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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등록임대주택' 폐지가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

전체 매물 늘지만 인기 매물 잠기면서 가격 양극화…전세 시장에도 도움 안 돼

2020.10.12(Mon) 14:43:24

[비즈한국] 정부에서는 등록임대제도를 1994년부터 시행해 왔다. 대한민국 임대시장에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민간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위해 김영삼 정부 때부터 시행해온 제도이다. 올해부터 주택시장 및 임대시장의 안정화라는 목표로 기존 단기임대주택(4년)과 아파트 장기일반매입 임대주택(8년) 제도는 폐지되었다. 앞으로는 이 두 유형의 신규 임대주택이 폐지되게 된 것이다.

 

1994년부터 시행된 등록임대주택 제도가 올해부터 사라진다. 사진은 강남 아파트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박정훈 기자


기존에 등록한 단기임대 유형은 의무임대기간이 지나면 자동 말소되고 장기임대등록주택으로의 전환은 이제 불가능하다. 8년 장기임대의 경우만 아파트가 아닌 주택에 대해서만 장기 일반 매입임대 방식의 신규 등록이 가능하다. 폐지가 확정된 임대등록주택은 최소임대의무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등록 말소된다.

 

10월 11일 국토교통부는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에게 ‘등록임대주택 개선에 따른 자동말소 주택 현황’ 자료를 제출했다. 자료의 주요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연말까지 폐지 유형에 속해 의무 임대기간 종료와 함께 자동 말소되는 전국 등록임대는 46만 7885채이고, 등록임대주택 중 폐지된 유형인 단기임대와 아파트 장기매입임대가 수도권에서 연말까지 총 27만 1890채 말소된다고 한다. 

 

국토교통부는 7·10 대책을 통해 4년 단기임대 등록 주택과 8년 장기임대 등록 주택 중 아파트 매입 임대 유형을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8월 18일 이 폐지 내용을 담은 민간임대주택특별법을 시행하게 되었다. 개정된 법 시행과 동시에 한꺼번에 자동말소가 몰리면서 8월 31일 기준으로 이미 40만 3945채의 등록이 말소됐다. 7·10 대책이 발표되기 이전까지의 등록임대 아파트가 159만 4000채였던 것을 감안하면, 등록임대주택 4채 중 1채가 바로 말소된 것이다. 

 


2020년 12월까지 추가로 46만 7885채가 말소된다. 이 중 수도권 주택은 27만 1890채로 과반수(58.1%)가 넘는다.

 

수도권 물량 중 14만 2244채(52.3%)는 서울이다. 서울 중 송파구(1만 9254채)에 임대주택이 가장 많다. 이서 강남구(1만7664채), 강서구(1만2838채), 마포구(9245채) 순이다. 경기도 주택 중에서는 10만 8503채이며, 인천 주택이 2만 1143채다.

 

자동 말소되는 등록임대주택은 매년 추가될 예정이다. 자동말소 등록임대주택의 수는 전국 기준 2021년 58만 2971채, 2022년 72만 4717채, 2023년엔 82만 7264채다. 이 중 수도권 물량은 2021년은 34만 5324채, 2022년 44만 1475채, 2023년 51만 1595채다. 서울은 2021년 17만 844채, 2022년 22만 1598채, 2023년 24만 5521채다.

 

등록임대주택제도를 폐지하게 된 이유는 하나다. 주택임대사업에 대한 혜택이 너무 크다는 것이었고, 이로 인해 시장의 매물 잠김이 심해 주택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는 것이다. 

 

정말 등록임대주택 때문에 주택가격이 상승한 것일까? 물론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주요 요인은 아무래도 아니라는 판단이다.

 

현재 부동산 시장의 문제는 두 가지다. 거래가 급감했는데도 신고가가 계속 갱신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전세시세가 계속 불안하다는 것이다. 서울의 경우 68주째 전세시세가 상승하고 있다.

 

그럼 임대주택 등록 말소로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간단하게 검토해 보자. 

 

먼저 매물의 숫자이다. 국토교통부는 주택 투자자들이 등록임대제도의 세제상 혜택을 이용해 주택 투기를 대규모로 했고, 임대등록으로 시장의 정상적인 매물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단기임대와 아파트 장기매입임대를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부동산 보유 세제를 강화해 다주택자들이 소유한 주택을 팔도록 유도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 매물 유도 정책은 어느 정도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양극화로 입지에 따라 상품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다. 본인이 다주택자라고 생각해 보자. 소유 주택 중 어떤 물건을 팔려고 할까? 미래가치가 높은 주택일까? 낮은 주택일까? 결국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주택들은 여전히 매물로 등장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매도 시기가 정해진 매물들만 시장에 나올 것이다. 매물이 쌓이게 되면 시세도 조정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인기 지역, 인기 매물은 아니라는 것이다. 효과가 있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간의 다른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의미다. 

 

두 번째, 전세 시장 안정 여부다. 임대등록이 말소된 주택의 기존 세입자는 말소 이후에도 계약갱신청구권을 한 번 더 쓸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해석이라고 한다. 따라서 이들 주택이 실제 시장에 매물로 풀리는 것은 주택에 따라 향후 2~4년 뒤까지의 시차가 존재할 것이다. 결국 임대차 3법 때문에 전세 물량이 추가적으로 나오는 것은 별도의 문제다. 

 

아울러 전세 시장에는 오히려 도움이 안 될 가능성이 높다. 다주택자들이 임대 물건으로 등록한 전세 물량을 임차인들은 선호할 터인데 다주택자들 자체가 줄어들 예정이기 때문에 전세 매물 자체가 줄어들 것이다. 

 

결국 등록임대주택의 감소는 특정 입지의 시장 안정화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인기 지역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고, 임차 시장에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제도든 완벽한 제도는 없다. 하지만 악영향이 예상되는 제도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보다 시장 친화적인 제도적인 보완이 있기를 기대한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 ‘빠숑의 세상 답사기’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2020),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2018),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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