외이사, 라케쉬 뱅게일 사외이사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또 전직 임원(최고운용책임자) 출신인 조세훈 사외이사를 지난 3월 선임했다. 특히 조세훈 사외이사는 2008년 이룸투자자문을 설립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가운데 2015년 신한투자증권과 이룸투자자문이 자문형랩 상품을 출시하는 등 거래 관계여서 이해상충 여지가 더욱 커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오렌지라이프 김형태 사외이사 역시 신한금융그룹과 거래 관계에 있는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수석이코노미스트로 재직 중이라 이해상충의 여지가 있다. 김앤장법률사무소는 2015년 오렌지라이프(당시 ING생명)의 자살보험금 관련 행정소송, 2017년 유가증권시장 상장 자문을 맡았다. 2018년에는 신한금융투자의 해외채권 발행을 자문한 바 있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사외이사 선임 기준에 따라 전문성이 보장된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있다”면서 “특히 신한금융그룹의 일본계 주주들은 주식이 각각 쪼개져 있어 대주주가 아니기 때문에 신한금융그룹의 일본계 주주와 사외이사를 대주주와 사외이사의 이해상충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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